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4-18(목)
 
가로_사진.gif
삼성서울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정유숙 교수는 지난 26일 국립중앙의료원에서 열린 중앙난임·우울증상담센터 1주년 기념심포지엄에서 ‘임산부 정신건강의 중요성’이란 주제로 발표하며 임산부의 정신건강이 태아에게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밝혔다. 사진은 정 교수가 발표한 첫 한살 시기 뇌 발달 그래프. 

 


“임산부, 신체 건강 못지않게 정신 건강 관리 중요”


삼성서울병원 정유숙 교수 “임산부 정신 건강 검사 부끄러운 일 아니다”


[현대건강신문=박현진 기자] 출산 직후 우울증을 겪은 엄마 밑에서 자란 아이의 뇌 발달이 더디다는 연구 결과가 소개됐다.


임신 시기는 신체적 변화 못지않게 정신·심리적 변화가 큰 시기이다. 


삼성서울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정유숙 교수는 지난 26일 국립중앙의료원에서 열린 중앙난임·우울증상담센터 1주년 기념심포지엄에서 ‘임산부 정신건강의 중요성’이란 주제로 발표하며 임산부의 정신건강이 태아에게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밝혔다.


임신을 하게 되면 △호르몬 변화 △수면 부족 또는 식습관 변화 △자신과 태아의 건강에 대한 걱정 △부모가 되는 것에 대한 기대와 두려움 △직업 여성의 경우 휴직 또는 퇴직에 대한 불안 등을 경험할 수 있다.


정유숙 교수는 “임산부의 정신 건강을 잘 돌보는 것이 전 가족의 웰빙에 영향을 준다”며 “하지만 적지 않은 수의 산모들이 우울장애를 경험하고 있다”고 밝혔다.


‘엄마의 정신건강 상태와 태아’를 주제로 해외에서 발표된 연구를 분석한 정 교수는 “임신 중기에 엄마의 스트레스가 증가할수록 임신 후기 태아의 신경발달 지표가 나쁜 것으로 나타났다”며 “그리고 출산 직후 2개월 때 엄마가 우울지수가 높으면, 아이가 10살이 됐을 때 뇌 발달에 영향을 준다는 결과도 있다”고 소개했다.


이어 “출산 후 2개월간 우울 증상을 겪은 엄마의 영향이 신생아가 10세가 될 때까지 뇌 발달에 영향을 준다는 결과는 상당히 우려스러운 것”이라고 말했다.


 

가로_사진.gif
정유숙 교수는 “이 한 사례를 소개했지만 외래진료에 오는 발달장애 아동에게서 유사한 병력이 있는 경우가 많다”며 “엄마의 정신건강 상태가 ‘불안전 애착’을 유발하고 엄마가 원하는 바가 아니지만 결과적으로 방임이나 학대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정 교수는 진료 중인 ‘3세 남아’의 사례를 소개했다.


이 아이는 말이 늦고 또래 친구들에게 관심이 없었다. 주변에서 불러도 대답이 없고 혼자 놀려는 성향이 강했다. 이 아이는 돌 때까지 눈 맞춤을 잘 하고 잘 웃고 부모에게 ‘엄마’, ‘아빠’를 부를 정도로 성장에 별 이상이 없었다.


정 교수는 이 아이의 양육 환경에 주목했다. 


이 아이는 △친정과 시댁이 멀어 엄마가 혼자 양육을 했고 △아이가 1세 때 동생을 임신해, 엄마는 입덧으로 누워지내는 시간이 많았고 △아이가 옆에 와서 놀아달라고 해도 엄마의 몸이 힘들고 우울해 아이에게 자주 짜증을 내고 소리를 질렀다 △안 놀아주면 처음에는 칭얼거리고 울기도 하다가 나중에는 조용히 혼자 놀게 되었다.


정 교수는 “이 한 사례를 소개했지만 외래진료에 오는 발달장애 아동에게서 유사한 병력이 있는 경우가 많다”며 “엄마의 정신건강 상태가 ‘불안정 애착’을 유발하고 엄마가 원하는 바가 아니지만 결과적으로 방임이나 학대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정신건강의학과에서 말하는 ‘안정 애착’은 양육자를 안전 기지로 삼아 안정감을 느끼고 정서적 유대감을 느끼는 것으로, 이를 위해 영아의 신호에 대한 양육자의 반응이 중요하다. 이런 과정이 영유아의 정서·사회성·언어·인지 발달에 중요하다. 


‘불안정 애착’이 자녀의 인지·정서·사회성·언어발달 지연에 영향을 준다는 해외 연구 발표가 있다.


이런 결과를 방지하기 위해 임산부의 정신건강 검사의 필요성을 강조한 정 교수는 “임산부가 정신건강 검사를 받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 아니고 주산기 우울증 진단이 중요하다”며 “조기 검진으로 조기에 발견해 대응하는 것이 자녀 양육에도 이롭다는 점이 많이 홍보돼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앙난임·우울증상담센터 최안나 센터장(국립중앙의료원 산부인과)도 “산부인과 의사 입장인 저도 (임산부 진료시) 고혈압·당뇨 유무만 물었지 정신건강에 대해 특별히 묻지 않았다”며 “임신·출산 시기 우울증이 올 수 있고 정부에서 심리지원 사업을 하고 있어, 전국의 임산부들이 정신 건강 검사를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태그

전체댓글 0

비밀번호 :
메일보내기닫기
기사제목
출산 후 엄마 우울증, 아이 뇌 발달 악영향
보내는 분 이메일
받는 분 이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