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3-19(화)
 
▲ 8년전 신장이식 후 첫째 아들을 출산한 최 모씨(40 가운데)는 만성신부전으로 혈액 투석을 하고 있는 가운데 자연분만으로 둘째 딸을 출산했다. 딸을 안고 기뻐하는 남편(왼쪽)과 첫째 아들(오른쪽).

[현대건강신문] 난치병을 앓고 있으면서도 두 아이를 건강하게 출산한 산모가 있어 생명탄생의 훈훈한 감동을 주고 있다.
 
만성신부전증으로 혈액 투석중인 최모(40)씨가 지난 6일 서울성모병원에서 정상 분만으로 둘째 아이를 출산했다.

더욱이 이 여성은 신장이식 수술을 받은 후 출산한 것으로 신장이식과 혈액투석 중에 정상 분만한 일은 국내외 적으로 찾아보기 힘든 일이다.
 
대부분의 가정을 꾸미는 여성들에 있어서 아이를 출산하는 것은 당연한 것 일수도 있으나 모든 여성에게 해당되는 것만은 아니다.

더욱이 만성신부전증은 난치병이며 이중에서도 혈액 투석치료 까지 하는 환자가 출산을 생각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한 유럽의 보고에 따르면 혈액투석을 받는 환자가 임신한 경우는 2.3%에 불과하고 특히 임신한 만성신부전증 환자들 중 45%가 인공임신중절수술을 택했다고 한다.
 
만성신부전증 환자가 임신을 할 경우 61%의 신생아가 양수막조기파열 등 산모 및 태아의 상태 때문에 제왕절개에 의해 조기 유산했으며 태아의 발육부진은 42~90%에 달했다고 한다.
 
국내에서도 투석 환자가 정상 분만한 사례는 드물게 보고되고 있으나, 신장이식 시행 후 이식 신부전으로 인하여 혈액 투석을 시행 중인 환자에서 조기 출산 혹은 제왕절개 수술 시행하지 않고 정상 분만한 사례는 처음이다.
 
최 모씨의 투병생활은 십여 년 전인 1998년 부터 시작되었다. 25세 나이에 결혼 후 신혼여행 중 숨이 심하게 차올라 찾은 병원에서 만선신부전증을 진단받았다.
 
이후 혈액투석을 시작하였으나 상태가 더욱 악화되어 결혼 후 1년 후인 1999년 10월에 신장이식수술을 받았다.

건강이 나쁜 상황 속에서도 아이를 출산하고 싶은 열망이 컸던 최모씨와 남편은 각별한 노력 끝에 2004년 6월에 첫 아기(남아, 2.57kg)를 출산하였다.
 
그러나 출산 후 이식한 신장기능이 저하되어 2006년 4월부터 혈액투석을 다시 시작하게 되었다. 혈액투석 6년째인 올해, 두 번째 임신을 알게 되었고 부부는 기쁨 반 두려움 반의 마음으로 병원을 찾았다.
 
신장내과 주치의 양철우교수는 "처음 병원을 방문했을 때 이미 임신 20주로 태아가 이미 상당히 성숙된 상태라 중도 포기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다행히 산모가 임신중독의 증후가 보이지 않고 태아의 발육상태가 양호하여 잘 관리하면 정상적인 출산을 할 수 있겠다는 가능성이 엿보여 임신을 유지하기로 결정하였다"고 하였다. 
 
임신을 유지하기로 결정한 이후 최모씨는 혈액투석을 받을 때 심혈을 기울였다. 한 번 투석을 하는데 4시간 정도가 소요되는데 이로 인해 혈압이 떨어지는 등 산모가 위험해 질 수 있기 때문에 시간을 줄였다.

대신 충분한 투석으로 뱃속 태아를 건강하게 키우기 위해 횟수를 주 3회에서 6회로 늘렸다. 또한 조혈호르몬 투여량을 늘려서 빈혈을 없애고, 산모들의 정상체중으로 몸무게를 늘리는 등 두 번째 찾아온 생명을 지키고자 각고의 노력을 기울였다.
 
이처럼 산모와 의료진이 효과적인 혈액투석과 고위험 임신에 대한 면밀주도한 출산관리를 함께 노력한 지 10개월 지났다. 마침내 3월 6일 최 씨는 서울성모병원에서 2.6kg의 건강한 여자 아이를 출산하였다.
 
최 모씨는 “올해 초등학교 2학년이 된 첫째가 동생이 생긴 것을 좋아하여 늘상 둘째 태명을 부르고 다니곤 했다. 어느 날은 내 부른 배를 보면서 ‘엄마 힘들게 하지 말고 잘 태어나야해’라고 얘기했는데 그 덕분인지 분만실 들어 간지 두 시간 정도 만에 둘째가 나왔다” 며 출산의 기쁨을 표현했다.
 
또한 “신장을 이식 받으면 아이를 가질 수 있다는 말에 수술을 받았고 첫째아이를 건강하게 출산했었다. 하지만 수술 후 복용하는 약 때문에 첫째 아이는 모유 수유를 하지 못해서 맘이 아팠는데, 둘째 아이도 건강하게 낳고 모유수유까지 할 수 있어서 행복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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