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공협 “공보의 75% 증발 현실로, 국방부·병무청 인력 감축 철회해야”
- 신규 공보의 700명→250명 급감…2026년 배치 단절 우려
- 보건지소 459곳 ‘유일 의료기관’…공백 발생 시 치명타
- 복무기간 24개월 단축 시 지원 의향 90%…수급 회복 해법 제시
[현대건강신문] 공중보건의사 수급이 급격히 감소하면서 지역 의료 체계 붕괴 우려가 커지고 있다. 대한공중보건의사협의회(이하 대공협)는 20일 성명을 내고 “2026년도 신규 의과 공중보건의사(공보의) 수급이 사실상 중단될 가능성이 높다”며 국방부와 병무청을 향해 일방적인 인력 감축안 철회와 제도 개선을 촉구했다.
대공협은 “대한민국 지역 의료의 심장이 멎어가고 있다”고 표현하며 공보의 인력 감소 실태를 지적했다. 협의회에 따르면 연간 700명 수준이던 신규 의과 공보의는 2025년 250명으로 급감했다. 한때 2,000명에 달했던 전체 인력도 이미 절반 수준으로 줄었으며, 2026년 신규 수급이 끊길 경우 전체 규모는 500명 수준으로 축소돼 5년 전 대비 4분의 1 수준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다.
지역 의료 공백 현실화 가능성도 제기됐다. 대공협의 자체 조사 결과 전국 보건지소 1,275곳 가운데 459곳은 반경 4km 이내에 민간 의료기관이 전혀 없어 사실상 지역 내 유일한 의료기관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협의회는 “공보의 감축으로 보건지소 운영이 마비될 경우 최소 400곳 이상의 읍·면 지역이 무의촌으로 전락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대공협은 공보의를 “민간 의료가 닿지 못하는 현장에서 마지막 안전망 역할을 해온 존재”라고 규정하며 “이를 붕괴하도록 방치하는 것은 국가가 국민의 생명권 보호 책임을 스스로 포기하는 것과 다름없다”고 비판했다.
수급 정책의 불확실성에 대한 문제 제기도 이어졌다. 대공협은 “국방부와 병무청이 공보의 수급 결정권을 쥐고 있으면서도 명확한 배정 기준이나 중·장기 계획을 제시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병무청이 2025년 3월 보건복지부에 향후 4년간 배치 가능한 공보의 자원이 총 712명에 불과하다고 통보한 사실을 언급하며 “당초 수급 계획을 원칙대로 이행하고 복지부가 요청한 신규 공보의 규모를 전격 수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의료 인력 감소가 가져올 파장에 대해서는 “치안 인력을 75% 감축하는 것과 같은 수준의 위험”이라고 비유했다. 협의회는 “기능을 상실한 보건지소와 의사가 없는 의료원은 주민들을 고향에서 의료 난민으로 내모는 결과를 낳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복무기간 문제도 핵심 쟁점으로 제시됐다. 대공협은 “일반 사병 복무기간이 18개월까지 단축된 반면 공보의는 수십 년째 37개월 체계를 유지하고 있다”며 제도 불균형을 지적했다. 이어 의과대학생 2,469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 결과를 인용해 “복무기간이 24개월로 단축될 경우 90% 이상이 공보의 또는 군의관 복무를 선택하겠다고 응답했다”며 “복무기간 현실화가 수급 회복의 가장 확실한 해법”이라고 강조했다.
대공협은 “지역 공공의료는 흥정의 대상이 될 수 없으며 주민의 생명권은 행정적 협상의 도구가 될 수 없다”며 “국방부와 병무청이 책임 있는 결단을 내릴 때까지 가능한 모든 노력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박재일 차기 대공협 회장 당선인은 “신규 공보의 수급이 끊기면 지역 의료는 회복 불가능한 타격을 입는다”며 “현장이 기존 가이드라인을 전제로 대비해 온 만큼 갑작스러운 인력 축소는 정책 신뢰를 심각하게 훼손하는 행위”라고 말했다.
이성환 대공협 회장은 “국방부와 병무청은 배정 기준과 중·장기 수급 전망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의료 공백을 최소화할 수 있는 결정을 내려야 한다”며 “장기적인 인력 안정화를 위해 복무기간 단축 논의 역시 반드시 병행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