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4-16(화)
 
가로_확장.gif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김명연, 유재중, 윤종필 의원(이상 자유한국당)은 대한의사협회(이하 의협)와 함께 1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항궤양제 라니티딘 발암물질 검출 사태와 관련해 식약처의 뒷북 대처를 질타했다.

 


의사협회 “라니티딘 사태는 국내 의약품 안전관리 총체적 위기 보여준 참사”


건강세상네트워크 “유럽 미국처럼 의약품 안전성 이슈 주도하지 못해”


[현대건강신문=여혜숙 기자] 지난해 고혈압약인 발사르탄 사태로 홍역을 겪은 가운데, 최근 위장약치료제인 라니티딘에서 발암 추정 물질인 NDMA가 검출돼 또 다시 혼란이 반복되고 있다. 


특히 비슷한 사태가 반복됨에 따라 식품의약품안전처(이하 식약처)의 무책임함과 전문성 결여에 대한 질책과 비난이 이어지고 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김명연, 유재중, 윤종필 의원(이상 자유한국당)은 대한의사협회(이하 의협)와 함께 1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항궤양제 라니티딘 발암물질 검출 사태와 관련해 식약처의 뒷북 대처를 질타했다.


의협은 이번 라니티딘 사태가 대한민국 '의약품 안전관리'의 총체적 위기를 그대로 보여준 참사라고 규정했다.


의협 최대집 회장은 “150만명의 환자들에게 처방되고 있는 다빈도 처방 의약품의 위험성을 식약처 스스로 먼저 알아내려는 노력 없이, 오직 미국과 유럽 등 외국의 발표 결과에 따라 뒤늦게 조사에 나섰다”며 “이는 지난해 발사르탄 사태와 동일하다”고 지적했다.


물론, 연간 7조원의 예산을 사용하고 전일제 직원만 2만명 가까이 이른다는 미국 식품의약국(FDA)와 우리나라의 식약처를 단순 비교하기는 어렵지만, 매번 이렇게 외국의 발표 결과에만 의존해야 한다면 식약처의 존재 자체가 의문이라는 지적이다.


또한, 미국에서 라니티딘 NDMA가 검출됐다는 소식을 알린 후 식약처의 대처도 문제가 있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의협 "발사르탄, 라니티딘 사태 모두 보여주기식 아마추어 행정"

 

의협은 “당초 9월 16일 발표시에는 먼저 시행한 검사결과에서 문제의 NDMA가 검출되지 않았다고 했다”며 “이후  10일만에 원료의약품 7종에서 모두 NDMA가 검출되었다며 전면적인 판매와 처방 금지 조치를 내렸고 이 과정에서 엄청난 혼란이 야기되었다”고 비난했다.


정확한 검사결과를 확인하고 전문가들의 의견을 확인해서 조치해도 늦지 않은데 신속하게 대처하는 척 하기 위해서 일부 검사결과만 발표했다가 스스로 입장을 뒤집은 꼴이 됐다는 것이다.


최대집 회장은 “‘발사르탄 사태’때에도 서둘러 주말에 발표를 했다가 월요일부터 의료기관이 마비가 되는 혼란이 있었다”며 “한마디로 내실 없이, 보여주기에 급급한 아마추어 행정이 반복되고 있다는 것”이라고 비난의 수위를 높였다.


무엇보다 위험한 것은 식약처의 ‘무능’보다도 ‘안이한 태도’라는 지적이다. 지난 발사르탄 사태 때에도 어설픈 대처로 비난을 받으면서도 ‘신속한 대처’였다며 자화자찬을 하더니 이번에도 또 스스로 칭찬을 하고 나섰다는 것이다.


이어 “치료받기 위해서 온 환자에게 인체에 해를 미칠 수 있는 물질이 함유된 약을 처방하고 싶은 의사는 없다”며 “환자와 함께 의사 역시 이 사태의 피해자”라고 밝혔다.


식약처는 어설픈 대응을 해놓고 뻔뻔하게 자화자찬할 것이 아니라 진정 국민과 의사가 믿을 수 있는 식약처로 거듭날 수 있도록 처절한 혁신으로 거듭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더불어, 정부와 국회 역시 식약처가 내실을 기할 수 있도록 충분한 예산과 지원을 아끼지 않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건강세상네트워크 "식약처 의약품 안전성 문제 '뒷북'은 무능력함"

 

건강세상네트워크도 1일 성명을 내고 식약처가 문제를 먼저 감지해 선제대응을 하지 못하고 항상 해외 국가의 발표에만 의존하는 것에 대해 의문을 표했다.


