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3-28(목)
 
  • ‘과잉 건강검진 포럼’서 명승권 국립암센터 교수 밝혀
  • “근본적으로 비타민D 권장섭취량 개념 잘못돼”
  • “국내외 연구 결과 비타민D 보충제 효과도 확인 안돼”
  • “비타민D 보충제 섭취가 골절·낙상 위험 높여”
  • 일부 포럼 참가자 “권장섭취량 여전히 유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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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암센터 명승권 교수는 지난 21일 열린 ‘과잉 건강검진 이대로 좋은가’ 포럼에서 수십년 동안 전 세계적으로 발표된 논문에서 비타민D의 적정 수준에 대한 잘못된 개념을 적용해, 비타민D 결핍의 세계적인 대유행이 초래됐다고 우려했다. 혈청 검사를 통해 비타민D 수치를 확인할 수 있다.

 


[현대건강신문=박현진 기자] 현재 비타민D 권장섭취량 개념이 잘못돼, 건강한 사람을 대상으로 한 비타민D 선별 검사를 권장하지 말아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비타민D는 장으로부터 칼슘과 인 흡수를 촉진하고 신장에서 칼슘의 재흡수를 증가시켜 △혈중 칼슘 △인의 적정혈중 농도를 유지하는데 도움을 줘, 뼈 건강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비타민D가 부족할 경우 면역질환 위험을 높이고 △골다공증 △골연화증을 유발해 △골절 △낙상 등을 초래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국립암센터 명승권 교수는 지난 21일 열린 ‘과잉 건강검진 이대로 좋은가’ 포럼에서 수십년 동안 전 세계적으로 발표된 논문에서 비타민D의 적정 수준에 대한 잘못된 개념을 적용해, 비타민D 결핍의 세계적인 대유행이 초래됐다고 우려했다.


명 교수는 “400IU(아이유) 정도인 평균필요량이면 충분함에도 상위 2.5% 섭취량을 기준으로 한 권장섭취량을 기준으로 정해, 권장섭취량 이하이면 결핍이나 부족으로 잘못 정의했다”며 “이런 정의로 대다수 건강한 사람들을 비타민D 부족이나 결핍으로 분류했다”고 주장했다.


이런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미국 의학한림원은 한 집단의 영양소 섭취량 목소를 권장섭취량이 아닌, 평균필요량으로 정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명 교수는 “장병들이 영양결핍을 보이자 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국방자문위원회가 미국국립과학한림원에 영양문제 개선을 위한 가이드 개발을 요청했고 이 결과 권장섭취량이 등장했다”며 “이후 80년이 지나 영양 부족 문제가 해소됐음에도, 대부분의 연구 문헌이 특정 영양소의 부족이나 결핍을 정의할 때 권장섭취량을 기준점으로 잘못 사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명 교수와 비슷한 주장은 하버드의대 예방의학과 조안 맨슨 교수가 2016년 발표한 ‘비타민D 결핍, 정말 대유행인가’라는 논문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조안 맨슨 교수는 이 논문에서 “최근 수십년 동안 전 세계적으로 대유행처럼 보이는 비타민D 결핍 현상은 ‘특정 영양소에 대한 권장섭취량을 결핍의 기준점으로 삼고 전체 인구가 뼈 건강을 위해 적어도 권장섭취량 만큼을 섭취해야 한다는 잘못된 개념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명 교수는 잘못된 권장섭취량에 근거해 이뤄지는 ‘비타민D 선별 검사’는 재논의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특히, 비타민D 결핍 판정 이후 먹고 있는 비타민D 보충제가 골절 예방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지적도 했다. 


2021년 미국 질병예방서비스특별위원회가 혈청 비타민D 농도가 낮은 사람을 대상으로 시행된 46건의 비교임상시험을 분석한 결과. 비타민D 보충은 △사망률 △골절 △당뇨 △심혈관질환 △암 유병률 △우울증 △낙상에 효과가 없었다고 밝혔다.


2017년 미국의학협회지(JAMA)에도 33편의 임상시험을 메타분석한 결과, 비타민D 보충제 단독요법이나 칼슘제의 병합요법은 지역사회 거주 성인의 골절 위험성을 낮추는데 효과가 없었다고 밝혔다.


명 교수는 비타민D 보충제 복용이나 주사 접종이 골절 위험을 높인다는 연구 분석도 찾아냈다.


그는 “비타민D 복용군에서 낙상이 15%, 골절이 26% 높았다거나, 비타민D 고용량을 복용한 사람에서 낙상위험이 더 높았다는 연구가 있다”며 “간헐적 고용량 비타민D 보충은 낙상과 골절을 예방하는데 효과가 없었고 오히려 낙상과 골절의 위험성을 10% 높여 해로운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어 “이런 이유로 건강한 사람을 대상으로 한 비타민D 선별검사를 권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비타민D 뿐만 아니라 잘못된 권장섭취량의 개념을 폐기하고 의학적으로 타당한 권장섭취량 개념을 제정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비타민D 선별검사 무용론’에 대해 일반건강진단기관협의회 김동일 회장은 “세계보건기구(WHO)는 하루 소금 권장섭취량을 5~8g이라고 하며 이에 공감하고 있다”며 “비타민D도 과대나 과소를 모를 때는 권장섭취량이 기준이 돼야 한다”고 반박했다.


이에 대해 명 교수는 “소금은 5g 이하로 섭취하면 위암, 골다공증, 고혈압 위험이 낮아진다는 이유로, 기준이 5g”이라며 “나머지 영양소는 어느 농도부터 질병 위험이 증가하는지 연구 결과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좌장을 맡은 고려대의대 종앙내과 신상원 교수는 “국민들은 ‘비타민D를 먹어서 나쁠 것이 있겠냐’고 생각할 수 있다”며 “실제 큰 문제는 ‘비타민D 선별검사를 하는 것이 건강증진에 도움이 되겠냐’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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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검진⑥] “비타민D 선별검사 권하지 않고, 보충제 부작용도 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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