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3-29(금)
 

의사 상담 요청 없고, 간호사·물리치료사 많아

 

상담센터 관계자 “센터 상담까지 결심 힘들지만, 법무·노무 지원 연결”


대표사진_수정 copy.jpg
(사진제공=픽사베이)

[현대건강신문=원주=박현진 기자] 환자를 치료하는 병의원 내부 임직원 사이에서 발생하는 갑질이 여전한 것으로 드러났다.


병의원 내 갑질은 임신까지 순번을 정하는 ‘간호사 태움’이라는 특이한 형태로 세상에 알려졌고, 병의원에서 ‘태움 문화’를 해소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개선할 부분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건강보험공단(건보공단)은 지난해 8월부터 인권침해상담센터를 운영하며 의료기관 종사자들의 상담을 진행했다.


인권침해상담센터를 운영하는 건보공단 보건의료자원실은 지난 19일 원주 본원에서 열린 전문기자협의회 간담회에서 일부 상담 사례를 공개했다.


보건의료자원실 관계자는 “병원 내에서 발생한 사건을 밖으로 알린다는 것이 쉽지 않았지만 지금까지 들어온 상담을 보면 ‘갑질’ 사례가 가장 많았다”며 “센터를 운영해 보니 의사들의 상담은 없었고, 간호사 물리치료사들이 상담을 많이 요청했다”고 밝혔다.


다음은 상담 요청 사례이다.


#사례1. (간호사) 코로나 병동일을 하다보니 근무 외 시간에 업무를 하는 때가 많고 근무 외에 하지 못한 것에 대한 수간호사의 질책이 화가 났으며, 애로사항을 문자로 답을 했더니 전체 카톡에 올렸다. 부당한 일에 말도 하지 못하고 가슴이 뛰고 답답한 마음에 센터로 전화하게 됐다. 인권센터로 전화를 하지 않았다면 청와대라도 찾아갔을 거라며 분노감을 호소하였고 정서 심리 상담을 받고 나서 안정을 찾게 되었다.


#사례2. (간호사) 코로나 병동에서 겪는 스트레스보다 민원에 대해 잘 알고 있는 환자가 악성 민원을 넣는다는 협박으로 두려움, 공허함, 무력감, 슬픔을 느꼈다. 퇴근 후에도 환자가 어떤 컴플레인을 할지 염려하게 되었고, 병원을 옮긴다 해도 동일한 감정을 갖게 될 것 같은 절망감에 신경안정제를 복용. 마음의 안정을 찾기 위해 지원 요청했다. 심리상담 지원(4회)을 받고 마음이 진정되었다며, 만족감을 표현하였으며, 현재 계속 근무하고 있다.


#사례3. (작업치료사) 작업치료사로 고향을 떠나 타지에서 첫 직장에 입사를 하였으나 입사 1주일 만에 시작된 직장 내 따돌림을 경험한 이후로 업무를 하는 중에도 실수를 하면 동료들이 비웃거나 뒤에서 다 들리게 욕을 하거나 본인만 소외되는 상황이 계속 이어졌다. 

실수가 반복될까봐 굉장한 불안감과 위축감, 피해의식, 화가 났고 자존감 상실 등으로 인해 센터로 도움을 요청했다.

상담 초기에는 따돌림을 하는 가해자들의 처벌을 강력히 원하였으나, 상담이 진행되면서 본인이 퇴사하고 이직을 결정하여, 이후에 이직을 하게 되면 이직한 회사에서 잘 적응하기 위해서 어떤 부분들을 노력해야하는지 알고 싶다고 하여 심리검사를 실시했고 검사 이후 현 직장에서  잘 지내려 노력하고 있다.


#사례4. (행정직원) 육아휴직 복직하였으나, 기관에서 지하 1층으로 근무처를 발령하면서 제대로 된 자리를 지정해 주지 않고, 업무상 필요한 컴퓨터조차 제공하지 않았다.

직원의 욕설 및 따돌림으로 인하여 고충상담을 신청하였으나, 비밀유지가 되지 않는 등으로 눈물만 나고 불안감으로 병원에서 약을 처방받아서 복용하게 되어 인권센터에 심리상담을 요청했다.

본인의 속상한 마음을 나누며 노무 자문을 의뢰하였고, 고용노동부로 신고서를 접수하기로 했다.


#사례5. (행정직원) 경영부진을 이유로 권고사직을 요청하는 부서장의 요구에 응하지 않자, 심한 폭언을 했다.

상담센터에 지원을 요청한 직원에 대해 심리 상담과, 부당해고 관련 법률지원을 했다.


지난해 8월부터 인권침해상담센터 운영 결과 △심리상담 지원 98건 △법무·노무 지원 9건으로, 센터 운영 초기라 상담건수가 많지 않았다.


센터를 운영하는 보건의료자원실 관계자는 “작년 8월에 전문상담사 5명을 배치해 인권침해상담센터를 개소하고 상담센터 인지도 제고를 위해 다양한 채널을 통한 홍보에 집중하고 있다”며 “올해도 상담센터 활성화를 위해 동영상 홍보 및 의료기관 현장을 방문하여 홍보를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상담센터로 운영되다 보니 한계도 있었다.


이 관계자는 “상담 요청자에 대한 심리-법률 지원을 하고 있지만 사례가 반복되는 의료기관에 대한 조사할 행정 권한은 가지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태그

전체댓글 0

비밀번호 :
메일보내기닫기
기사제목
병의원 여전히 ‘갑질 정글’
보내는 분 이메일
받는 분 이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