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환자단체 10곳 중 9곳, 비법인 온라인 커뮤니티…“공적 파트너로 성장하려면 지원 필요”
- “온라인 기반 단체 88%, 정책 파트너 되기엔 제도·조직 체계 미비”
- 60% 이상 비공개 운영...“정보 확산·질환 인식 개선에 한계”
- “투명성 확보 단체에 공적·민간 지원 체계 마련해야”
[현대건강신문=박현진 기자] 국내 환자단체가 의료 분야의 구조적 정보 불균형과 환자의 정서적 고립을 해소하기 위해 자연발생적으로 형성돼 왔지만, 다수의 단체가 제도권 밖에 머무르며 지속가능성이 취약하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엔자임헬스 헬스인사이트센터 강현우 센터장은 최근 <현대건강신문>과의 통화에서 “환자단체의 사회적 역할이 커지고 있음에도, 체계와 투명성 측면에서 제도적 기반을 갖춘 단체는 여전히 많지 않다”고 말했다.
조사에 따르면 국내 환자단체의 약 88%는 등록이나 법인 형태가 아닌 온라인 기반 민간 커뮤니티로 운영되고 있다. 주요 플랫폼은 △네이버·다음 카페 △밴드 △카카오톡 오픈채팅 등이며, 환자 간 경험 공유와 정서적 지지에는 강점이 있지만 회칙·조직도·공시 체계가 미비해 의료정책 과정에서 공식적 파트너로 인정받기 어렵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정보 공개 부족도 주요 과제로 꼽혔다. 전체 커뮤니티 게시판의 약 60%가 비공개 구조를 유지하고 있어 공익적 정보 확산이나 질환 인식 개선 활동에 충분히 기여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강 센터장은 “개인정보 보호 필요성은 이해하지만, 사회적 역할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일정 수준의 공개성과 투명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해외 환자단체가 기업·재단의 장기 후원을 기반으로 안정적인 운영 구조를 갖춘 것과 달리, 국내 환자단체는 기부·후원 문화나 법적 제도가 미비해 재정이 불안정한 점도 차이로 지적됐다. 그는 “환자단체를 단순한 모임이 아니라 정책 협력 파트너로 인식하는 사회적 전환이 필요하며, 산업계도 공익적 활동의 동반자로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강 센터장은 특히 투명성 기준을 충족한 단체에 대한 공적·민간 지원 체계 마련을 강조했다. “후원금 공시와 운영 투명성을 확보할 수 있는 인증 제도 등이 필요하며, 일정 기준을 통과한 단체에는 운영비·연구비 등 지속 가능한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또한 환자단체의 정의와 기준을 명확히 규정하는 법적 정비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번 조사가 단순한 현황 파악을 넘어 “환자단체가 어떤 사회적 역할을 수행해 왔으며 앞으로 어떤 정책 파트너가 될 수 있는지 논의하기 위한 출발점”이라며 “지속가능성과 신뢰성을 갖춘 환자단체 생태계 구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엔자임헬스 헬스인사이트센터가 최근 발간한 ‘대한민국 환자단체 현황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온·오프라인 환자단체는 총 902개, 참여 인원은 약 734만 명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질환군별로는 신생물(암) 관련 단체가 165개로 가장 많았고, 이어 △신경계질환 123개 △내분비·영양·대사질환 112개 순이었다. 단일 질환별로는 당뇨병 관련 단체가 65개로 최다였으며, 이어 △암 32개 △유방암 31개 △추간판탈출증 31개 △파킨슨병 28개 등이 뒤를 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