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3-28(목)
 
▲ 이런 척박한 재활의료 환경에 도전장을 낸 의사가 있어 관심을 끌고 있다. <현대건강신문>은 국립재활원에서 뇌졸중재활 과장을 역임한 뒤 '한국형 재활시스템 모델'의 기반을 다지고 있는 명지춘혜병원 박시운 원장을 만났다. ⓒ의료기자공동취재단

"사회 전체 아우르는 재활시스템 없어 비효율적"

"재활치료 위한 건강보험 적용 범위 넓어져야"

[현대건강신문=박현진 기자] 장애인 10명 중 7,8명이 교통사고 등의 이유로 후천적 장애를 겪고 있다는 사실이 국회 국정 감사에서 지적되기도 했지만 우리 사회는 이들에 위한 재활 시스템 구축에는 여전히 소홀하다. 특히 고령화로 뇌졸중, 뇌경색 환자가 증가해, 이들을 위한 국가적 재활치료 시스템 구축도 더 이상 미뤄서는 안될 상황이다.

하지만 국내 재활의료 환경은 △급성기 치료 중심이 의료 체계 △일부 재활 치료를 인정하지 않는 건강보험 △경영상 이유로 재활의학을 소홀히하는 의료기관 등 어려운 환경이 여전해, 자리 잡기 쉽지않다.

이런 척박한 재활의료 환경에 도전장을 낸 의사가 있어 관심을 끌고 있다. 20일 장애인의 날을 맞아 <현대건강신문>은 국립재활원에서 뇌졸중재활 과장을 역임한 뒤 '장애치료 재활시스템 모델'의 기반을 다지고 있는 명지춘혜병원 박시운 원장(47)을 만났다.

박 원장은 재활의학에 대한 분명한 소신과 나아갈 방향에 대해 구체적인 청사진을 가지고 있었다. 그에게 '제대로 된 재활 시스템'에 대해 들어봤다.

- 현 재활의료 시스템의 문제를 뭐라고 보는가...

"제일 큰 문제는 의료기술보다 시스템이다. 장애를 없앨 수 있는 기술은 없지만 (재활의료) 기술은 떨어지지 않는다. 사회복귀하는 것이 목표인데 그것을 하려면 의료기술 하나로만 되는 것이 아니고 사회 전체가 맞춰져야 한다.

시스템이 갖춰져 있지 못해 매우 비효율적이다. 우리나라 장애 환자의 재원 기간은 어느 나라보다 길다. 생활 환경으로 돌아가는 사회 적응을 돕는 병원은 거의 없다.

한 병원에서 입원을 길게하는 것은 아니다. 재활치료 특성상 재원 기간은 길지만 한 병원에서 (입원이) 길어지면 (건강보험을) 삭감해 다른 병원으로 옮겨간다. 퇴원해 집에서 (재활치료를) 해 줄 수 있어야 한다.

장애 환자는 누구든 '이제 집에 가도 되겠지'라고 생각하는 환자는 한 명도 없다. 갑자기 닥친 사고로 인한 장애로 상실감이 크기 때문이다. 병원 치료 이후 (집으로) 보낼 준비를 해야 한다. 그런데 집에서 치료받기 불편해 다른 병원에 입원하는 것이 현실이다. 사회적 시스템으로 해결하지 않으면 안되는 이유이다"

▲ 박 원장은 "제일 큰 문제는 의료기술보다 시스템이다. 장애를 없앨 수 있는 기술은 없지만 (재활의료) 기술은 떨어지지 않는다. 사회복귀하는 것이 목표인데 그것을 하려면 의료기술 하나로만 되는 것이 아니고 사회 전체가 맞춰져야 한다"고 말한다. ⓒ의료기자공동취재단

- 사회적 시스템이라고 말했다...

"장애 환자의 퇴원 이후 여러 측면에서 지원이 돼야 한다. 신체 장애가 발생해 집으로 가면 가옥 구조를 바꿔야 한다. 휠체어도 지급해야 하지만 건강보험 지원이 거의 없다. 지자체의 지원도 늦어 환자들이 병원을 선호하게 된다.

퇴원하는 환자도 2급 이상 돼야 교통수단이 지원되는데 3급 보다 낮지만 보행장애가 있는 경우에도 전혀 (교통)지원이 안돼 통원치료가 어렵다.

병원에서 걷는 연습을 하는 것보다 집에서 걷는 것이 좋다. 가정 치료를 위해 치료사가 집을 방문해 치료할 경우 (건강보험) 지급이 안된다. 국립재활원에 있으면서 이런 시범 사업을 많이 했다. 보건복지부내 커뮤니케이션 한계라고 본다"

- 재활은 어떻게 이뤄지는 것이 바람직한가...

