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3-28(목)
 

[현대건강신문=여혜숙 기자] 최근 의사요한, 검법남녀 등 드라마에 등장해 주목 받은 희귀질환이 있다. 바로 ‘파브리병’. 리소좀 저장 관련 희귀질환인 파브리병은 인구 4만명에서 12만명 당 1명 꼴로 발견되는 매우 드문 유전병이다.


파브리병은 희귀질환이지만 결핍된 효소를 보충하는 효소대체요법(ERT)을 통해 치료가 가능하다. 하지만, 낮은 질환 인지도로 진단이 늦어지거나 진단이 되지 않는 실정이며, 실제로 초기 증상 발현 후 파브리병으로 진단 받기까지 평균 10년 이상 소요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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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브란스병원 심장내과 홍그루 교수

 

 

국내에서 심장내과 중 가장 많은 파브리병 환자를 치료하고 있으며, 세브란스병원에서 ‘비후성 심근병증 및 파브리병 클리닉’을 이끌고 있는 홍그루 교수와 함께 파브리병에 대해 보다 자세하게 알아보았다.


Q. 파브리병이란 무엇인가?


파브리병(Fabry disease)은알파-갈락토시다제 A(alpha-galactosidase A)라는 특정 효소의결핍으로 세포내에 당지질(Gb-3)이 쌓여 발생하는 리소좀 축적질환(Lysosomal Storage Disorders, LSD)이다. 


X염색체의 유전적 변이에 의한 유전질환으로 주로 남성에서 발병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여성에서도 발생할 수 있다. 어머니가 파브리병 환자일 경우 아들과 딸 모두에게 50%의 확률로 유전될 수 있으며,아버지가 파브리병 환자일 경우 아들에게는 발현되지 않지만 딸에게는 100%의 확률로 유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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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염색체의 유전적 변이에 의한 유전질환으로 주로 남성에서 발병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여성에서도 발생할 수 있다. 어머니가 파브리병 환자일 경우 아들과 딸 모두에게 50%의 확률로 유전될 수 있으며,아버지가 파브리병 환자일 경우 아들에게는 발현되지 않지만 딸에게는 100%의 확률로 유전된다.

 

 

Q. 파브리병 환자치료 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점은 무엇인가?


파브리병 환자 치료에 있어 가장 중요한 사안은 첫째, ‘조기진단과 치료’, 둘째, ‘약제의 특성을 고려해 환자에게적합한 치료제의 선택’, 셋째, ‘다양한 전공 분야의 교수진들과 협진을 통한 다른 장기의 합병증 예방’으로 나눌 수 있겠다.


Q. 파브리병의 조기진단과 치료가 가장 중요한 이유는 무엇인가?


파브리병의 증상은 신경계, 눈, 심장, 신장, 피부 등 전신에 걸쳐 다양하게 나타난다. 진행성 질환으로 태아 시기부터 장년까지 나이가 들수록 점차 세포와 장기들이 파괴되고 질병이 악화되기 때문에 빠른 진단과 적기 치료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 때문에 환자에서의 조기 진단과 치료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


의사요한 드라마를 보면 극중 차요한(지성 분)은 환자가 파브리병일 확률이 0.00001%라고 설명한다. 파브리병은 유병률이 11만 7,000명당 한 명 꼴로 알려져 있는 희귀질환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국내에서 파브리병을 진단 받은 환자는 150여명 정도에 지나지 않는다.국내 인구를 고려했을 때 아직 300명~400명 정도의 환자가 진단을 받지 못한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이처럼 파브리병의 진단이 어려운 이유는 증상의 비특이성 때문이다. 전신에서 다양하게 증상이 발생하다 보니 다른 유사 질환으로 오인하기 쉬워 증상에 대한 치료만 이뤄지고 근본적인 파브리병을 의심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게다가 파브리병 질환 자체에 대한 인지도가 낮아 진단받기까지는 평균 10년 이상 소요되고 있다.

 

Q. 파브리병 환자에서 치료제 선택 시 고려해야 할 점은 무엇인가?


파브리병 치료제 선택 시 고려해야 하는 점은 주입 시간, 안전성(부작용 등) 그리고 효과이며 이는 치료제의 특성을 고려해 환자에게 맞는 치료제를 선택해야 한다.


