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3-29(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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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병원은 의료 환경의 변화를 대처하기 위해 기존에 소규모로 운영하던 입원전담의제를 확충하는 방안을 내놨다. (자료=서울대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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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원의학센터 김동기 센터장(오른쪽)은 “전담의제 확충으로 중증희귀질환에 대한 진료 수준을 높이고 외래, 시술, 수술 분야 전문의가 해당 분야 집중하면서 환자에게 보다 나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며 “동시에 입원환자를 주로 맡았던 전공의가 입원, 외래, 시술, 수술 전분야에서 수련할 기회가 확대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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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승용 부원장(가운데)은 “상당 기간 준비해왔던 입원의학전담제를 병원 발전 모델로 삼고자한다”며 “경증 수술을 줄이며 병원의 중증도가 올라가는데 이런 측면에서 입원전담 전문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왼쪽은 외과 박규주 교수, 오른쪽은 신상도 기획조정실장.

 


서울대병원 ‘입원의 전담교수’ 확대...입원환자 담당 전문의, 환자 통합 치료


우리나라 ‘입원의학’ 불모지, 전문의 얼마나 지원할지 지켜봐야


일부에선 의사 인력 수도권 빅5 집중화 가속화 우려


[현대건강신문=박현진 기자] 암·심뇌혈관질환 등 중증치료를 담당하고 있는 상급종합병원의 과부화를 개선할 첫 걸음으로 입원의학 전담의가 필요하다는 발표가 나왔다.


2017년 전공의특별법 이후 전공의의 주당 근무시간이 80시간으로 제한되면서 병원 내 인력난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대장암 치료 전문가인 서울대병원 외과 박규주 교수는 “요즘에는 수술 중임에도 오후 6시간 되면 전공의들이 나가는 말이 안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며 “전임의와 교수들이 수술을 마무리하고 있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이런 상황은 지방 대학병원으로 갈수록 더 심각하다. 경기도 모 대학병원 비뇨기과 교수는 “당직이 일상화됐다”며 “2명이서 번갈아가면서 당직을 서고 있는데 얼마나 버틸지 나도 모르겠다”고 말했다.


수 천 병상을 운영하는 빅5 병원들은 수술 등을 도맡아하는 전문 의료진을 기반을 두고, 다수의 전공의를 활용해 입원 환자의 치료를 담당하는 체제를 유지해왔다.


그나마 전공의특별법 시행 이후 전공의 근무시간이 80시간으로 제한되면서 야간 휴일의 입원환자, 응급환자 치료는 전임의나 교수들이 담당해오고 있다.


최근 보건복지부는 상급종합병원이 암·심뇌혈관질환 등 중증도가 높은 질환자를 중점으로 치료하도록 수가체계를 변경하면서 중증환자 쏠림으로 인한 의료진들의 업무 부담이 더 커질 전망이다.


서울대병원은 이 같은 의료 환경의 변화를 대처하기 위해 기존에 소규모로 운영하던 입원전담의제를 확충하는 방안을 내놨다.


‘전공의 진료에서 전문의 진료로 입원환자에게 최상의 의료를’이란 이름으로 25일 서울대병원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정승용 부원장(대장항문외과 교수)은 “상당 기간 준비해왔던 입원의학전담제를 병원 발전 모델로 삼고자한다”며 “경증 수술을 줄이며 병원의 중증도가 올라가는데 이런 측면에서 입원전담 전문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서울대병원은 ‘전문의 중심 입원 진료 체계 변화’를 목표로 2020년까지 전체 병상의 70%를 입원의학 전담 교수가 담당하도록 인력 확충을 할 예정이다.


우선 △입원의학 전담 교수가 진료하는 과를 5개에서 12개로 늘리고 △입원의학 전담 교수를 11명에서 51명으로 확충 △입원의학 전담 교수가 81개 일반 병상 담당에서 604병상 담당으로 확대 등을 순차적으로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기존에 임원환자 전문의가 있었던 내과,외과, 소아과, 산부인과, 신경외과에는 전담 교수가 확대되고 흉부외과 신경과 이비인후과 정형외과 등 12개과에는 전담교수가 신규로 채용될 예정이다.


입원의학센터 김동기 센터장(내과 교수)은 “전담의제 확충으로 중증희귀질환에 대한 진료 수준을 높이고 외래, 시술, 수술 분야 전문의가 해당 분야 집중하면서 환자에게 보다 나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며 “동시에 입원환자를 주로 맡았던 전공의가 입원, 외래, 시술, 수술 전분야에서 수련할 기회가 확대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신상도 기획조정실장(응급의학과 교수)은 “김연수 원장이 밝힌 중증희귀난치복합질환 중진 진료 체계의 첫 발을 떼는 것이 입원의학전담의제”라며 “우리 병원에서 연구를 진행한 것은 아니지만 일반적으로 전담전문의를 시행하는 병동을 조사한 결과, 감염 문제가 개선되고 수술 후 재원 일수도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하지만 입원의학전담의제가 제대로 진료 현장에 정착되기 위해 풀어야 할 문제도 많다.


가장 중요한 문제는 입원의학전담의를 모집하는 것이다. 일부 지방 대학병원에서는 2억원의 연봉을 제시했지만 신분 불안정 등을 이유로 인원을 메우지 못하기도 했다.


최근 수도권에 지어진 모 대학병원은 30여명의 입원 전담의 모집 공고를 냈지만 실제 지원한 전문의는 1/3에 불과했다.


김동기 센터장은 “병원에서 제시하는 연봉 수준은 1~2억 사이”라며 “신규 채용할 전담교수에게 기존 교수들과 마찬가지로 연구실 배정, 단기 연수 등 각종 복지 혜택에 있어서 동일하게 책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지원 전담의들이 가장 관심을 갖는 교수직 보장 문제에 대해 정승용 부원장은 “지금 입원전담교수도 진료교수로 임용돼 있다”며 “계약직이 아닌 (입원전담교수도) 임상진료과와 똑같이 임상교수-대학기금 교수-법인교수로 가려고 한다”고 밝혔다.


서울대병원에서 좋은 조건으로 입원전담의를 모집하면서 지방대학병원의 의료진 구인난이 심화될 것이란 우려에 신상도 기조실장은 “올해와 내년에 내과와 외과 전문의들이 기존보다 많이 배출 된다”며 “이들 인력을 뽑고 기존 진료과 임상전문의 선발을 줄이고 대신 입원전담의를 뽑을 생각으로, 지방의 의료인력 확보에 부작용을 미치지 않도록 적극적으로 대처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미국, 유럽에 비해 시작단계인 입원의학이 한 진료과로 자리잡기 위해 시간이 필요하다는 문제도 있다.


김동기 센터장은 “전국적으로 입원전담전문의가 170여명에 불과하고 타진료과와 관계 설정도 아직 제대로 되지 않았다”며 “앞으로 입원전담전문의 양성과 운영을 위한 의료계와 정부의 논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외부에서 (입원전담전문의가) 충원될 수 있지만 내부에서 관심 있는 전문의들의 지원도 있을 것으로 본다”며 “앞으로 센터를 하나의 진료과로 발전시키는 것으로 목표로, 입원전담의가 유사시 환자에 대한 책임을 질 정도로 독립적인 진료가 보장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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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심뇌혈관질환 등 중증치료 첫걸음 ‘입원의학 전담의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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