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3-29(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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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병원 혈액종양내과 윤성수 교수는 “다발골수종 치료는 대표적으로 조혈모세포 이식이 가능한 환자가 불가능한 환자로 나뉘는 데, 이식을 받은 환자의 경우에도 재발률이 80~90%에 달한다”며 “이 때문에 재발 기간을 얼마나 연장하느냐 하는 것이 치료의 성패를 좌우한다”고 말했다.

 


[현대건강신문=여혜숙 기자] 고령사회로 접어들면서 다발골수종이 점차 주요 혈액암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다발골수종은 골수에서 비정상적인 악성 형질세포가 만들어져 고칼슘혈증, 신부전, 빈혈, 골병변 등의 증상이나 면역기능 저하로 인한 빈번한 감염 등을 초래하는 혈액암이다.


다발골수종의 원인은 잘 알려져 있지 않다. 하지만 방사선이나 벤젠, 기타 유기용매, 제초제, 살충제 등에 노출된 것이 지목되고 있으며, 무엇보다 노화가 가장 큰 영향을 끼친다. 국내 다발골수종 환자가 갈수록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현재, 인구 10만명당 2.9명 꼴로 발생하는 다발골수종은 림프종, 백혈병 등에 이어 발생률이 높은 3대 혈액암 중 하나로, 종양을 제거하는 수술적 치료가 힘들어 완치가 어려운 질환이다.


다발골수종, 재발 기간 연장이 치료 성패 좌우


다발골수종은 항암화학요법이 가장 기본치료이며, 이어 자신의 조혈모세포를 채집한 후 고용량의 항암제를 투여하고 다시 본인의 조혈모세포를 이식하는 자가조혈모세포이식 치료를 하게 된다. 


조혈모세포이식은 65세 이하의 비교적 젊은 연령에서 사용되어 왔으며, 현재 관해유도항암치료에 이은 고용량 항암화학요법과 자가 조혈모세이식이 65세 이하의 환자에게 추천되는 방법이다. 하지만 다발골수종의 경우 관해 상태를 유지하다가 재발하는 경우가 많고 이를 위해 레블리미드 같은 약물로 유지요법이 추천되고 있다.


서울대병원 혈액종양내과 윤성수 교수는 “다발골수종 치료는 대표적으로 조혈모세포 이식이 가능한 환자가 불가능한 환자로 나뉘는 데, 이식을 받은 환자의 경우에도 재발률이 80~90%에 달한다”며 “이 때문에 재발 기간을 얼마나 연장하느냐 하는 것이 치료의 성패를 좌우한다”고 말했다.


다발골수종 조혈모세포 이식의 성공률을 높이기 위해 유도요법을 실시해야 할 뿐만 아니라 재발을 늦추기 위한 유지요법도 중요하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윤 교수는 “재발이 잦은 질환의 특성상 다발골수종 치료는 자가조혈모세포 이식 후 재발을 최대한 늦추는 것이 관건”이라며 “최근 나온 임상에 따르면, 대표적인 유지요법인 레블리미드 단독요법의 경우 대규모 연구를 통해 무진행 생존 기간(PFS)을 2년 이상 연장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소개했다.


유지요법을 실시한 환자군과 그렇지 않은 환자 간에 무진행 생존 기간이 2년에서 2년 반 정도 차이가 나는데 이는 엄청난 차이라는 게 윤 교수의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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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교수는 “유도요법에서 레블리미드를 사용하고, 유지요법으로 레블리미드를 사용하면 효과가 더 좋은 것은 이미 잘 알고 있다”며 “어떻게 생각해도 무진행 생존기간이 평균 2~2.5년 늘어난 것은 엄청난 것”이라고 다시한번 강조했다.

 

 

조혈모세포 이식 후 레블리미드 유지요법, 세계적 표준치료

 

실제로, 지난 2017 ESMO 가이드라인부터 레블리미드가 자가조혈모세포 이식 후 다발골수종 환자의 단독 유지요법으로 권고되고 있으며, 이는 ‘CALGB 100104’, ‘IFM 2005-02’, ‘GIMEMA RV-MM-PI-209’ 3가지 임상시험 결과를 근거로 한 것이다.


