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0대 대부분 남성들에서 발생하는 대표적인 질환 ‘전립선비대증’
- 농진청 “참당귀·황기 복합물,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는 ‘쏘팔메토’ 대체할 것”

[현대건강신문=채수정 기자] 초고령사회로 접어들면서 전립선비대증 환자가 급증하고 있다.
전립선비대증은 70대가 되면 대부분의 남성들에게서 발생하는 대표적인 노인성 질환으로, 방광 바로 아래 위치해 요도를 감싸고 있는 ‘전립선’이 커지는 질환이다. 커진 전립선에 요도가 눌리면 다양한 배뇨장애, 수면장애, 요로감염, 방광결석, 심하면 신장 기능 저하까지 유발할 수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자료를 살펴보면 전립선 비대증으로 진료를 받은 환자 수는 2012년 약 89만 명에서 2021년에는 약 135만 명으로 10년 새 34% 가량 늘어났다. 특히, 50대 남성의 절반 이상이, 80~90대 남성 대부분이 전립선비대증 증상을 경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전립선비대증을 경험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건강기능식품을 찾는 사람도 급증하고 있다. 하지만 현재 전립선 건강 기능성식품 시장은 대부분을 '쏘팔메토'가 차지하고 있고, 쏘팔메토의 원료는 톱야자나무 열매로 주로 미국 플로리다주에서 생산돼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국산 약용작물 원료인 참당귀와 황기 복합물이 남성 전립선 건강에 효과가 있다는 사실이 임상실험을 통해 확인됐다.
농촌진흥청은 국내산 참당귀와 황기복합물이 남성 전립선 건강에 효과가 있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전립선비대증은 요도를 감싸고 있는 전립선이 비대해지면 소변이 자주 마려운 빈뇨나 밤에 소변을 보러 일어나게 되는 야간뇨, 소변을 본 뒤에도 시원하지 않은 잔뇨감 등으로 삶의 질이 떨어진다. 전립선 건강에 도움을 주는 건강기능식품이 여럿 개발돼 있지만, 한해 시장 매출액의 87%(367억 원)를 차지하는 원료는 전량 수입에 의존하는 실정이다.
농촌진흥청(농진청)은 수입 원료 대체와 국내 특용작물 시장 활성화를 위한 작물 탐색 과정에서 참당귀와 황기에 주목하고, 두 복합물의 기능성을 과학적으로 증명하기 위해 경희대, 세브란스병원, 동탄성심병원, 산업체와 2년간 공동연구를 진행했다.
인체적용시험은 전립선 증상이 있는 만 40~75세 남성 100명을 두 집단으로 나눈 뒤, 한쪽에는 참당귀와 황기 추출물을 2대 1로 섞은 복합물을 하루 0.6g씩, 다른 쪽은 가짜 약(위약)을 각각 12주씩 섭취케 하는 방식으로 진행했다.
그 결과, 참당귀와 황기 복합물을 먹은 집단은 국제전립선증상점수 주요 증상 항목인 잔뇨감, 야간뇨 등이 유의적으로 개선됐다.
전립선증상점수 총점을 보면 참당귀·황기 복합물 섭취 집단은 복용 전보다 점수가 26% 감소했지만, 가짜 약을 먹은 집단은 증상점수 총점이 11% 감소하는 데 그쳤다. 특히, 잔뇨감 점수는 참당귀·황기 복합물 섭취 집단에서 37%가 감소했지만, 가짜 약 집단은 오히려 9% 증가했다.
이 같은 효과는 인체적용시험에 앞서 진행한 동물실험에서도 확인했다. 참당귀·황기 복합물을 먹인 실험동물은 전립선 무게가 39% 줄었고, 전립선 성장 관련 인자가 유의적으로 감소했다.
연구팀은 "이는 참당귀·황기 복합물이 5-알파 환원효소 활성을 억제한 데 따른 것"이라며 "5-알파 환원효소는 전립선 비대를 유발하는 호르몬 ‘디하이드로테스토스테론(DHT)’을 생성한다. 실제로 전립선 비대증 처방제 피나스테라이드도 5-알파 환원효소를 억제해 전립선의 크기를 줄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결과로 참당귀·황기 복합물은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지난해 11월 ‘전립선 건강’ 건강기능식품 개별인정형 원료로 인정을 받았다. 또한,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파이토테라피 리서치(Phytotherapy Research)’에 실렸다.
농진청은 원천 기술의 국내 특허 출원을 마치고, 제품 생산에 앞서 원활한 원료 수급을 위해 기술이전 업체와 협력 중이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 결과는 우리나라 전립선 비대증 환자가 153만 명에 이르는 상황에서 우리 참당귀·황기 복합물로 전립선 비대증을 예방할 수 있는 제품 생산 기반을 마련한 데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김명수 농진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 원장은 “국내산 약용작물을 활용한 건강기능식품 기능성 원료 인정은 수입 원료 대체 효과는 물론, 약용작물 산업을 활성화하는 기폭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참당귀(Angelica gigas)는 미나리과에 속하는 다년생 초본 식물로, 한국, 중국 동북부, 일본 등에 분포하며, 뿌리가 약용으로 사용된다. 건강기능식품 원료로 노인의 기억력 개선, 노인의 인지능력 저하의 개선, 면역기능 개선, 피로 개선, 관절건강, 전립선 건강의 단일 또는 복합물로 사용되고 있으며, 십전대보탕 등 한약 처방으로도 많이 사용되고 있다.
또 황기(Astragalus membranaceus)는 콩과에 속하는 다년생 초본 식물로, 한국, 중국, 몽골 등에 분포하며, 뿌리가 약용으로 사용된다. 현재 건강기능식품 원료로 어린이 키 성장, 피로 개선의 복합물로 사용되고 있으며, 한약 처방, 삼계탕 등 보양식 주요 재료로 많이 사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