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3-19(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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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이재갑 교수는 “항생제 내성, 특히 그람음성균으로 인한 항생제 내성 문제는 현재 세계 공중 보건의 최대 위협 요인으로 널리 인식되고 있다”며 “대책이 마련되지 않는다면 엄청난 파급 효과를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현대건강신문=여혜숙 기자] 세계보건기구(WHO)는 항생제 내성을 현재 세계공중 보건의 최대 위협 중 하나로 규정하고 있다. 항생제 내성은 거주 국가, 연령에 상관없이 누구에게나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심각한 감염의 치료와 표준적인 의료 절차 제공에도 큰 위협이 되고 있다.


특히 국내 항생제 사용량은 경제개발협력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여전히 1위로 조사돼 항생제 과다 사용국이라는 오명을 벗지 못하고 있다. 항생제 사용량이 많은 만큼 항생제 내성 문제가 ‘화약고’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이재갑 교수는 “항생제 내성, 특히 그람음성균으로 인한 항생제 내성 문제는 현재 세계 공중 보건의 최대 위협 요인으로 널리 인식되고 있다”며 “대책이 마련되지 않는다면 엄청난 파급 효과를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람음성균은 폐렴, 혈류 감염, 상처 또는 수술 부위 감염, 뇌수막염 등 병원 및 의료시설 내 감염을 유발한다. 일부 그람음성균은 여러 약제에 내성이 발현되어 대부분의 시중 항생제에 대한 내성이 커지고 있다.


실제로, 2007년 유럽에서 항생제 내성으로 인한 사망자는 총 2만5000명에 이르며, 이 중에 그람음성균으로 인한 사망자의 비중은 3분의 2에 달한다.


이 교수는 “우리나라 종합병원의 경우 매년 항생제 내성균으로 인해 10여명의 사망자가 발생한다고 생각하면 된다”며 “특히, 중환자실 환자들이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중환자실에서 급성기 치료를 끝낸 환자들은 다양한 항생제 내성균을 다 가지고, 요양병원에서 가게 되는데, 국내 요양병원의 상황이 한 병실에 보통 6~7명의 환자가 입원하고 이 환자들을 모두 한 명의 간병인이 관리하다보니 요양병원이 감염관리의 취약지가 되고 있다. 또 요양병원의 환자가 갑자기 상태가 나빠져 종합병원 중환자실로 입원할 경우 항생제 내성균이 또 다시 중환자실 전체 환자들에게 감염되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는 것이 그의 지적이다.


이 교수는 “강남성심병원에서는 모든 전원환자들을 대상으로 카바페넴 내성균(Carbapenem Resistant Enterobacteriaceae, 이하 CRE) 검사를 하고 있다”며 “3년 전에는 1년에 7명 정도 발견됐는데, 지난해에는 20명이 넘었고, 올해는 벌써 30명 정도 된다. 전체 의료기관들의 감염관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효과적인 새 항생제 도입 중요하지만, 국내 치료제 도입 늦어 "쓸 약 없다"

 

특히, CRE와 같은 그람음성균에 의한 감염은 치료 옵션이 매우 제한적이기 때문에 그람음성균 내성 증가는 현재 전 세계가 직면한 가장 중요한 보건 문제다.


항생제 내성균 대응에 효과적인 새 항생제 도입은 국가 안보를 위해서도 매우 중요하지만, 우리나라는 슈퍼박테리아 치료제 도입이 늦어 쓸 약이 없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미국의 경우 지난 2012년부터 ‘항생제 개발 촉진법(GAIN Act)’을 통해 항생제 신약 개발을 독려하고 있다. 이 때문에 달바반신, 테디졸리드, 오리타반신, 세프톨로잔-타조박탐, 세프타지딤-아비박탐, 메로페넴-버보박탐 등 11개의 신규 항생제가 FDA 허가를 받았다.


하지만, 이 중 국내 허가를 받은 제품은 2개 품목에 불과하고, 국내에서 개발된 테디졸리드 조차 국내에서 출시되지 못하고 있다. 또 현재 출시된 항생제 신약도 비급여로 출시돼 환자들의 접근권이 크게 떨어진다는 것이 그의 지적이다.


이 교수는 “비급여일 경우 약을 꼭 써야 하는데 하루에 항생제 값만 90만원이면 약가 부담이 굉장히 크다. 쓸 수 있는 환자가 거의 없다”고 밝혔다.


그는 “국내 항생제 내성균의 발생률이 높은 상황에서 적정 사용과 함께 신약 공급이 중요한만큼, 약가에 대한 보장과 급여화를 통한 환자들의 보장성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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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갑 교수 “항생제 내성 문제 해결 위해 요양병원 감염관리 강화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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