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5-07-18(금)
 
  • 지속적인 발 피로와 통증, 성장기 진단과 관리 필요
  • “평발, 병이 아닌 발 모양… 대부분 자연 호전”
  • “통증·기능 저하 동반되면 치료 고려해야”
  • “수술은 최후 수단… 성장기엔 최소침습 시술도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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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건강신문] 만 보, 이만 보, 삼만 보. 여행을 가거나 운동을 할 때 오랫동안 걸어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발의 피로를 느껴봤을 것이다. 그런데 자녀가 유독 발의 피로를 자주 호소하거나, 많이 걷거나 뛰지도 않았는데 곧잘 멈추는 모습을 보인다면, 평발 여부를 한 번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일상적으로 흔히 말하는 ‘평발’은 질병이 아니라 발의 모양을 지칭하는 용어다. 의학적으로는 ‘편평족(Pes planus)’이라 하며, 이는 발바닥의 종아치(Longitudinal arch)가 정상보다 낮거나 없는 상태를 의미한다. 편평족은 크게 두 가지 형태로 나뉜다. 먼저 유연성 편평족(Flexible flatfoot)은 발바닥 전체가 지면에 닿아 있는 듯 보이지만, 발뒤꿈치를 들거나 발끝으로 섰을 때 아치가 일시적으로 형성되는 것이 특징이다. 주로 성장 과정에서 관찰되며, 대부분은 특별한 치료 없이도 호전된다. 반면 강직성 편평족(Rigid flatfoot)은 서 있든 앉아 있든 모든 자세에서 아치가 전혀 나타나지 않고, 발 구조가 단단하게 고정된 형태를 보인다. 이 경우 통증이나 기능 저하를 동반하는 경우가 많아 정밀한 평가와 치료가 필요할 수 있다.


건국대병원 정형외과 김우섭 교수는 “5세 이하 아이들의 경우 약 90%가 유연성 평발을 보이며, 성장하면서 자연스럽게 아치가 생성된다”며 “유아기에 평발이 나타난다고 해서 무조건 걱정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초등학교 고학년이 될 때까지도 평발이 지속된다면, 관리가 필요할 수 있다. 평발이라고 해서 무조건 치료를 받아야 하는 것은 아니다. 통증이나 큰 변형이 없고, 일상생활에 무리가 없다면 경과를 관찰하며 지내도 무방하다.


그렇다면 언제 치료를 고려해야 할까? 김 교수는 “진단을 통해 평발임이 확인되고, 증상이 동반되어 일상생활에 불편을 준다면 치료를 생각해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평발일 경우, 1시간 이상 걷지 못하거나 금세 발에 피로를 느끼고, 바깥쪽 복사뼈 주변 또는 발바닥 아치 아래쪽에 통증을 호소할 수 있다. 종아리 통증, 발뒤꿈치가 종아리와 수직 선상에 있지 않고 바깥쪽으로 틀어져 있는 경우, 혹은 보행 시 발이 외측으로 돌아가 팔자걸음처럼 보이는 것도 평발의 증상이다. 자녀가 학교 체육활동 참여를 꺼리고, 지속적인 통증을 호소한다면 발 상태를 확인해 보는 것이 좋다. 체육 시간 참여가 어려워지면 학급 활동에 제약이 생기고, 또래와의 관계 형성이나 성격 발달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진단을 위해서는 발의 모양을 관찰하고 엑스레이 촬영을 시행한다. 발을 지면에 디딘 상태에서 엑스레이를 찍어 변형 여부와 그 정도를 확인한다. 발등뼈와 발목뼈의 긴 축이 평행한지 살펴보는데, 평발일 경우 발등뼈의 축에 비해 발목뼈의 축이 아래쪽을 향한다. 또한 뒤꿈치뼈와 정강이뼈가 일직선상에 있는지, 뒤꿈치가 바깥쪽으로 빠지는 후족부 외반이 동반되었는지도 확인한다.


치료는 보존적 치료와 수술적 치료로 나뉜다. 보존적 치료에는 스트레칭과 보조기 착용이 있다. 평발 환자의 경우 종아리 근육이 짧은 경우가 많기 때문에 스트레칭을 통해 증상이 호전될 수 있다. 누운 상태에서는 무릎을 편 채로 발바닥은 안쪽으로, 발등은 바깥쪽으로 향하도록 발을 살짝 비틀고, 엄지발가락이 몸쪽을 향하도록 발목을 당긴다. 선 채로는 뒤꿈치를 들고 까치발로 걷는 연습을 통해 발뒤쪽의 힘줄을 강화할 수 있다.


또한 깔창 등 보조기를 착용할 수 있다. 깔창 자체가 평발을 완전히 교정하지는 않으며, 증상 완화를 목표로 사용된다. 착용한 상태에서만 교정 효과가 있기 때문에, 신발을 신었을 때 증상이 경감된다. 특히 평발이 한쪽 발에만 나타날 경우, 깔창 착용으로 골반 틀어짐을 방지할 수 있다. 증상이 있을 때에는 전문의 상담을 통해 깔창이 도움이 되는지 판단하고 착용 여부를 결정하는 것이 좋다.


대부분의 소아 평발은 비수술적 치료만으로도 충분하며, 수술은 자주 시행되지는 않는다. 김 교수는 “스트레칭이나 보조기 착용에 반응하지 않는 경우, 변형이 심하거나 보행 기능에 이상이 있고 통증이 지속되어 일상생활이 어렵다면 수술을 고려할 수 있다”고 밝혔다.


수술은 크게 뼈를 대상으로 하는 수술과 근육·인대 같은 연부 조직에 대한 수술로 나뉜다. 연부 조직 수술에는 아킬레스건 연장술, 인대 재건술 등이 있으며, 단독으로 시행되기보다는 다른 수술과 병행되는 경우가 많다. 뼈를 대상으로 하는 수술에는 관절을 붙여 변형을 교정하는 관절 유합술, 뼈를 잘라 교정하는 절골술 등이 있다. 절골술은 절개 부위가 커서 흉터가 크게 남을 수 있으며, 통깁스를 착용하고 4~6주간 체중부하를 하지 말아야 한다.


보다 부담이 적은 최소침습적 시술로는 ‘나사 삽입 시술(Calcaneo-stop)’이 있다. 이는 발목 바로 아래의 거골하 관절에 작은 나사를 삽입해 평발을 교정하는 방식이다. 1~2cm 정도 피부를 절개해 나사못 형태의 임플란트를 삽입하며, 시술 시간은 약 10분 정도로 짧다. 수술 다음 날부터 바로 걷기가 가능하며, 절개 부위가 작아 흉터도 적고, 통깁스 없이도 체중 부하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이 시술은 만 8~12세 연령대에서 시행하는 것이 적합하다. 뼈가 완전히 성장하기 전에 시술하여, 성장과 함께 자연스럽게 평발을 교정하는 방식이기 때문이다. 김 교수는 “시술을 통해 자연스럽게 교정되기를 기대한다면 성장판이 닫히기 전에 시행해야 한다”며 “필요할 경우 나사를 간단히 제거할 수 있어 성장기 아이에게도 부담이 적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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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만 걸어도 피곤한 아이, 평발일 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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