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4-19(금)
 
본문_기본_사진1.gif
코로나19 감염 이후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환자 보호자들과 인권단체들은 지난 23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의 기저질환 치료까지 책임질 수 없다’는 발언에 분개했다.

 

 

방역당국 “암 환자 감염 종료 후 국가지원, 형평성 논란 생겨”


코로나19 위중증환자 보호자 “암 환자 극히 일부, 대부분 코로나로 인한 환자”


인권단체 “정부 여전히 심각한 상황조차 제대로 인식 못해”


[현대건강신문=박현진 기자] “코로나19 고위험군을 책임지고 위중증 환자를 중심으로 관리하겠다던 정부는 이제 어머니의 존재를 부정하며 가족들에게 또다시 상처를 주었습니다”

 

코로나19 감염 이후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환자 보호자들과 인권단체들은 지난 23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의 기저질환 치료까지 책임질 수 없다’는 발언에 분개했다.


3월 초 코로나19위중증피해환자보호자모임은 서울 청와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코로나19 확진 후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지만 격리가 해제된 이후 치료비를 환자가 수 천만원을 부담해야 하는 사례가 늘고 있어 정부가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밝혔다.


이후 방역당국은 격리 해제 이후에는 건강보험이 적용되고 본인 부담금이 발생한다고 밝혔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8일 브리핑에서 “중증 암 질환자가 코로나19에 감염돼서 코로나19 바이러스 배출기간 동안 감염내과의 치료를 받고 코로나19 감염은 종료된 상태에서 지속적으로 중증 암에 대한 치료를 할 경우에 이 부분에 대해서 발생하는 5% 정도의 본인부담에 대해서 국가가 계속 지원하게 된다”며 “코로나19와의 관련성이 미흡하다는 점에서 국가지원예산의 타당성과 형평성에 논란이 생길 수 있다”고 밝혔다.


코로나19위중증피해환자보호자모임은 12, 13일 양일간 코로나19 위중증환자 보호자 101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전체 응답자 중 33%는 별도의 기저질환이 없었고 기저질환이 있다고 답한 66% 중 △고혈압 환자 38명 △당뇨 31명 △암 7명이었다고 밝혔다.


설문에 참여한 위중증환자 중 방역당국에서 예로 든 암 환자 사례는 10%가 채 안됐다.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이보라 공동대표(국립중앙의료원 호흡기내과 전문의)는 “격리해제가 되어도 퇴원하지 못하는 중환자들이 많아, 코로나 감염에 의한 증상인지 기저질환에 의한 것인지 명확하게 구분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23일 기자회견에는 코로나19 확진 후 위중증으로 발전한 환자 보호자의 호소가 나왔다.


저희 어머니는 지난해 12월 21일 코로나 확진이 된 이후 12월 24일 크리스마스 이브 아침, 산소포화도가 55까지 떨어진 상태에서 병원에 입원하셨습니다. 그리고 오늘로 81일째 에크모를 달고 중환자실에서 사투를 벌이고 계십니다. 


일상 생활을 멀쩡히 하던 한 사람이 코로나에 감염이 된 이후 90일 넘게 중환자실에 누워있습니다. 가족들은 인공호흡기와 에크모를 주렁주렁 달고 병상에 누워있는 어머니의 모습을 보는 것도 힘이 듭니다. 


고위험군을 책임지고 위중증 환자를 중심으로 관리하겠다던 정부는 이제 어머니의 존재를 부정하며 가족들에게 또다시 상처를 주었습니다. 


격리해제가 되면 위중증 환자 숫자가 줄어드니 마치 위중증 환자들이 퇴원을 한 것처럼 보입니다. 그리고 격리해제 이후 병원에 남아있는 사람들이 마치 기저질환 치료를 위해 퇴원하지 않고 있는 사람들인냥 호도하여, 안 그래도 일상이 무너져버린 환자와 가족들에게 그 책임의 화살을 돌리고 있습니다. 


그리고 정부가 지켜준다 말하던 고위험군과 사회적 약자, 취약계층들이 보호받기는 커녕 이 사회적 재난의 책임을 떠맡고 있는 형국입니다. 


호흡이 안 되어 에크모를 하고 세 달째 투병 중인 저희 어머니가 왜 코로나 환자가 아니라는 것입니까? 진단서와 치료경과기록에는 코로나로 인한 급성호흡부전과 폐섬유화로 치료를 받고 있다고 적혀 있습니다. 


이 모든 원인이 코로나가 아니고 도대체 무엇이란 말입니까? 폐 기능을 제외한 다른 이상이 없어 회복을 기다리며 하루하루 버티는 환자의 존재를 지워버리고, 그 책임을 오롯이 개인에게 돌리는 정부의 무책임한 태도에 위중증환자의 보호자들은 피눈물을 흘리며 분노하고 있습니다. 


정부의 현재 방역 정책에 문제를 제기한 코로나19 인권대응네트워크 한희 활동가는 “정부는 이미 있는 기저질환 치료까지 책임질 수 없다는 모욕적인 이야기까지 하고 있다”며 “그럼에도 정부는 오미크론 감염으로 인한 사망과 기저질환으로 인한 사망을 정확히 구별하기는 어렵다는 이야기를 하며 상황의 심각성조차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태그

전체댓글 0

비밀번호 :
메일보내기닫기
기사제목
“정부 ‘기저질환 치료까지 책임 없어’ 발언, 코로나 위중증환자에게 모욕감 줘”
보내는 분 이메일
받는 분 이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