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인유전체역학조사사업 참여한 약 1만 9천명에 대한 14년간의 추적조사 분석 결과
- 질병으로 인한 사망위험 감소 위해서는 충분한 비타민D 유지할 필요
[현대건강신문=채수정 기자] 혈중 비타민D 농도가 충분할 경우 사망위험이 낮아진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하지만, 우리나라 사람들의 비타민D 혈중 농도가 낮아 이에 대한 대책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질병관리청(청장 지영미) 국립보건연구원(원장 박현영)은 “혈중 비타민D 농도가 충분하면 사망위험이 감소한다”라는 연구 결과를 전문 학술지에 발표했다.
비타민D는 체내 칼슘 대사를 조절하여 뼈의 성장 및 재형성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지용성 비타민으로, 근골격계질환뿐 아니라 암, 심혈관계질환 등과도 관련이 있으며 사망위험과의 연관성도 보고되고 있다. 주로 햇빛 노출을 통해 피부에서 합성되는 비타민D는 어류, 버섯류, 비타민D 강화 유제품 등의 식품을 통해서도 섭취가 가능하다.
국립보건연구원은 한국인유전체역학조사사업(KoGES) 농촌기반코호트의 약 14년간의 추적조사 자료를 활용하여, 우리나라 40세 이상 남녀 18,797명의 혈중 비타민D 농도와 사망위험 간의 연관성을 분석했다.
이번 연구에서는 혈중 비타민D 농도를 30nmol/L(리터당 나노몰) 미만, 30-<50nmol/L, 50-<75nmol/L, 75nmol/L 이상의 4개 그룹으로 분류하고, 농도가 가장 낮은 수준인 30nmol/L 미만 그룹과 나머지 그룹 간의 사망위험을 비교 분석했다.
혈중 비타민D의 적정 수준에 대해서는 아직 통일된 기준은 없으나, 외국의 경우 일반적으로 30nmol/L보다 낮으면 결핍 또는 심각한 결핍으로 분류하고 있다.
분석 결과, 혈중 비타민D 농도가 가장 낮은 30nmol/L 미만 그룹에 비해 30-<50nmol/L, 50-<75nmol/L, 75nmol/L 이상인 그룹에서 전체 사망위험이 각각 18%, 26%, 31%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암으로 인한 사망위험은 50-<75nmol/L, 75nmol/L 이상인 그룹에서 각각 37%, 45% 더 낮았다. 그러나 이번 연구에서는 심혈관질환으로 인한 사망위험은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
연구팀은 "비타민D는 주로 골격건강과 관련된 연구가 수행되어 왔으나, 비골격계 질환 발생 및 사망위험 간의 관련성에 대한 연구는 부족했다"며 "혈중 비타민D 농도는 암, 고혈압 등 심혈관질환, 당뇨 및 대사질환, 감염 및 면역질환 등 다양한 질환과의 연관성이 보고되었으며, 비타민D 결핍과 사망위험의 연관성에 대한 연구 결과도 제시되고 있다. 이에 따라 한국인 대상의 대규모 코호트 추적자료를 활용하여 혈중 비타민D 농도와 사망위험 간의 연관성을 분석했다"고 연구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이번 연구 결과는 한국인에서 전체 사망위험 감소를 위한 적정 비타민D 수준에 근거 자료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며 "질병의 발생 예방이나 사망위험 감소를 위해 필요한 적정 수준의 비타민D 농도를 규명하기 위해서는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다만 혈중 비타민D가 1nmol/L씩 증가함에 따른 전체 사망위험을 분석한 결과, 낮은 농도부터 약 50-60nmol/L 수준까지는 사망위험이 현저하게 감소하였으며, 그 이후부터는 감소 정도가 완만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연구 결과는 영양 및 식이요법 분야 국제학술지 ‘Clinical Nutrition’ 43권 9호에 게재 되었다.
박현영 국립보건연구원장은 “사망위험을 낮추기 위해서는 비타민D가 결핍되지 않도록 관리할 필요가 있다.”라며, “질병 예방 및 사망위험 감소를 위하여 한국인에 맞는 적정 수준의 비타민D 농도 규명을 위한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라고 밝혔다.
한편, 비타민D가 부족할 경우 뼈가 약해지고, 암·당뇨병 등 자가면역질환 또한 걸릴 위험이 높다고 알려져 있지만 우리나라 사람들의 혈중 비타민D가 부족하다는 연구결과도 있어 대책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5월 전남대학교병원 진단검사의학과 나은희 교수가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2017~2022년 사이에 건강검진을 목적으로 비타민D의 혈중 농도를 측정한 20~101세 한국인 11만9335명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평균 비타민D의 혈중 농도는 21.6 ± 9.6nmol/L로 나타났다. 결핍 또는 심각한 결핍으로 보는 기준인 30nmol/L에도 한참 못미치는 결과다.
특히, 우리나라의 비타민D가 가장 부족한 연령층은 30대 이하의 젊은 여성으로 나타나 더 많은 관심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나 교수는 비타민D 결핍을 예방하는 하나의 방법으로 적당한 자외선 아래에서 야외활동을 함으로써 피부에서의 비타민D 합성을 증가시킬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