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강신문=여혜숙 기자] 간암은 세계 5대 암 중 하나다. 특히 간암의 경우 사회 주 생산활동층인 40세 이후부터 발생률이 급격히 증가하며, 40~50대에서 사망원인 1위를 차지해 사회 경제적 부담이 큰 질환이다.
그럼에도 간암에 대한 연구는 다른 암종에 비해 상대적으로 부족했다. 간암은 대부분 수술이나 조직검사 없이 치료하는 경우가 많아 조직 샘플을 얻기가 쉽지 않고, 만성간염과 간경변이 동반되고 있어 고려해야 할 임상 데이터가 다른 암종에 비해 많아 기초나 임상 연구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소라페닙 이후 10년만에 새로운 간세포성암 1차 치료제로 ‘렌비마’가 허가를 받아 주목을 받고 있다.
10일 한국에자이는 ‘렌비마’의 간세포성암 1차 치료제 국내허가를 기념해 ‘간세포성암의 치료 패러다임 변화’를 주제로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파르나스 서울에서 미디어 교육을 진행했다.
간세포성암의 사망률을 낮추기 위한 노력은 소라페닙 이후 계속되어 왔으나 많은 임상연구가 소래페닙만큼의 치료효과를 입증하는데 실패했다. 렌비마는 생존기간 연장 측면에서 소라페닙 대비 비열등성을 확인한 유일한 약제다.
렌비마, 간세포성암 치료의 새로운 치료옵션
고려대학교 구로병원 소화기내과 김지훈 교수는 “치료제가 많을수록 임상의로서는 반가운 일”이라며 “간암의 심각성 및 그간 적절한 치료제가 부족했던 임상 상황을 고려하면 렌비마라는 새 치료옵션의 등장은 상당히 반가운 소식”이라고 전했다.
특히 렌비마의 등장으로 간세포암종 치료의 새로운 전기를 맞았다는 평가다.
김 교수는 “렌비마는 10% 대에 머물던 소라페닙의 반응률을 41%대로 끌어 올렸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렌비마는 REFLECT 연구를 통해 소라페닙 대비 전체 생존율의 비열등은 물론, 무진행 생존기간, 객관적 반응률 등 임상적 유효성 개선을 확인했다.
연구결과 렌비마 치료 환자 그룹의 전체 생존기간 중간값은 13.6개월, 소라페닙 치료 환자 그룹은 12.3개월이었다. 또한 무진행 생존기간 중간값의 경우 렌비마는 7.3개월을 반면 소라페닙은 3.6개월에 그쳤다. 객관적 반응률 역시 렌비마는 41%, 소라페닙은 12%로 유의한 차이를 보였다.
이런 연구결과들로 렌비마는 미국 AASLD, 유럽 EASL 등 해외 가이드라인에서는 간세포성암 1차 치료에 렌비마를 소라페닙과 동일 수준으로 권고하고 있다.
렌비마, 소라페닙 대비 치료 반응률 3배 높아
다른 암종과 마찬가지로 간세포성암도 1차부터 치료 반응률이 좋은 치료제를 쓰는 것이 중요한데, 특히 렌비마는 국내 간암 주요 원인인 B형 간염 바이러스로 인한 간암에 우수한 치료 효과를 보인다는 측면에서 국내에서의 임상적 유효성이 기대되고 있다.
김 교수는 “그간 국내 간암 치료에서 겪은 어려움에 비추어보면, 새 치료옵션이 국내 환자에게 실질적인 혜택으로 잘 이어질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지금부터 살펴야 한다”고 강조했다.
렌비마 임상연구 결과와 간세포성암 새 치료 패러다임을 주제로 발표한 이탈리아 볼로냐 S. 오솔라 말피기 대학병원의 파비오 피스칼리아 교수는 높은 치료 반응률은 약물의 임상시험 성공 여부를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라고 말했다.
피스칼리아 교수는 “렌비마는 소라페닙 대비 반응률이 3배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며 “높은 반응률을 가진 약물은 치료에 효과적일 뿐만 아니라 치료동기 및 환자 순응도를 향상시킬 수 있다”고 밝혔다.
특히, 이렇게 높은 반응률을 보이는 것 자체가 종양의 크기를 줄이는 것으로 볼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피스칼리아 교수는 “렌비마가 종양의 크기를 줄일 수 있다면, 예전에는 종양의 크기 때문에 시도를 못했던 색전술로 다시 치료할 수 있게 된다”며 “환자들에게 새로운 치료 기회를 제공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