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3-29(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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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연대본부 최은영 서울대병원 간호사(왼쪽)는 2일 열린 ‘무책임한 재택치료 방침 철회 및 병상확보·인력확충 요구 기자회견’에서 정부의 재택 중심 확진자 관리에 우려를 표명했다.

 


“말이 ‘재택 치료’이지 방치라는 느낌 지울 수 없어”


“코로나 확진 산모 양수 터졌는데 분만 못해 결국 대학병원서 분만”


공공병원 의료진·병상 한계 상황...시민단체 “민간병원서 코로나 진료 늘려야”


[현대건강신문=박현진 기자] “재택 치료라고 읽고 자택 대기 중 사망 할 수도 있다고 해석한다” (최은영 서울대병원 간호사)

 

최근 하루 신규 확진자가 5,000명에 달하고, 서울시는 2,000명을 넘었다. 서울 소재 코로나19 중환자실 가동율은 90%를 기록해, 이미 수용 한계를 초과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의료연대본부 최은영 서울대병원 간호사는 2일 열린 ‘무책임한 재택치료 방침 철회 및 병상확보·인력확충 요구 기자회견’에서 정부의 재택 중심 확진자 관리에 우려를 표명했다.


11월 들어 확진자가 급증하자 정부는 지난달 26일 재택치료 중심의 의료대응체계 전환을 발표하고 “재택치료 중에도 건강관리가 적시에 이루어질 수 있도록 관리의료기관을 확대하고, 외래진료체계를 구축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최은영 간호사는 “말이 좋아 ‘재택 치료’이지, 방치라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며 “만성질환자의 경우도 원격진료 시 오진의 우려나 위험성이 있는데, 코로나는 급성 질환이고 환자 스스로 관리할 수도 없다”고 코로나 확진환자의 위험성을 밝혔다.


고위험군인 고령 코로나19 확진자는 정상 소견을 보이다가 급속하게 병세가 악화돼 인공호흡기를 이용한 기계호흡을 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 호흡 곤란이 발생하면 산소가 필요한데, 급격히 악화되면 고농도산소를 투여하고 곧 바로 기도삽관을 하기도 한다.


재택 치료 중 이런 상황이 발생하면 확진환자가 입원할 병원을 찾아 적절한 대처를 하기에 시간이 부족하다.


최은영 간호사는 “1인 가구의 경우나, 귀가 잘 들리지 않는 사람이나, 의사소통이 어려운 사람이나 장애를 가진 사람들의 경우에는 위험상황에 처해도 전화조차 걸 수 없다”고 재택치료 환자의 제각각인 상황을 모니터 요원이 적절하게 대응하기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실제 최근 산부인과에서 관리를 받던 만삭의 코로나19 환자가 재택 치료 중 양수가 터졌지만, 다니던 병원에서 병실이 없어 입원을 하지 못해 대학병원 응급실에서 수 시간 동안 대기하다 병동에 입원한지 30분 만에 출산을 하기도 했다.


최 간호사는 “대한민국 임산부들은 코로나 상황에선 다니던 병원도 못 다닌다”고 우려했다.


최 간호사는 코로나19 감염병동이 계속 확충되면서 남은 의료인력이 없다는 점도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지난 3일 서울대병원에 코로나19 중환자실이 또 만들어졌다. 최 간호사는 “이제 서울대병원에 마지막 남은 간호간병통합서비스 병동을 일반병동으로 전환하고 인력을 빼서 (감염병동으로) 운영하게 된다”며 “더 이상 돌려막기 할 간호 인력도 없다”고 토로했다.


인력 부족 문제는 코로나19 사태 초기인 지난해 3월부터 불거졌지만 지금도 여전하다.


최 간호사는 “간호 인력의 숙련도에 따라 환자의 목숨이 왔다갔다 하는데, 파견인력으로 머리수만 채우는 것은 이제 그만해야 한다”며 “땜질식 인력으로는 해결이 불가능하고 시범병원인 서울대병원, 보라매 병원에 즉각 인력을 투입하여 환자간호를 할 수 있도록 조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더 나아가 최 간호사는 정부가 공공병원 확충에 대한 정책과 예산 수립에 나서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국민들이 공공병원에 생명을 기댈 수밖에 없어, 제대로 된 치료를 위해서는 공공병원의 확충이 필요하다”며 “1회용 땜질식 인력이 아니라 제대로 일할 수 있는 고정적 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서울시 소관인 보라매병원과 기획재정부의 허가가 필요한 서울대병원의 인력을 확충하기 위해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야 하는데, 지금까지 모습은 실망스럽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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