기사제목 악성중피종과 고통, 눈물만 남은 석면 피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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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성중피종과 고통, 눈물만 남은 석면 피해자

석면피해자 증언대회 국회서 열려...전국서 모인 피해자들 눈물의 절규
기사입력 2019.07.05 1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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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일 국회에서 열린 ‘전국 석면피해자 증언대회’는 부산, 충남 등에서 상경한 석면피해자들의 성토장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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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구 부산석면피해자와가족협회 회장은 “현재까지 아는 (석면 피해) 사망자가 58명으로 너무나 가슴이 아프다”며 “30대 후반 사망자부터 60대를 못 넘긴 경우도 있어 더 가슴이 아프다”고 말문을 열었다. 박 회장의 발표를 듣던 최금섭 국장(가운데)이 눈물을 흘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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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학교석면학부모네트워크 김숙영 운영위원은 "학교석면안전법을 제정해 학교 석면 철거 공사가 안전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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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홍성에 살고 있는 정지열씨(오른쪽)는 석면피해자와가족협회 위원장이다. 정 위원장도 석면 피해 구제 절차의 간소화를 주장했다.

 


29살 청년 석면피해자 “석면피해구제제도 갱신 시 불이익 없어야”


플랜트건설 노동자 “환경부-고용부, 서로 책임 떠넘겨”


부산 석면 피해자 “석면 피해자 죽어가는데 심사기준 너무 강화”


충남 석면광산 피해자 “석면 피해자 생활 수당, 현실에 맞게 인상해야”


[현대건강신문=박현진 기자] 석면으로 인한 고통을 받고 있는 전국의 피해자들이 한데 모여 석면 피해의 위험성을 알리고 ‘정부의 피해자 맞춤형’ 대책 마련을 요구했다.


지난 3일 국회에서 열린 ‘전국 석면피해자 증언대회’는 부산, 충남 등에서 상경한 석면피해자들의 성토장이었다.


석면은 육안으로 식별이 불가능하고 수십 년의 잠복기를 거쳐 폐암, 악성중피종, 석면폐증 등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석면 공장이나 석면 주택 등 석면 주변에서 살다 피해를 입은 경우에는 피해 입증이 쉽지 않다.


‘침묵의 살인자’로 불리는 1급 발암물질 석면으로부터 피해를 입은 석면피해자들은 다양했다.


△슬레이트 지붕, 학교석면 노출 의심되는 이성진 씨(29) △직업성 악성 중피종 산업재해 환자인 이재원 씨 △석면공장 노동자인 박영구 씨 △학교 석면피해 감시를 하는 김숙영 씨 △석면광산 피해자인 정지열 씨는 하나같이 ‘석면 피해는 현재 진행형’이라고 울분을 토하며 정부의 꼼꼼한 대책 마련이 피해자의 고통을 줄일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토론회를 주최한 신창현 의원(더불어민주당)은 “우리 주변 곳곳에 아직도 석면이 많이 남아있어 석면 피해자는 계속 발생할 수 있다”며 “이번 증언대회를 통해 석면의 위험성을 재인식하고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주제 발제를 맡은 한국석면추방네트워크 스즈키 아키라 집행위원장은 “전국에서 인구가 8번째로 많은 충남에 석면 피해자가 가장 많다”며 “충남에는 석면 광산이 밀집해 석면피해가 가장 많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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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세 악성중피종 환자인 이성진 씨(오른쪽)는 18세에 악성중피종이 발병해 9년째 석면 피해를 겪고 있다.

 

 

18세에 석면암 발병, 투병 중인 29세 청년 악성중피종 환자


29세 악성중피종 환자인 이성진 씨는 18세에 악성중피종이 발병해 9년째 석면 피해를 겪고 있다.


이 씨는 지난 2010년 40도에 달하는 높은 고열이 나타나 가까운 병원을 찾아 CT(컴퓨터단층촬영장치) 촬영, 혈액검사를 진행한 결과 폐결핵 진단을 받았다. 


진단 이후 왼쪽 폐에 물이 차 있어 5차례에 걸쳐 많은 양의 물을 뺐다. 하지만 약을 먹어도 폐에 고인 물이 마르지 않아 큰 병원에서 다시 진료를 받았다.


천안 대학병원에 입원해 조직검사와 CT 촬영을 한 결과 악성중피종으로 진단이 나왔다. 이곳에서도 수술을 할 수 없어 이 씨는 결국 일산 국림암센터에서 폐 수술을 했다.


국립암센터 주치의도 “이렇게 어린 중피종 환자는 처음”이라고 밝혔다.


중피종 발생 원인을 살피던 의료진은 이 씨가 어렸을 때 석면으로 만든 슬레이트 공사 현장에 있었고 슬레이트를 가지고 놀았던 사실을 확인했다.


이 씨는 4번의 항암치료 후에 암의 크기가 줄어 암 절제 수술을 받고 이후 13번의 항암치료와 33회의 방사선치료를 받았다.


이 씨는 “항암치료와 방사선 치료는 생각보다 너무나 큰 고통이었고 하루하루가 지옥 같았다”며 “중간에 우울증 증세도 있었고 살기 싫다는 생각도 여러 번 날 만큼 정말 힘들었다”고 치료 과정을 떠올렸다.


