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3-29(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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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병원 24년차인 B간호사는 가면을 쓴 채 △대리 처방 △대리 시술 △대리 문서 작성 △대리 설명 교육 △환자 상태 파악 △연구 보조 등 인턴 레지던트 등 전공의가 처리해야할 업무를 간호사가 불법적으로 수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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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노조는 오는 10일 청와대 앞에서 PA 등 불법의료 문제와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대안 마련을 촉구하기 위해 기자회견을 열고, 11일에는 전국 180개 지부 병원에서 의사 인력 확충을 위한 공동 행동에 들어갈 예정이다.

 


“전공의 등 의사 부족해 간호사들 대리 처방 횡행”


“대리 시술, 대리 처치, 대리 문서 작성 등 결국 환자 불안으로 이어져”


보건노조 “의사 부족이 만든 불법의료 문제 이제 공론화해야”


[현대건강신문=박현진 기자] 의사 부족 문제로 의료현장에서 PA(진료보조인력) 간호사가 의사 업무를 대신 처리하는 불법 행위가 벌어지고 있어, 더 이상 이를 방치하지 말고 대안 마련에 나서야 한다는 의료 현장 목소리가 나왔다.


전국보건의료노조(보건노조) 주최로 6일 서울 당산동 보건노조에서 열린 ‘의사 인력 부족이 만든 불법 의료 현장 고발 기자회견’에 참석한 간호사는 마스크를 쓴 채 “환자 안전과 불법 의료 근절을 위해서 의사 인력 확충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A병원 24년차인 B간호사는 가면을 쓴 채 △대리 처방 △대리 시술 △대리 문서 작성 △대리 설명 교육 △환자 상태 파악 △연구 보조 등 인턴 레지던트 등 전공의가 처리해야할 업무를 간호사가 불법적으로 수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B간호사는 “의사 대신 대리 처방 등 업무를 하는 PA(진료보조인력)은 최근 임상전문간호사라는 이름으로 환자 시술을 하고 있다”며 “대리 처방이 가장 많이 횡행하는데 병동 PC에 의사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붙여놓고 병동 간호사들이 처방 등에 사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C병원 D간호사도 신규 간호사 20~30%가 업무 부담으로 사직하고 있는데 이런 업무 중 절반이 간호사의 업무가 아니라고 단언했다.


D간호사도 “의사가 부족해 이들이 하지 못하는 업무를 누구나 하면 된다는 식으로 (병원에서) 불법을 자행하고 있다”며 “그 결과 병원을 믿고 진료를 받으러 온 환자들은 불안해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C병원은 최근 불법 무면허 의료행위인 심장초음파 대리 검사와 대리 진단으로 고발당했고, 대리 검사를 한 간호사들은 경찰에서 조사를 받은 뒤 본인들이 행정 처벌을 받을 수 있다는 불안감에 시달렸다.


D간호사는 의사가 부족해 이뤄지는 대리 문서 작성도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환자가 검사·시술·수술을 할 경우 동의서를 환자와 보호자에게 받아야 하는데, 주치의 등 담당 의사가 각 항목별로 자세하게 설명하고 서명을 받아야 하지만 의사 인력 부족으로 간호사가 설명하고 대리 서명까지 하고 있는 상황이다.


D간호사는 “병원에서는 전공의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PA 간호사를 채용해 △상처 봉합 △각종 술기 △배액관 관리 △상처부위 소독 등을 하게 한다”며 “병원에서 불법적인 사례가 벌어지고 있지만 벌금을 내고 계속하겠다는 생각이 팽배해 있다”고 고발했다.


보건노조 나순자 위원장은 “PA 문제는 간호사들이 형사 처벌을 받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어 쉽게 드러낼 수 없었지만 지금은 한계 상황에 도달했다”며 “공개 토론을 통해 병의원에서 지금 어떤 불법적인 문제가 발생하는지 국민들에게 정확하게 알리고 대안 마련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나 위원장은 “의료기관평가인증원 회의에서 PA 간호 인력을 많이 사용하는 병원에 ‘인증을 주지 말아야 한다’고 지적하기도 했지만 보건당국은 꿈쩍도 안했다”며 “정부는 코로나19 사태로 드러나 의사 부족 상황을 국민에게 정확하게 알리고 의사 확충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한미정 사무처장은 “현장 증언자들이 가면을 쓴 이유는 한 병원의 문제가 아니라 대부분의 보건의료기관의 문제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날 지방에서 상경한 현장 증언자들은 한 목소리로 의사 부족으로 인해 벌어지는 불법의료 문제는 몇몇 병원의 문제가 아니라 대한민국 모든 병원이 겪는 어려움이라고 강조했다.


보건노조는 오는 10일 청와대 앞에서 PA 등 불법의료 문제와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대안 마련을 촉구하기 위해 기자회견을 열고, 11일에는 전국 180개 지부 병원에서 의사 인력 확충을 위한 공동 행동에 들어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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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 인력 부족 고발 간담회에 ‘가면’ 간호사 절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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