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비자·시민단체, ‘소비자 보호를 위한 집단소송법 제정연대’ 출범
- “쿠팡 3,370만명 개인정보 유출, 솜방망이 처벌 반복 끊어야”
- “징벌손배·입증책임 완화 포함한 이른바 ‘쿠팡방지법’ 상반기 내 제정해야”
[현대건강신문=채수정 기자] 가습기살균제 참사부터 쿠팡 개인정보 유출 사태에 이르기까지 반복돼 온 대규모 소비자 피해를 막기 위해 집단소송법 제정이 필요하다는 시민사회의 요구가 다시 한 번 제기됐다.
개인정보 보호와 소비자 권익 향상을 위해 활동해온 19개 소비자·시민단체는 13일 ‘소비자 보호를 위한 집단소송법 제정연대’를 출범시키고, 집단소송법과 징벌적 손해배상제, 입증책임 완화를 포함한 이른바 ‘쿠팡방지법’ 제정을 위한 본격적인 활동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이들 단체는 △집단소송법 제정 △김범석 쿠팡 의장을 포함한 경영진 책임 추궁 △개인정보 유출 피해자 구제 △재발 방지 대책 마련을 핵심 과제로 제시했다. 특히 이미 국회에 제출된 관련 법안을 토대로 공동요구안을 마련해 정부와 국회에 제안하고, 소비자·노동조합·중소상인 단체들과의 연대를 통해 상반기 내 입법을 추진하겠다는 계획이다.
연대 측은 이번 쿠팡 사태가 단순한 개인정보 유출 사건을 넘어, 대규모 플랫폼 기업의 무책임한 경영과 제도적 공백이 결합된 구조적 문제라고 지적했다. 쿠팡에서 유출된 개인정보가 3,370만명에 달해 사실상 대한민국 성인 대부분이 피해자가 됐음에도, 쿠팡은 명확한 사과와 책임 있는 보상안을 내놓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김범석 의장이 국회 청문회에 출석하지 않은 점과, 5만원 할인쿠폰을 지급하면서 실제 혜택은 5천원 수준에 불과한 보상 방안을 ‘전례 없는 보상’이라고 평가한 쿠팡 측의 태도는 시민들의 분노를 키웠다고 비판했다. 개인정보 유출 외에도 산업재해 은폐, 입점업체에 대한 갑질, 정관계 로비 의혹 등 각종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됐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이정수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사무총장은 “소비자단체들은 쿠팡의 전국민 개인정보 유출과 기만적인 후속 대응에 항의해 지난해 12월 26일부터 ‘탈팡’ 행동에 돌입했다”며 “노동자와 중소상인 역시 소비자인 만큼, 모든 시민이 힘을 모아 집단소송법을 반드시 도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병일 디지털정의네트워크 대표는 “옥션 사태, 카드3사 사태 등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은 반복돼 왔지만, 매번 솜방망이 과징금과 쥐꼬리 보상으로 끝났다”고 지적했다. 남은경 경실련 시민권익센터 국장 역시 “가습기살균제, 자동차 대규모 리콜 등 집단적 소비자 피해를 해결하기 위해 집단소송법 도입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다”고 말했다.
법조계에서도 제도 도입 필요성이 제기됐다. 이은우 정보인권연구소 변호사는 “OECD 회원국 대부분은 이미 집단소송제 또는 유사 제도를 시행 중”이라며 “우리나라에서 시행 중인 증권집단소송 사례만 보더라도 남소 우려는 과도한 반면, 소비자 보호 효과는 매우 크다”고 밝혔다.
백미순 참여연대 공동대표는 “소비자는 단순한 구매자가 아니라 권한과 책임을 지닌 시민”이라며 “집단소송법 제정연대는 오늘부터 집단소송제와 징벌적 손해배상제, 입증책임 완화를 포함한 쿠팡방지법 도입을 위해 집중적인 활동을 벌이겠다”고 밝혔다. 이어 “상반기 내 입법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정부와 국회는 유권자와 소비자들의 거대한 분노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