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로슈, 항암제 최초 개량생물의약품 ‘페스코’ 급여 기념 기자간담회
- 페스코, 조기 및 전이성 HER2 양성 유방암 치료 건강보험 급여 적용
- 기존 치료법 대비 비열등성 및 유사한 안전성 프로파일 확인
[현대건강신문=여혜숙 기자] '꼬리 긴 암'으로 불리는 HER2 양성 유방암은 치료 10년 뒤에도 재발 가능성이 높아 조기 유방암부터 전이 유방암까지 병기별로 재발을 막기 위한 치료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3주마다 병원을 방문해야 하는데, 기존 정맥주사 요법은 투약과 관찰 시간에만 총 4시간 30분이 소요돼, 환자의 경력 단절, 일상 제한 등을 야기했다. 뿐만 아니라 의료기관 내 병상 및 의료 전문가의 시간 확보에도 부담이 컸다.
이런 가운데 치료 시간을 최대 90%까지 단출할 수 있는 페스코(성분명 퍼투주맙/트라스투주맙)가 8월 1일 건강보험급여 적용을 받게됐다.
한국로슈는 21일 페스코의 조기 및 전이성 HER2 양성 유방암 치료 건강보험급여 적용을 기념해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페스코는 기존에 정맥 주사로 각각 투여하던 트라스트주맙(허셉틴)과 퍼투주맙(퍼제타) 성분을 하나의 피하주사제 형태로 제형변경한 HER2 양성 조기 및 전이성 유방암 치료제로 2021년 국내 허가 및 항암제 최초 개량생물의약품 지정을 받았다.
페스코의 본인부담률은 기존의 퍼제타와 동일하게 △국소 진행성 염증성 또는 초기 단계(지름 2㎝ 초과)인 HER2 양성 유방암 환자의 수술 전 보조요법으로 화학요법과 병용투여 시 30% △수술 후 보조요법으로 HER2 양성 및 림프절 양성(트라스트주맙과 퍼투주맙 병용요법의 투여 18주기 이하)의 조건에 모두 만족하는 유방암 환자에 대해 병용요법 시 100% △전이성 질환에 대해 항-HER2 치료 또는 화학요법 치료를 받은 적이 없는 HER2 양성 환자로 전이성 또는 절제 불가능한 국소 재발성 유방암 환자에게 도세탁셀과 병용투여 시 5%로 적용된다.
유방암은 국내 여성암 1위며, 2023년 상반기 입원 진료 환자만 3만 명 이상으로 폐암과 나란히 2위를 차지하고 있다. 특히 국내 유방암은 젊은 층 비율이 높은데, 치료 전 직장을 다녔던 환자의 90%가 치료 후 직장을 그만두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환자의 경력 단절은 생산성 손실로 이어지는데 이로 인해 한국이 매년 감당해야하는 사회경제적 비용은 약 9,195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서울대학교병원 혈액종양내과 임석아 교수는 ‘페스코의 임상 데이터와 글로벌 치료 지침 및 동향’을 주제로 발표했다.
임 교수는 “HER2 양성 유방암은 전체 유방암 환자의 20~25%를 차지하는 공격적인 유형”이라며 “조기 유방암에서 FeDeriCa 연구를 통해 페스코 피하주사가 트라스투주맙+퍼투주맙 정맥주사와 혈중 농도가 동등함을 증명했다”고 말했다.
HER2 양성 조기 유방암 환자 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3상 임상연구 ‘FeDeriCa’ 결과, 페스코 피하주사 투여군은 트라스투주맙 및 퍼투주맙 정맥주사 투여군과 비교해 비열등성을 확인했다. 임상적으로 가장 중요한 병리학적 완전관해율 또한 페스코군 59.7%, 정맥주사군 59.5%로 페스코 피하주사군이 높았다.
임 교수는 “전이성 HER2 양성 유방암 환자에서도 탁산과의 트라투주맙+퍼투주맙 병용요법이 표준 1차 치료 가이드에 권고되고 있는데, 페스코는 두 가지 표적치료제를 하나의 피하주사로 만들어 치료에 소요되는 시간을 단축시킬 수 있는 옵션”이라고 강조했다.
‘한국 유방암 진료환경에서 미충족 수요와 페스코의 사회적 가치’를 주제로 발표한 삼성서울병원 혈액종양내과 박연희 교수는 페스코의 이번 국내 급여가 환자들의 치료 환경을 개선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코로나19 이후 세계적으로 임상시험 환경의 변화 속도가 더욱 빨라지고 있고, 환자 중심의 분산형 임상시험으로 나아가는 추세”라며 “페스코가 재택 투여 또는 집이나 직장에서 가까운 중소형 병원 치료가 가능해 분산형 의료시스템의 발전에도 기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현재 조기 또는 국소 진행성/염증성 HER2 양성 유방암 환자를 대상으로 방문 간호사 제도를 통해 페스코의 통원 ᅟᅵᆾ료와 재택 치료 선호도를 비교하는 ProHer 연구를 주도하고 있다.
박연희 교수는 “ProHer 연구는 환자 중심적 접근, 즉 병원에서만 투약이 가능한 항암제의 가정 투여 세팅을 최초로 구현한 것”이라며 “본 임상시험 구현을 위해 대내외적으로 여러 가지 어려움이 있었고, 앞으로도 개선해야 할 부분은 많지만, 해당 연구의 구현 자체가 향후 분산형 의료시스템 등 더욱 한국 실정에 맞는 효율적인 치료 및 임상시험의 시스템적 발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페스코는 유지요법으로 투여 시 20분 만에 모든 치료를 마칠 수 있어, 총 270여 분이 소요되던 기존 정맥주사 대비 투약 및 관찰에 드는 치료시간을 최대 90% 단축할 수 있다. 미국종합암네트워크(NCCN) 가이드라인에서는 페스코를 HER2 양성 유방암 치료를 위한 Category 1 또는 2A로 권고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현재 트라스투주맙과 퍼투주맙을 병용 투여 중인 환자는 동일한 치료 지침에 따라 페스코로 전환하여 치료받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