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제목 “자살유가족 어떤 도움받을 수 있는지 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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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살유가족 어떤 도움받을 수 있는지 몰라”

남편과 사별한 김혜정씨 “자살자 돕는 시스템 있었으면 남편 허망하게 가지 않았을 것”
기사입력 2018.05.03 1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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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로_사진.gif▲ 남편과 사별한 김혜정씨(가운데 뒷모습)가 지난 2일 서울 을지로 국립중앙의료원에서 열린 ‘자살 실태 및 예방’ 토론회에서 한국자살예방협회 전우택 이사장(세브란스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왼쪽)과 한국자살예방방협회 백종우 사무총장(경희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오른쪽), 국립중앙의료원 생명사랑위기대응센터 이소희 센터장(오른쪽 두번째)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라진 자살자도 ‘잊지 말아야 할’ 과거가 있다”

"자살시도자·자살유가족 자조모임 국가서 지원해야"

[현대건강신문=박현진 기자] “자살시도자, 자살유가족들이 스스로 말할 수 있는 자조모임이 활성화돼야 하고 국가에서 이를 지원해야 한다”

자살유가족으로 자살 예방을 위해 힘쓰고 있는 김혜정씨는 지난 2일 서울 을지로 국립중앙의료원에서 열린 ‘자살 실태 및 예방’ 토론회에서 직접 발표자로 나서 “막상 상황이 벌어지면 (자살자) 유가족은 어떤 도움을 받아야하는지 전혀 알 수 없다”며 “유가족에 대한 안좋은 인상을 심어주는 매체의 영향으로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다”고 말했다.

“남편도 강하지 못해서 죽은 것이 아니라 (자살대응) 시스템이 없어 죽었다”며 “그 순간 아팠는데 치료를 받지 못했고 전문가와 연결되지 못했다”고 자살대응시스템과 자살시도자 간 연결 중요성을 강조했다.

다음은 자살유가족인 김혜정씨의 주요 발언을 정리한 것이다.

남편이 세상을 떠난 지 8년 6개월이 지났다. 생명사랑위기대응센터라는 것이 있다는 말을 듣고 8년 6개월 전에 이 시스템이 있었으면 남편이 살아있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남편은 강하지 못해서 죽은 것이 아니라 시스템이 없어서 죽었다.

이전에는 자살자에 대한 단편적인 인상을 갖고 있었다. 나약해서 개인적인 정신질환이나 유전적으로 결함이 있었을 것이라고 생각을 했는데 제가 당사자가 되리라곤 생각하지 못했다.

유가족이 돼서도 아주 단편적인 인식에 머물렀다. 개인적인 문제로 생각하고 자책했다. 남편 장례 이후 나는 기억나지 않는데 밤에 남편을 찾으러 나갔다고 한다. 이후 주변에서 함께 잠을 자며 나를 지켰다.

세월호가 침몰하는 날 꿈을 꾸었는데 그때가 남편이 떠난 지 4년 정도가 지날 때였다. 스스로 어려움을 극복해야 한다고 생각했던 시기인데 꿈에서 남편이 나타나 ‘혜정씨 있는 그대로 보세요’라고 말했다. 충격적이었다. 뭘 그대로 보라는 건지 생각하느라 잠을 못 잤다.

세월호를 보면 때마침 문제가 된 배를 탄 학생들의 문제일지, 아니면 수학여행을 보낸 부모들의 잘못일까.

자살이 개인적이란 생각을 깨뜨리는 것은 굉장히 힘들었다. 자살 유가족의 정체성을 공개하는 것은 굉장히 힘들고 고통스럽다. 오늘 여기 들어오기 전에도 마음이 가라앉았다.

시간이 지나고 남편의 회사 동료를 만나보니 남편이 위기 상황을 알렸고 도움을 청했지만 동료들, 이웃이나, 우리 가족이 어떻게 해야 할지 아무도 몰랐다.

119처럼 전화해서 치료받을 수 있어야 하는데 자살 문제가 생기면 어떻게 치료받고 어디에 도움을 청해야 하는지 전화 걸 곳도 알 수 없었다.


가로_사진2.gif▲ 김혜정씨가 발표를 마친 뒤 자리에서 물을 마시고 있다. 김씨는 "위기에 처한 사람을 살려야 한다. 위기에 처한 사람의 목소리를 듣는 사회가 돼야 한다. 위기에 처한 사람과 가족들이 더불어 즐겁게 살 수 있는 사회가 돼야 한다"고 강하게 말했다.
 

위기에 처한 사람을 살려야 한다. 위기에 처한 사람의 목소리를 듣는 사회가 돼야 한다. 위기에 처한 사람과 가족들이 더불어 즐겁게 살 수 있는 사회가 돼야 한다.

그러기 위해 자살 예방활동을 하고 있다. 특히 자살 유가족들은 드러내지 못한 깊은 상처가 있어 자조모임이 중요하다. 유가족들은 내가 겪은 비극을 다른 사람이 겪지 않기를 바라고 이런 일에 관여해 의미 있게 살고 싶어 한다.

자살시도자와 연결되는 협력 시스템을 만들어가길 희망한다. 자살이 왜 비극이냐면 살릴 수 있었는데 죽었기 때문이고 유가족들은 그 고통을 겪어야하기 때문이다.

미국의 자살유가족 행진에 참여했는데 행사 부스에 자살시도자가 있었고 이들은 매우 열정적이었다. 자살유가족들은 자살희생자에 대해서, 그 사람이 살다간 것에 대한 자부심이 있었다. 위기에 도움받지 못한 희생자란 생각이 있었다. 

자살시도자, 자살유가족들이 스스로 말할 수 있는 자조모임이 활성화돼야 하고 국가에서 이를 지원해야 한다.

그리고 위기 생황에서 생명을 구할 수 있는 전문기관과 연결하는 것이 중요하다. 지금 그런 시스템이 만들어지고 있어 희망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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