이들은 “식약처는 의약품 안전성 관리체계가 없는 것인가, 아니면 역량이 없는 것이냐”며 “우리나라에서 시판된 의약품 안전성 문제를 국내 식약처가 아닌 유럽 EMA나 미국 FDA결과를 통해서 뒤늦게 인지해야 하냐”고 식약처의 무능력함을 지적했다.


식약처는 지난 2015년 7월부터 유럽과 미국, 일본의 경우처럼 의약품 안전성 확보를 위해 의약품 안전성 감시계획의 일환으로 ‘위해성 관리계획(Risk Management Plan)’을 도입했다. 


이는 의약품 시판 허가가 난 의약품을 대상으로 안전성 및 유효성, 위해성에 대해 평가하고 정기적으로 보고하도록 의무화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식약처는 의약품의 안전성 정보관리차원에서 안전성 최신보고(DSUR)와 안전성 정기보고(PSUR)를 제약사에게 제출하도록 규정하고 있는데 이는 국제의약품규제조화위원회(ICH)의 가이드라인을 따르고 있다. 


미국 FDA도 시판 후 의약품 안전성 정보는 ICH의 지침에 따라 안전성 정기보고(PSUR)를 통해 제공되고 있다. 이번 라니티딘에서 NDMA물질이 발견되었다는 사실도 미국 FDA Medwatch라는 약물안전성감시체계를 통해 보고되었다. 


건강세상네트워크는 “식약처는 의약품 부작용 관련 조치의 근거가 안전성 정보에 관한 보고들을 통해 이루어지며 해외 국가에서도 이러한 시스템을 이용해 의약품 관련 부작용 사례를 보고하고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다”며 “그런데도 식약처는 유럽이나 미국처럼 의약품 안전성 이슈를 주도하지 못하고 끌려가고 있는지 의문이 든다”고 지적했다.

 

식약처 내부 임상심사 TF소속의 전문의, 의약품 시판 후 안전성 관리 문제 제기

 

특히, 최근 식약처 내부 임상심사 TF소속의 전문의가 식약처가 의약품 시판 후 안전성 관리와 모니터링을 제대로 하지 않고 있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문제의 핵심은 식약처가 약물안전성감시체계 차원에서 제약사들로부터 제출 의무화 하고 있는 DSUR, PSUR 보고서를 검토하고 있지 않다는 것이다. 


이들은 “식약처는 그 동안 의약품 안전성 관리에 대한 문제가 불거지거나 책임론이 거론될 때마다 관련 업무에 대해서 국제표준을 따르고 있고 규정을 마련해 이를 근거로 처리해 왔다고 변명을 해왔다”며 “식약처가 의약품 안전성 관리를 위해 국제표준을 준용해서 엄격히 따르고 있다면 의약품 안전성 문제가 이슈가 될 때마다 왜 식약처는 미국이나 유럽의 규제조치에 의존해서 행동해야 했던 것일까?”라고 반문했다.


특히, 식약처 관계자는 언론 인터뷰 과정에서 식약처가 의약품 안전성 사후관리 측면에서 제약사가 제출하는 DSUR과 PSUR를 검토하지 않고 있다는 문제 제기에 대해 “사회적 이슈가 집중된 사안이 아니다”고 말한 바 있다. 


건강세상네트워크는 “식약처 관계자의 이 한마디로 식약처가 어떠한 입장을 유지하고 있는지 충분히 짐작이 간다”고 지적했다.


식약처는 발사르탄이나 라니티딘과 같은 의약품 안전성 문제가 불거지더라도 사회적 이슈로 확장되지 않으면 문제 될 것이 없고 논란이 된다 하더라고 ‘이 또한 지나가리라’라는 안일한 태도를 취하고 있다는 것이다.


끝으로 건강세상네트워크는 “식약처는 시판 후 안전관리 제도를 근거라고 변명해서는 안 된다”며 “의약품 안전을 책임지는 중앙부처라서 식약처의 존재이유를 다시한번 고민해 봐야 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태그

전체댓글 0

비밀번호 :
메일보내기닫기
기사제목
“라니티딘 ‘발사르탄 사태’ 재탕, 식약처 반성 없어"
보내는 분 이메일
받는 분 이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