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5-07-18(금)
 
  • 응급의학의사회 이형민 회장 밝혀
  • “눈앞의 위기는 막고 있지만, 의료의 질은 하향 고착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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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응급의학의사회 이형민 회장은 “이상적인 응급의료체계를 100점이라 본다면, 작년 2월 이전 한국의 체계는 60~70점 수준으로 세계 최상위권이었다”며 “그러나 지금은 40~50점 수준으로 떨어졌고, 상급종합병원들이 전공의 이탈로 제 기능을 못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현대건강신문=박현진 기자] 의정 갈등 이후 최후의 배후 진료지인 상급종합병원에서 암 환자의 치료가 미뤄지거나, 심뇌혈관질환자를 치료하지 못해 2차 병원으로 전원하는 사태가 이어지고 있다는 증언이 나왔다.


작년 2월 전공의 사직으로 시작된 의정 갈등의 여파가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어, 새로 들어선 이재명 정부가 의료 현장 정상화를 위해 발 빠른 조치에 나서야 할 상황이다.


지난달 30일 서울 반포동 서울성모병원에서 열린 대한응급의학의사회 학술대회 간담회에서 응급의료 전문가들은 “중증 응급환자의 수용력이 떨어지면서 암 수술은 미뤄지고, 심장·뇌혈관 수술은 2차 병원으로 넘어가고 있다”며 현장의 위기를 경고했다.


대한응급의학의사회 이형민 회장은 “이상적인 응급의료체계를 100점이라 본다면, 작년 2월 이전 한국의 체계는 60~70점 수준으로 세계 최상위권이었다”며 “그러나 지금은 40~50점 수준으로 떨어졌고, 상급종합병원들이 전공의 이탈로 제 기능을 못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상급병원의 환자 수가 절반으로 줄었다는 것은 중증환자 수가 줄었다는 의미가 아니라, 그들이 2차 병원으로 내려갔다는 뜻”이라며 “이는 의료의 질이 전반적으로 하향 고착되고 있다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정상화까지는 최소 10년이 걸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남 지역에서 10년 넘게 진료 중인 김재혁 성가롤로병원 권역응급의료센터장은 “코로나 이후 배우 진료과가 눈에 띄게 무너졌고, 그때부터 사실상 병원에서 퇴근하지 못한 채 응급환자 진료에 매달리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응급의료 전달체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으면서, 상급병원으로 이송되어야 할 환자들이 2차 병원에 정체돼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지역 2차 병원에 근무 중인 의사는 “정부는 초과 사망률이 늘지 않았다고 해명하지만, 그것은 현장 의료진이 생명을 다해 버텼기 때문”이라며 “장기적인 질환을 관리해야 하거나 빠른 처치가 필요한 환자들이 적절한 예우를 받지 못하는 일이 잦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현장에서 체감되는 의료 상황은 빠르게 악화되고 있다. 이 회장은 “예를 들어 암 수술 등 고난이도 치료는 상급병원에서 3개월 걸리던 것이 6개월로 밀리고 있으며, 중증이지만 2차 병원에서 감당 가능한 심장·뇌혈관 수술은 대부분 2차 병원으로 넘어온 상태”라고 밝혔다.


응급의료 인력난도 심각하다. 이 회장은 “전공의 지원율이 예전에는 80%였지만, 지금은 10%도 안 되는 상황”이라며 “응급의학과 정원 164명 중 실제로 지원하는 인원은 매우 적다”고 우려했다. 이는 단순한 숫자의 문제가 아니라, 전공의 감소가 곧 전문의 이탈로 이어지고 현장의 붕괴로 연결된다는 것이다.


이 회장은 “지금이 바로 위기를 막을 수 있는 ‘터닝 포인트’다. 시기를 놓치면 회복에 몇 년이 더 걸릴 수 있다”며 정부의 신속한 대응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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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응급 현장... 암 수술 밀리고 심뇌혈관 수술 2차 병원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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