20대 청춘을 병원에서 보낸 이 씨는 최근 새로운 고민과 맞닥뜨렸다. 


이 씨는 석면피해구제제도를 근거로 국가로부터 지급되는 요양생활수당으로 생활을 하고 있는데 갱신일이 다가오면서 수당이 중단되지 않을까 하는 불안 속에 살고 있다.


석면피해구제제도는 석면으로 질병이 발생했지만 보상을 받지 못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국가, 지방자치단체 등이 재원을 마련해 구제를 해주는 제도로, 대상자는 석면에 노출된 악성중피종, 원발성 폐암 등의 질환이 발생한 환자들이다.


이 씨는 “아직 수술로 인한 통증이 있는 환자인데 병원 방문 기록이 없다는 이유로 수당 중단 통지를 받은 환자가 있다”며 “석면피해구제제도는 석면 피해자에게 힘이 되는데 갱신 시 불이익이 없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석면질환은 정말 위험한 질병으로 미래가 창창한 젊은 청년뿐만 아니라 국민 모두가 석면 피해를 입지 않도록 아직 방치된 석면들이 안전하게 철거 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플랜트 건설 노동자, 악성중피종으로 치료받아


이날 토론회에서 참석하지 못한 이재원 씨는 플랜트건설 노동자이다. 병원에서 치료 중인 이유로 영상으로 증언을 한 이재원 씨는 “조선소와 석유화학 플랜트 건설 현장에서 33년간 일했는데 지난해 흉막 중피종으로 산업재해 승인을 받았다”며 “먹고 살려고 열심히 일한 죄 밖에 없는데 저와 비슷한 근로자가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씨는 동남권원자력의학원에서 석면에 의한 흉막 중피종 판정을 받고 현재 치료 중이다.


이 씨를 대신해 토론자로 나선 최금섭 전국플랜트건설노동조합(이하 플랜트노조) 울산지부 노동안전국장은 “우리는 직장을 계속 옮겨, 막상 석면으로 인해 질병이 발생해도 하소할 할 곳이 없다”며 “이재원 씨는 별다른 보호구 없이 석면이 함유된 보온재 등의 철거 작업 중 석면에 노출되었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플랜트건설 현장에는 2000년 초반까지 석면 함유 건설자재가 널리 사용됐다. 이 씨의 진단 이후 플랜트 노조는 다른 피해 사례가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소속 조합원들을 대상으로 특수건강검진을 실시했다.


검진 결과 조사자 120명 중 43명에게서 폐질환 소견이 나왔고 14명이 초기 석면폐증 소견자로 밝혀졌다.


최금섭 국장은 “1만7천명의 조합원 중 1%에도 미치지 못하는 12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석면 피해자들이 12%에 달했다”며 “플랜트 건설 현장뿐만 아니라 일반 건설 현장, 조선소, 발전소 등에 대한 전면적인 석면 실태조사와 비정규직을 포함한 작업자에 대한 건강 검진이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부 부처의 피해자 떠넘기기 행태를 지적한 최 국장은 “플랜트 건설 노동자는 일용직으로 빈번한 사업장 이동과 재하도급의 복잡한 고용관계를 가지고 있어 건강관리의 주체가 없다”며 “피해가 발생해도 환경부와 고용노동부가 책임을 떠넘기고 있어 이에 대한 개선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부산 제일화학 노동자 직업성 석면 피해


‘부산 제일화학 노동자 직업성 석면 피해’ 발표를 위해 토론회에서 참석한 박영구 부산석면피해자와가족협회 회장은 “현재까지 아는 (석면 피해) 사망자가 58명으로 너무나 가슴이 아프다”며 “30대 후반 사망자부터 60대를 못 넘긴 경우도 있어 더 가슴이 아프다”고 말문을 열었다.


제일화학은 1971년 아시아 최대의 석면기업 일본 나치아스와 합작회사를 만들어 청석면 제품을 일본에 수출했다.


1990년 부산에서만 제일화학 같은 석면공장이 11개나 있었고 이들 공장에서 나온 석면이 인근 주택에 사는 주민들까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밝혀졌다.


2006년까지 발견된 부산 석면 피해자 25명 중 11명이 제일화학 인근에 살았다. 이렇게 석면 피해자 문제가 사회적으로 관심을 끌면서, 제일화학 퇴직자 원점순 씨가 ‘악성중피종 석면피해 소송’ 결과 승소 판결을 받았다.


박영구 회장은 “석면 피해자들이 다 죽어가고 있음에도 (피해자) 심사 기준이 강화되고 있다”며 심사 기준 완화를 요구했다.


최대 석면피해 발생지역 충남 석면 광산 지역 피해자


충남 홍성에 살고 있는 정지열씨는 석면피해자와가족협회 위원장이다. 정 위원장도 석면 피해 구제 절차의 간소화를 주장했다. 


정 위원장은 “검진을 통해 석면 피해가 확인되고 석면구제 기관에 신청하고 결과가 나오기 전에 사망한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며 “특히 충남에서 살다가 다른 지역으로 옮긴 석면 피해자들이 나오고 있어 이들에 대한 피해 구제도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진폐 산재 환자와 비교해 유족 급여, 생활 수당이 적다”며 “정부 당국이 이런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대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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