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강신문=여혜숙 기자] 지난 5일 미국의 바이오젠과 일본 에자이가 공동으로 개발하고 있는 알츠하이머 치료제 BAN2041이 긍정적인 2b상 결과를 발표하면서 치매치료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대형 다국적 제약사들이 치매치료제에 도전했다가 잇따라 실패하면서, 치매치료제 도전에 대한 의지가 한풀 꺽인 듯 했으나 이번 임상 성공으로 치매치료제 파이프라인을 가진 제약기업들의 기대가 커지고 있다.
아밀로이드 항체 치료제인, BAN2041은 856명의 초기 알츠하이머 환자들을 대상으로 한 임상에서 첫 치료 후 18개월 시점에서 고용량 투여군에서 통계적으로 유의미하게 병기진행을 늦춤을 확인할 수 있었다.
아밀로이드 베타는 알츠하이머 환자의 뇌에서 발견되는 아밀로이드 플랙(Amyloid Plaque)의 주성분으로 알츠하이머 병에 결정적으로 관여하는 36~43개의 아미노산 펩타이드로 알려져 있다.
기존에 화이자, 존슨앤존슨, 릴리 등 글로벌 빅마파들도 알츠하이머 환자들의 인지기능과 일상생활동작을 개선시키지 못하며 치료제 개발에 실패한 바 있다. 이 때문에 단순히 아밀로이드 베타의 차단만으로는 알츠하이머를 치료할 수 없다는 회의론이 일기도 했다.
현재까지 출시된 완치개념의 알츠하이머 치료제가 없는 가운데 이번 BAN2041의 결과도출은 투자자들에게 알츠하이머 치료제 개발에 대한 기대감을 갖게 해주었다.
지난 6월 미국 보스턴에서 열린 바이오/제약 전시회 BIO USA 2018에서도 글로벌 빅파마들이 알츠하이머 치료제를 포함한 중추신경계 치료제 개발에 집중하고 있음을 감지할 수 있었다. 행사에 참석한 많은 업체들이 항암제 이후 차기 성장동력으로 알츠하이머병, 파킨슨 병 등이 해당되는 CNS(중추신경/신경계) 치료제를 지목했다.
이러한 추세는 기업 프레젠테이션 참가기업들을 종류별로 분류했을 때도 확연히 드러났다. 224개 참가기업 중 항암제 관련 기업이 47개로 가장 많았으나 전년 58개에서 11개 감소한 반면 CNS/Neurological 기업은 올해 19개로 항암제 다음으로 가장 많았으며 전년보다 1개 늘었다.
글로벌 조사기관 Evaluate Pharma는 알츠하이머 시장규모가 2017년 24억달러에서 2024년 67억달러로 연평균 16% 성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러한 기류에 힘입어 국내 알츠하이머 개발 업체들에게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국내에서 알츠하이머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는 업체들 중 가장 주목 받고 있는 업체는 메디프론이다. 메디프론은 MDR-1703, MDR-066, MDR-1339 등 3개의 파이프라인을 보유하고 있다. 이 중에서 MDR-1339 역시 아밀로이드 베타 응집억제제이다.
그 외에도 줄기세포를 기반으로 한 메디포스트와 차바이오텍, 패치제 형태의 아이큐어(상장예정), 보령제약, 대웅제약, 천연물 신약을 기반으로 한 동아에스티, 일동제약, 환인제약, 대화제약 등이 알츠하이머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또한 바이오젠으로부터 알츠하이머 치료제의 CMO수주 가능성이 높은 삼성바이오로직스도 알츠하이머 시장 개화의 직접적 수혜가 예상된다.
한국투자증권 진흥국 연구원은 “바이오젠은 BAN2401 외에도 또 다른 아밀로이드 베타 억제제 aducanumab으로 현재 임상 3상을 진행하고 있다”며 “BIO USA 2018에서 앞으로도 핵심 및 신성장 분야에 적합한 파이프라인을 보유한 기업과 파트너십을 체결할 의향이 있음을 밝힌 바 있는 만큼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