"재활은 급성기 치료가 끝나면 바로 시작돼야 한다. 적절한 시기, 적절한 양의 재활이 장애 발생을 최소화 하고 (재활치료의) 효과를 극대화한다.

일반적 시스템은 대학병원서 급성이 재활이 끝나면 (재활)병원으로 환자를 보낸다. 대학병원과 재활병원 간의 연계 시스템이 중요하다. 중요한 것이 연계 체계이다. 재활서비스가 집에서도 이뤄져야 한다. 퇴원한 환자들이 성공적으로 가정 생활에 적응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더 만들어야 한다. 어려운 것이 보험시스템이다. 집에서 치료하는 것을 인정하지 않는다. 

그리고 재활은 팀웍이다. 완벽한 연계와 팀웍이 중요하다. 치료 계획을 세워 맞춤치료를 하고 정확한 평가를 해야 한다. 치료팀은 재활의학과 의사, 물리·작업·언어 치료사, 임상심리사, 간호사, 사회복지사가 갖춰져 있다. 한의사도 선택적으로 합류한다.

여기서 최선의 목표가 뭔지 결정하는 것이 맞춤형이라고 한다. 그것이 원칙이다. 하지만 의료환경이 굉장히 어렵다. 팀 접근시 수가 보전이 없어 근무외 시간을 따로 내 (팀회의를) 하는 것도 쉽지 않다.

축적된 연구 자료를 보면 기능적 회복이 제일 많은 시기가 처음 3개월이다. 6개월까지도 회복이 일어난다. 그 뒤에도 전혀 안 일어난다고 할 수 없지만 그런 측면에도 처음 3개월을 헛되게 보내지 말라는 것이다"

- 맞춤치료를 지향한다고 말했다...

"지금이 정착이 돼야 할 때이다. (2010년 12월 명지춘혜병원 개원) 세살이다. 세살 버릇이 여든간다. 지금 정착 안되면 못한다. 고민이 많다. 직원과 충분히 공유가 돼야 하는데 쉽지 않다. 공유를 위해 노력을 많이 한다. 이런 것들이 더 자리잡히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다"

▲ 박시운 원장이 꼽은 환자들의 최고 부담은 간병비였다. 박 원장은 "간병인 고용 비용으로 인한 본인 부담이 많다"고 지적했다. ⓒ의료기자공동취재단

- 재활 환자들이 겪는 어려운 점은 뭔가...

비급여인 새 치료를 받을 경우 환자 부담이 되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오히려 부담이 더 많은 것이 간병비다. 간병인 고용 비용으로 인한 본인 부담이 많다. 재활 환자 간병 문제로 (복지부에서) 워크샵을 하고 대안 마련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 병원 목표는...

병원 미션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뇌졸중 재활병원으로 스탠다드가 되도록 해보자는 것이다. 우리나라 같은 선진국형 사회에서는 재활의료가 많이 필요하다. 고령에 따른 만성병이 많다.

장애인, 노인, 만성병 환자 등 건강 취약 계층의 장애 재활 문제가 크다. 이런 분들을 건강하게 해주는 것이 재활병원의 역할이고 우리나라에서 재활병원의 존재 이유이다.

- 지난 2월 명지춘혜병원에 상지재활치료로봇을 들여왔다...

재활 로봇은 여러가지가 있는데 그 중 상지 운동을 위한 치료 로봇을 들여왔다. 환자가 상지 운동 중에 팔을 뻗는데 얼마나 힘을 쓰는지 감지하는 것이다.

운동을 통해 얻을 수 있는 효과는 많이 할수록 높아진다. 사람이 똑같은 운동을 시켜도 같은 효과가 있다. 사람이 할 경우 인력이 많이 투입돼야 한다. 로봇의 장점은 운동 학습의 피드백 기능이 뛰어나다는 것이다. 로봇은 많은 양의 운동을 가능하게 할 수 있다.

- 10년 넘게 국립재활원에 있다 병원을 옮겼다...

"뜻 밖에 왔다. 재활원이 싫어서 온 것이 아니다. 재활원에 있으면 연구 진행에 도움이 되지만 현장에서 제대로 된 병원을 만들어보고 싶었다.

허 원장(명지춘혜병원의 모 병원인 명지병원 원장)님과 친분이 있는 것도 아니었다. 여기로 옮긴 것은 신경외과 뇌졸중병원으로 (명지병원을) 잘 세워온 것을 보고  (재활시스템을) 추진할 수 있을 것 같아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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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 최소화 위한 재활시스템 구축 절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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