국내에서 2가지 효소대체요법 치료제와 경구용 약제가 있다. 주로 사용되는 효소대체요법 치료제에는 레프라갈과 파브라자임이 있으며 현재 비후성 심근병증 및 파브리병 클리닉의 모든 환자들은 부족한 효소를 넣어주는 효소대체요법으로 치료를 하고 있다. 효소대체요법은 현재까지 파브리병 치료에 있어서 가장 입증된 치료법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에는 인간세포주에 기반한 레프라갈(아갈시다제 알파)을 눈여겨보고 있다. 레프라갈은 아미노산 서열 구조가 체내에서 생성되는 효소와 동일하기 때문에 다양한 치료의 이점이 있다.  


기존 약제는 4시간 정도 투약을 받아야 했는데, 레프라갈은체내 흡수가 빨라 1회 투여에 소요되는 시간이 40분으로 줄어 환자의 편의성이 높아졌다는 점과, 투여로 인한 주입 관련 특이 반응이 상대적으로 낮아 안전하게 투여 가능하다는 점이다. 효과 면에서도 장기 임상을 통해 심장과 신장의 기능 및 증상에서의 우수성을 확인했으며, 남성 환자에서 기대수명도 17.7세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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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프라갈(아갈시다제 알파)

 

 

Q. 파브리병 환자에서 협진이 중요한 이유는 무엇인가?


심장내과 전문의로 다양한 심장질환 환자를 만나면서 원인을 알 수 없는 심근비대, 부정맥, 자율신경이상 등의 증상이 있을 경우 파브리병을 의심하게 됐다. 파브리병 환자의 60% 이상이 심장질환을 갖고 있고, 심근증과좌심실비대증은파브리병의주요사망원인중하나기 때문이다. 심장내과 전문의로서 파브리병 환자를 담당하면서 심장 증상 외에도 전신의 다양한 증상들을 총괄적으로 관리할 필요성을 느끼게 됐다.


세브란스병원은 2012년 ‘비후성 심근병증 및 파브리병 클리닉’을 국내 최초로 개소하고, 성인 환자에서 파브리병에 대한 진단을 시작했다. 현재까지 클리닉을 통해 총 30명 이상의 파브리병 환자를 추가로 발굴했으며, 국내 심장내과 중 가장 많은 파브리병 환자를 치료하고 있다.


파브리병 클리닉에서 특히 신경을 쓰고 있는 것은 다양한 전공 분야의 교수가 한 팀을 구성해 긴밀한 협진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다. 파브리병의 증상은 전신에서 비특이적으로 발생하는 만큼 한 명의 전문의가 모든 증상을 관리할 수 없다. 증상에 따라 담당과를 찾아 다니며 진료를 받아야 하는 시스템은 환자에게 불편을 주는 것은 물론 질환의 총괄적 관리가 불가하므로 치료 효율성이 낮아질 우려가 있다.클리닉에서는 심장내과, 유전학, 신장내과, 피부과, 안과, 신경과까지 하나의 팀으로 파브리병을 총괄적으로 관리해 파브리병 환자에게 종합적인 관리를 제공하고 있다.


Q. 마지막으로 파브리병 환자나 의료진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먼저 의료진 여러분께서는 파브리병은 치료제가 있는 희귀질환이며 간단한 피 검사로 진단이 가능하니 적극적으로 관심을 가지고 의심되는 경우 검사를 진행해 보실 것을 권고 드리고 싶다. 또한, 파브리병은 효소대체요법과 함께 각 환자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장기의 증상치료가 함께 병행 되어야 한다는 점 역시 중요하다. 


파브리병 환자분들께는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고 싶다. 파브리병이 희귀질환이기 때문에 자칫 불치병이라고 오해하기 쉽다. 그러나 파브리병은 신속한 치료가 이뤄진다면 충분히 관리 가능한 질환이다.


우리 전문의들은 단 한 명의 환자라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함께 헤쳐 나갈 것이다. 파브리병 환자분들도 포기하지 않고 의료진을 믿고 적극적으로 치료를 받는다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의료진을 믿고 함께 파브리병을 정복할 수 있다는 마음가짐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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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댓글 1

ksh

유익한 내용이내요 !앞으로도 좋은 정보 부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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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귀질환 '파브리병' 의사요한 등 드라마에 등장해 재조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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