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MD앤더슨 엘라민 박사, 폐암학회 국제학술대회서 밝혀
- ctDNA·ctRNA 병용 시 검출률 54%로 상승
- 혈액 속 RNA가 암의 변화를 읽는다...ALK 폐암 추적의 새 길
- 엘라민 박사 “두 검사는 상호 보완적, 병용이 이상적”
[현대건강신문=박현진 기자] 폐암 환자의 혈액 속에 순환하는 미세한 유전물질인 ‘순환 종양 DNA(ctDNA)’와 ‘순환 종양 RNA(ctRNA)’를 함께 분석하면, ALK 양성 비소세포폐암(NSCLC) 환자의 치료 반응과 예후를 더욱 정밀하게 예측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ALK 유전자는 신경세포 발달에 관여하는 단백질을 만드는 역할을 하는데, 비소세포폐암 환자 중 일부에서는 이 유전자가 비정상적으로 다른 유전자와 결합하면서 암을 일으키는 신호를 지속적으로 보내는 형태로 변한다.
바이오마커인 ctDNA는 암세포 유래 DNA로 돌연변이를 추적하고, 또 다른 바이오마커인 ctRNA는 암세포 유래 RNA로 융합유전자 및 세포 활성 상태를 파악한다. 두 기술이 결합하면서 ‘혈액 속 암 지도’를 읽는 정밀의학 시대의 새로운 가능성이 제시되고 있다.
미국 MD앤더슨 암센터의 야시르 엘라민(Yasir Y. Elamin) 박사는 6일 서울 잠실롯데호텔에서 열린 대한폐암학회 국제학술대회(KALC)에서 이 같은 내용을 공개하며 “혈액 기반 RNA 분석은 향후 폐암 추적의 새로운 패러다임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엘라민 박사팀은 ALK 양성 폐암 환자를 대상으로 브리가티닙(Brigatinib) 치료를 시행하고, 치료 전후 및 국소 치료 이후의 혈장 샘플을 분석해 ctDNA·ctRNA의 변화 추이를 관찰했다.
그 결과, 치료 전 혈액에서 ALK 융합이 검출된 환자는 그렇지 않은 환자보다 무진행생존기간이 유의하게 짧았으며, 반대로 치료 후 ctDNA·ctRNA가 소실된 환자들은 장기 생존율이 높았다.
특히 엘라민 박사팀은 ctRNA가 유전자 융합 탐지에 있어 ctDNA보다 민감도가 더 높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엘라민 박사팀의 연구 결과, ctDNA만으로는 약 43%, ctRNA만으로는 41%에서 ALK 융합이 검출됐으나, 두 분석을 병합할 경우 검출률이 54%로 상승했다. 또한, 치료 후 대부분의 환자에서 순환 핵산이 소실됐으며, 혈중 ALK 잔존 여부는 질병 진행과 밀접한 상관성을 보였다.
엘라민 박사는 “ctDNA와 ctRNA를 활용한 액체생검(liquid biopsy)은 영상검사에서 병의 진행이 확인되기 전에 미세잔존질환(MRD)을 탐지할 수 있는 유망한 도구”라며 “혈액 내 RNA 분석을 병용하는 것이 ALK 양성 폐암의 추적·예후 관리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발표 후 진행된 질의응답에서 삼성서울병원 안명주 혈액종양내과 교수는 “두 검사는 보완적인가, 아니면 우열이 있는가”라며 ctDNA와 ctRNA의 임상적 활용 차이에 대해 질문했다.
이에 대해 엘라민 박사는 “현 시점에서는 두 검사가 서로 보완적이라고 본다”며 “특히 유전자 융합을 탐지할 때는 RNA 기반 분석이 상대적으로 더 민감하고 우수할 수 있다”고 답했다.
그는 이어 “ctDNA는 주로 돌연변이 등 구조적 변화를 추적하는 데 강점을 보이고, ctRNA는 ALK·ROS1·RET 등 융합 유전자 탐지에 탁월하다”며 “임상에서는 두 검사를 병용함으로써 더 풍부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안 교수는 또 “ALK 억제제 치료 환자 중 일부에서 소세포폐암이나 편평상피세포암으로 조직형 전환이 보고되고 있다”며 “이런 변화를 RNA 기반 액체생검으로 조기에 탐지할 수 있을지 궁금하다”고 질문했다.
이에 대해 엘라민 박사는 “매우 흥미롭고 중요한 주제”라며 “현재까지는 조직형 전환을 확정적으로 진단하기 위해서는 여전히 조직 생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ctDNA나 ctRNA만으로 이러한 변화를 완전히 판별하기에는 아직 과학적 근거가 충분하지 않지만, 액체생검을 보조 감시 도구로 활용하려는 연구가 진행 중이며 향후 발전 가능성은 크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