‘CALGB 100104’는 레날리도마이드 단독 유지요법과 위약에 대한 안전성과 유효성을 비교 평가했다. 91개월 중앙 추적관찰 기간 결과, 레날리도마이드 단독 유지요법군의 무진행 생존기간은 46개월(vs. 대조군 27개월), 전체 생존율은 113.8개월(vs. 대조군 84.1개월)로 대조군(위약)에 비해 임상적으로 개선된 안전성과 유효성을 입증했다.


‘IFM 2005-02’는 레날리도마이드 단독 유지요법과 위약에 대한 안전성과 유효성을 비교 평가했다. 30개월 중앙 추적관찰 기간 결과, 레날리도마이드 유지요법군의 무진행 생존기간은 41개월로, 대조군(23개월, 위약)에 비해 약 2배 가까이 높은 수치를 나타내며, 임상적으로 안전성과 유효성이 상당히 개선됨을 입증했다.


‘GIMEMA RV-MM-PI-209’는 ‘CALGB 100104’, ‘IFM 2005-02’와 달리 동일한 연구 내에서 2가지 이상의 약제가 독립적으로 연구되는 2x2 연구법으로 진행했다. 


투여군을 자가조혈모세포이식군과 MPR병용요법(멜팔란+프레드니손+레날리도마이드)군으로 나눠, 레날리도마이드 유지요법군과 비유지요법군을 후속으로 비교 평가했다. 레날리도마이드 유지요법군의 무진행 생존기간은 54.7개월로 대조군(비유지요법군) 37.4개월에 비해 높게 나타났다(51.2개월 중앙 추적관찰). 또한 레날리도마이드 유지요법군은 질환의 진행 및 사망 위험률을 대조군 대비 58%까지 감소시켰다.


‘CALGB 100104’, ‘IFM 2005-02’, ‘GIMEMA RV-MM-PI-209’ 메타분석 연구는 레날리도마이드의 단독 유지요법의 무진행 생존기간(PFS)과 전체생존율(OS) 모두 향상되었음을 입증했다.  다발골수종 환자를 79.5개월간 중앙 추적 관찰한 결과, 레날리도마이드 단독 유지요법군의 무진행 생존기간(PFS)이 52.8개월로, 대조군 23.5개월에 비해 2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레블리미드 유지요법, 급여 안 돼 국내 사용 환자 5%에 불과


윤 교수는 “유도요법에서 레블리미드를 사용하고, 유지요법으로 레블리미드를 사용하면 효과가 더 좋은 것은 이미 잘 알고 있다”며 “어떻게 생각해도 무진행 생존기간이 평균 2~2.5년 늘어난 것은 엄청난 것”이라고 다시한번 강조했다.


문제는 미국이나 유럽에서도 표준치료로 자리 잡은 유지요법이 국내에서는 건강보험이 되지 않고 있다는 것. 이 때문에 국내에서 조혈모세포 이식 후 레블리미드를 유지요법으로 쓰고 있는 환자는 전체의 5%에 불과하다.


실제로, 비급여로 레블리미드 유지요법을 쓸 경우 한 달 약가가 200만원에 달한다. 환자들이 대부분 50대 후반에서 60대인 것을 고려할 때 경제적으로 어려움이 많을 수밖에 없다.


윤 교수는 “현재 정부에서는 유지요법의 기간을 2년으로 제한하자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며 “하지만, 다발골수종 환자들이 더 오래 살 수 있다. 경제적인 이유 때문에 좋은 치료법을 사용하는 것이 안타깝다”고 전했다.


특히, 정부가 단순히 건강보험 재정만을 따질 것이 아니라 비용 효과성을 따져볼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윤 교수는 “다발골수종은 완치라는 개념이 없기 때문에 계속 관리 받아야 하고, 사회적 부담 액수로 보면 고형암 보다 훨씬 더 부담이 큰 질환이 될 것”이라며 “유지요법을 통해 재발을 늦출 수 있다면 재발에 사용하는 고가의 신약을 덜 쓸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유지요법은 전 세계에서 다하고 있다. 현재 자가부담으로 이식 환자의 5~10%만 유지요법을 하고 있다”며 “자가이식 후 병을 잡기 위해 무언가 해야 한다는 사실을 알지만 경제적 이유로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것은 문제다. 정부의 합리적인 결정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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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발골수종 재발 막는 유지요법, 환자들은 ‘그림의 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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