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5-07-19(토)
 
  • 서이슬 부천시공공병원설립시민추진위원회 사무국장
  • “이윤보다 생명” 부천 시민 8,300명의 뜻 모아
  • “경제성 논리에 재단되는 생명… BC값의 한계”
  • “공공병원 적자는 제 역할을 하고 있다는 증거”
본문_기본_사진 copy.jpg
서이슬 사무국장은 지난 8일 열린 무상의료운동본부 주최로 열린 ‘보건의료 대선 정책 요구안 발표 기자회견’에서 공공병원이 없는 도시의 현실을 토로했다.

 


[현대건강신문=박현진 기자] 6월 3일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각계에서 정책 제안을 마련해 정당에 전달하고 있는 가운데, 보건의료 시민단체들은 윤석열 정부의 보건의료 정책을 ‘의료민영화’로 규정하고, 국민 건강권을 보장할 수 있는 대안을 제시했다.


무상의료운동본부와 좋은공공병원만들기운동본부는 8일 공동으로 ‘보건의료 대선 정책 요구안 발표 기자회견’을 열고 주요 정책을 발표했다. <현대건강신문>은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각계 활동가들이 새 정부에 바라는 보건의료 정책을 분야별로 정리했다. 

 

“가난할수록 더 아프고, 아플수록 더 가난해지는 지금의 구조 속에서 공공병원의 역할은 단지 가난한 사람을 치료하는 것에 그치지 않습니다. 민간병원이 외면해 온 장애인 치료와 재활, 그리고 앞으로의 과제인 지역사회 통합 돌봄의 거점 역할까지 수행해야 합니다” (서이슬 부천시공공병원설립시민추진위원회 사무국장)


지난 4월 29일, 경기도 부천시의회 본회의에서 ‘부천시 공공의료원 설립 및 운영 조례안’이 최종 통과됐다. 시민 발의로 추진된 이 조례안은 부천시 최초의 주민발의 조례로, 8,300명의 시민 서명을 통해 만들어졌다. 코로나19 대유행을 겪으며 공공의료의 절박함을 체감한 시민들이 직접 나섰다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깊다.


부천시는 경기도 내에서도 의료 인프라가 부족한 도시로 꼽힌다. 부천성모병원 등 몇몇 대형 상급종합병원과 종합병원이 있지만, 감염병 대응이나 취약계층 진료 같은 공공의료 역할에는 한계가 있었다. 실제로 코로나19 시기 민간병원은 병상 일부만 한시적으로 제공했고, 이로 인해 부천시의 방역 대응은 큰 어려움을 겪었다.


서이슬 사무국장은 지난 8일 열린 무상의료운동본부 주최로 열린 ‘보건의료 대선 정책 요구안 발표 기자회견’에서 공공병원이 없는 도시의 현실을 토로했다.


그는 발달장애인, 중증장애인, 기초생활수급자 등 취약계층이 민간병원 중심의 의료 시스템 안에서 적절한 서비스를 받기 어려운 현실을 지적했다.


“발달장애인, 중증장애인을 치료해 줄 병원이 없습니다. 의사들의 집단행동으로 제때 진료를 받지 못하거나 응급실 이용이 제한되었을 때 시민들은 스스로 다른 병원을 찾아야 했고, 치료 지연을 감수하거나 아예 포기해야 했습니다”


공공병원은 취약지대를 메우는 ‘사회적 안전망’이다. 단지 병상이 아니라, 누구나 차별 없이 이용할 수 있는 필수 공공 인프라다.


조례안 통과 이후 일각에서는 포퓰리즘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왔다. 이에 대해 서 사무국장은 “2023년 부천시의 연구 용역 당시 BC(Benefit-Cost, 비용 편익 분석 지표) 값이 0.6~1 수준으로 기준치인 1을 넘지 못한 것은 사실이지만, 이는 공공병원의 경제성을 기존 방식으로 분석한 결과일 뿐”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현행 타당성 조사 기준으로는 공공병원의 경제성 지표가 1을 넘기란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울산, 광주처럼 (공공병원의) 수요가 높은 지역도 BC값은 0.63에 불과했다”고 밝혔다.


그는 또한 “타당성 조사의 많은 부분이 인간 생명의 가치를 잔여 노동력으로 평가하는 방식에 머물러 있다”며, “생애 전주기 돌봄과 시민 건강권에 대한 인식은 높아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생명을 숫자로 계산하는 의료 시스템은 구태를 벗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부천시 상급종합병원의 의료급여 환자 입원 비율은 31.8%로, 경기도 평균의 2배를 넘는다.


서 사무국장은 “가난할수록 더 아프고, 아플수록 더 가난해지는 구조 속에서 공공병원은 수익을 기대하기 어렵다”며 “오히려 장애인 치료, 재활, 지역사회 돌봄 등 민간병원이 기피해온 영역에서 그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태그

전체댓글 0

비밀번호 :
메일보내기닫기
기사제목
[대선 기획1] 부천시 첫 공공병원 설립 조례 통과… 왜 지금 공공병원이 필요한가
보내는 분 이메일
받는 분 이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