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4-16(화)
 
  • 국내외 가이드라인, 폐암 위험 낮은 사람 대상 흉부 CT 권하지 않아
  • 국립암센터 명승권 교수 “고위험군 아님에도 폐암 검진, 선별검사에 의한 위해 우려”
  • 강남세브란스병원 장윤수 교수 “폐암 환자 30% 비흡연자, 고위험군 정의 정립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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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3월, 국립암센터 주관, 대한폐암학회, 대한결핵 및 호흡기학회, 대한흉부외과학회, 대한영상의학회, 대한가정의학회, 대한예방의학회 등 관련 학회들 및 국립암센터로부터 추천받은 다학제 전문가로 위원회를 구성해 관련 권고안을 검토하고, 체계적인 문헌 고찰을 통해 폐암 검진의 효과에 대한 의과학적 근거를 평가 후 권고안을 마련했다. 

 

 

[현대건강신문=박현진 기자] 무분별한 건강검진이 오히려 건강에 위해 우려가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특히, 폐암 위험이 낮은 사람을 대상으로 폐암 선별 검사 목적의 흉부 저선량전산화단층촬영(저선량 흉부CT)를 시행해서는 안된다는 지적이다.


의학한림원은 2일 ‘과잉건강검진 이대로 좋은가’를 주제로 포럼을 개최했다.


이날 포럼에서는 국립암센터 명승권 교수가 ‘권고하지 않는 암검진, 저위험군의 폐암 검진 및 무증상군의 갑상선암’을 주제로 발표했다.


폐암은 2019년 기준 남성에서 연간 10만 명당 20,331명 발생해 갑상선암을 제외하면 암 발생률 1위를 차지하고 있고 여성에서는 5위를 차지하고 있다. 


폐암의 5년 상대생존률은 2015부터 2019년까지 34.7%로 △위암 77.5% △대장암 74.3%에 비해 상당히 낮고, 암 종별 사망률 또한 22.7%로 모든 암 중에 가장 높다. 


그러나 조기 폐암 환자의 경우 5년 생존률은 65.9%로 높아지고, △국소 진행단계의 경우 37.1% △원격 전이된 경우 6.7%로 낮아진다. 따라서 폐암의 조기발견은 폐암의 생존률을 높이는 데 있어 매우 중요하다.


이에 국내에서는 국립암센터 중심으로 미국에서 시행된 ‘대규모 전향적 폐암 검진(National Lung Screening Trial, NLST)’의 결과에 근거해 △55-74세 △30갑년 이상의 흡연력이 있는 고위험군을 대상으로 저선량 흉부CT를 시행하는 권고안을 발표하였고 전국 단위 시범사업을 거쳐 2019년부터 국가폐암검진사업에 포함시켰다.

 

문제는 일부 개인검진에서 고위험군이 아님에도 저선량 흉부CT를 통한 폐암 검진이 이루어지고 있고, 이럴 경우 선별검사에 의한 위해가 우려된다는 점이다.


현재 국내 폐암 검진 권고안에 따르면, 30갑년 이상의 흡연력이 있는 55~74세인 고위험군을 대상으로 저선량 흉부CT를 이용한 폐암선별검사를 매년 시행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특히, 저선량 흉부CT를 이용한 폐암 검진은 발견된 결절을 양성으로 판정하는 기준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양성률이 20~53%로 높아 피검자는 추후 폐암 유무를 확인하기 위해 병의원을 추가로 방문하게 된다.


검사 양성자 중 일부는 침습적 진단검사를 받는 중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다. 또, 저선량 흉부CT의 반복적인 촬영에 의한 방사선 피폭은 암을 유발할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명 교수는 “현재 흡연자의 경우 흡연력을 확인해 폐암 검진 대상 여부를 결정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적극적으로 금연을 권고하고, 금연보조약물 등을 이용해 흡연자의 금연을 돕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며 “우리나라는 결핵 유병률이 높아서 위양성 병변이 서구에 비해 높고, 저선량 흉부CT 검사의 판독 경험이 축적된 전문가가 많지 않은 상황으로, 검사의 질이 확보된 여건에서 검진을 실시해야 한다"고 밝혔다.


국내 가이드라인뿐만이 아니다. 미국 질병예방서비스특별위원회(USPSTF)의 가이드라인에서는 폐암 검진 대상을 △20갑년 이상의 흡연력이 있으면서 △현재 흡연자이거나 △금연한 지 15년 이내인 50~80세 성인으로 제한하고 있다. 


미국 국가종합암네트워크(NCCN)에서는 △55~74세에서 30갑년 이상의 흡연력이 있고 △금연한지 15년 미만인 자 또는 연령이 50세 이상이고 △20갑년 이상의 흡연력이 있으면서 △폐암 위험이 1.3% 이상인 위험요인을 갖고 있는 고위험군을 대상으로 매년 저선량 흉부CT를 시행하도록 권하고 있다.


국내외 가이드라인에서 폐암 검진을 고위험군에만 제한하도록 한 것은 폐암 선별검사의 위해성 때문이다. 폐암은 사망률이 높아 건강검진에 의한 조기발견 시 이득이 크지만, 선별검사의 위해도 분명히 존재한다.


지난 2011년 미국 국가폐암검진연구(NLST)에서 저선량 흉부CT 양성률은 24.2%, 이 중 56.5%는 추가 영상촬영을 하였고 5.9%는 경피적 세침흡인 혹은 생검, 기관지내시경, 수술 등의 침습적 검사를 시행했다. 


침습적 검사를 받은 사람 중 △폐암 확진자는 57.5% △침습적 검사를 받은 사람의 11.8%에서 주요 합병증이 발생 △1.5%는 침습적 검사를 받은 후 60일 이내에 사망했다. 또 저선량 흉부CT 양성으로 침습적 검사를 받은 사람 중 폐암이 아닌 경우는 42.5%, 2.4%에서 주요 합병증이 발생했다.


방사선 피폭에 대한 우려도 있다. 미국 국가폐암검진연구(NLST)에 참여한 저선량 흉부CT군 2,500명 중 1명은 방사선 피폭으로 인한 암 사망 위험이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물론 이 연구 당시 사용된 장비의 방사선 피폭량은 5mSv였고, 현재 사용되는 저선량 흉부CT 장비의 경우 1회 검사 시 방사선 피폭량이 0.6~1.5mSv이므로 실제 방사선 피폭의 위해도는 낮을 것으로 평가되고 있지만, 현재로서는 저선량 흉부CT선별검사로 인한 암 발생의 위험에 대해 정확히 알려져 있지 않다.


명 교수는 “국내외 가이드라인은 폐암의 고위험군에서 폐암의 선별검사로 저선량 흉부CT를 주기적으로 권고하고 있다”며 “하지만 고위험군이 아닌 무증상의 성인을 대상으로 폐암사망률을 낮추는 등의 이득에 대한 임상적 근거가 불충분하기 때문에 폐암 선별검사 목적으로 저선량 흉부CT의 시행을 권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대한폐암학회(폐암학회)는 현재 폐암 환자 3명 중 1명이 비흡연자로 폐암 검진 범위를 재고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폐암학회를 대표한 강남세브란스병원 장윤수 교수는 “비흡연 여성 중 폐암 환자가 많은데 이런 환자를 찾아내기 위해 고위험군에 대한 정의와 범위가 다시 정립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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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검진②] “폐암 찾기 위해 ‘일반인 저선량 흉부CT 검사’ 손해 더 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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