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4-16(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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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건강신문=김형준 기자] 서울 영등포에서 10여 분 동안 주유소 직원과 행인, 택시기사를 잇달아 폭행한 40대 남성이 붙잡혔다. 특히, 이 40대 남성이 평소 조현병을 앓았던 것으로 알려지면서, 또 다시 조현병 환자의 묻지마 폭행이 도마 위에 올랐다.

최근 각종 사회 사건의 배경으로 ‘조현병’이 거론되면서 질환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 또한 높아지고 있다.

​‘정신분열증’이라는 이름으로 더 잘 알려져 있는 조현병은 사고, 감정, 지각, 행동 등 인격의 여러 측면에 걸쳐 광범위한 임상적 이상 증상을  일으키는 정신 질환이다.

조현병은 아주 특수한 몇몇의 질환으로 생각하기 쉽지만, 평생유병률이 전 인구의 1% 정도로 누구라도 걸릴 수 있는 아주 흔한 병이다. 하지만, 조현병은 심각한 정신질환으로 치부되면서 대부분의 무난하게 잘 지내는 환자들은 질병을 굳이 드러내지 않기 때문에 쉽게 눈의 띄지 않을 뿐이다.

장기적으로 조현병 환자들은 환청과 망상에 사로잡혀 지내기보다는, 오히려 겁이 많고 주로 혼자 있으려 하면서 사회적으로 위축되어서 사람들과의 접촉을 피하는 소심한 사람들이 많다.

물론, 조현병이 폭력 및 범죄와 연관이 될 수는 있다. 그러나 거의 대부분의 폭력 및 범죄와 관련된 조현병 환자들은 치료를 받지 않고 약물 처방을 받지 않는 상태에서 폭력 및 범죄를 저지르게 된다는 것이 핵심이다.

약물 투약없이 증상이 호전되는 치료법은 아직 없으나, 약물을 지속적으로 투약 받는다는 조건하에서는 대다수의 조현병 환자들이 일상생활에서 별다른 무리가 없이 생활을 해나가고 자신의 생활로 복귀를 하는 것이 가능한 수준에 이른다.

문제는 여러 사건들로 인해 조현병을 비롯한 정신질환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이 안 좋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한국장애인개발원이 매년 조사하는 ‘장애인차별금지법 이행 모니터링’의 결과에서도 이러한 경향이 점차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정신적 장애인' 이라는 이유로 부당하게 대하거나 불이익을 주어서는 안 된다’는 문항에 대해 2016년에는 99.1%가 긍정을 한 반면 ‘정신적 장애인은 전반적으로 더 위험한 편이다’라는 의견은 68.1%에서 69.1%로 높아졌다.

조현병에 대한 선입견이 진단과 치료에 악영향 미쳐

결국 치료를 받지 않은 몇몇 환자들이 일으킨 사고가 정신질환에 대한 과도한 공포 및 선입견을 형성하고, 선입견이 정신질환자의 진단 및 치료를 받는데 나쁜 영향을 미치는 악순환에 빠진 것이다.

전문의들은 조현병이 다른 질환과 마찬가지로 치료가 가능한 질환으로 그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것은 꾸준한 약물 치료라고 말한다.

​약물 치료의 경우 도파민 등 뇌 내 신경전달물질을 조절하는 약물을 복용하게 되는데, 고혈압이나 당뇨와 같이 치료제를 꾸준히 복용하는 것만으로도 일상생활을 영위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

다만 질환의 특성 상 자신이 정신질환을 앓고 있는 것을 인정하지 않는 경우가 많고 매일 복약하는 것이 번거롭다는 이유로 복용 중단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은데, 이 경우 조현병이 재발할 수 있는 만큼 주의해야 한다.

에이치플러스 양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이기경 과장은 “정신질환자들의 경우 사회의 부정적인 인식으로 인해 치료를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로 인해 정신질환이 악화되어 개인과 전체 사회의 건강을 해치는 위험이 더 커지는 악순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몇몇 사례만을 부각해 정신질환자를 사회에서 격리하는 것이 아닌 이들이 적극적인 치료를 받을 수 있는 사회적인 인식 개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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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병 묻지마 폭행...낙인 보단 치료 중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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