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5-01-15(수)
 
  • 공정위, 제일약품 부당한 고객유인 행위 제제
  • 상품권깡 통해 현금 마련해 의사들에게 각종 경제적 이익 은밀히 제공
  • 수도권 및 영남지역 병‧의원 소속 의료인에 골프접대, 음식배달비 대납 등

[현대건강신문=김형준 기자] 상품권깡이라는 은밀한 방식을 사용해 비자금을 조성해 의료인들에게 불법 리베이트를 제공해온 제약회사가 적발됐다.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는 제일약품 주식회사(이하 ‘제일약품’)가 2020년 1월부터 2023년 11월까지 자사 의약품 처방 증대를 목적으로 병‧의원에 골프 접대, 식사 등 부당한 경제적 이익을 제공한 행위에 대해 시정명령과 과징금 3억 원을 부과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제일약품은 주로 수도권 및 영남지역 병·의원 소속 의료인들에게 자사 36개 의약품의 채택이나 처방 유지 및 증대를 목적으로 2억 5천여만원 상당의 경제적 이익을 

제공하거나 제공을 제의했다.


특히 이들은 각종 경제적 이익을 은밀히 제공하기 위해 ‘상품권깡’을 통해 추적이 어려운 현금을 마련한 것으로 드러났다.


상품권깡은 상품권을 사설 상품권 매입업체에 판매하여 현금으로 교환하는 방식을 일컫는 것으로, 상품권 매입업체는 통상 상품권 액면가의 일정 비율을 수수료로 공제한 후 나머지 금액을 현금으로 지급하고 있다. 


공정위는 "상품권깡을 통해 마련한 현금은 그 용처 추적이 어려워 리베이트 제공 등 불법적인 용도로 활용되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공정위에 따르면, 제일약품의 지역 영업총괄 본부장 2명은 법인카드로 상품권을 구매한 후 이를 현금화하는 ‘상품권깡’을 통해 의료인들에게 접대할 자금을 마련했으며, 2020년 1월부터 2021년 초까지 구매한 상품권 액수는 약 5억 6,300만 원에 달했다. 이들은 그 중 일부를 현금화해 의료인들에게 골프나 식사, 주류 등을 접대해 온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제일약품은 자사 의약품 처방 증진을 위해 의료인들에게 경제적 이익을 제공하고, 이를 마치 정상적인 영업활동이 진행된 것처럼 가장해 비용처리한 것으로 밝혀졌다. 형식적으로 제품설명회를 개최(90회)하거나, 학회 지원(16회), 강연 의뢰(4회) 명목으로 위장하는 등 의료인들에게 약 3천만 원 상당의 식음료‧숙박 및 회식비용을 부당하게 제공했다.


의약품 처방증진을 목적으로 연구자주도임상을 연구비 지원을 의료인에게 역으로 제안하기도 했다. 연구자주도임상은 의료인이 임상시험자가 외부(제약회사 등)의 의뢰 없이 약물의 새로운 효능·효과, 용법·용량을 연구하기 위해 독자적으로 수행하는 임상연구로, 제약회사가 주도하는 의뢰자주도임상과 구별되는 개념이다.


이 밖에, 제약약품은 2021년 3월경부터 2023년 10월까지 약 1,637명의 의료인을 대상으로 진료실이나 자택에 총 38,760,000원 상당의 각종 음식을 배송해주었다. 또  정비가 필요한 의료인의 차량을 정비소에 대신 입고‧출고 해주거나, TV 제공, 골프장‧호텔 등의 예약을 제의하기도 했다.


공정위는 "이와 같은 제일약품의 행위는 부당하게 경쟁 사업자의 고객을 자기와 거래하도록 유인하는 행위(부당한 고객유인행위)에 해당한다"며 "제약사의 불법 리베이트 제공행위는 환자가 의약품을 직접 선택할 수 없는 전문의약품으로 시장 특성상 의료인이 의약품의 가격‧안정성 및 효과 등을 고려해 환자에게 맞는 의약품을 처방하도록 하기보다는 제약사로부터 제공받은 이익의 규모나 횟수에 따라 의약품을 선택하게 되는 왜곡된 결과를 가져오게 된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이번 조치는 소위 ‘상품권깡’의 방법 등을 통해 은밀하게 진행된 불법 리베이트를 적발하고 이를 엄중 제재함으로써 관련 업계의 관행에 경종을 울렸다는 점에 그 의의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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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품권깡으로 비자금 마련해 리베이트..제일약품 3억 과징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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