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제목 과로사 현장 증언...죽도록 일하면 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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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로사 현장 증언...죽도록 일하면 죽는다

택시...과로운전에 따른 교통사고 큰 문제
기사입력 2018.04.18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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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로_사진.gif▲ 세계보건기구는 야간 장시간 노동을 2급 발암물질로 규정하고 그 위험성을 경고하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여전히 OECD 가입 국가 중 1,2위를 다투는 장시간 노동 국가이다.
 

항공지상조업...매달 연장 근로 100시간 넘어

건설...멀쩡하던 사람 심정지로 구급차에 실려 나가

보건...간호사 대부분 근골격계 질환-수면장애 겪어

IT...당연한 야근, 죽음을 부른다

[현대건강신문=박현진 기자] # 국내선은 1시간 이내 정비를 마쳐야 한다. 지상조업자들은 항공법 적용 안 돼 연장 근로가 보통 100시간이다. 총각이 결혼하려면 베트남에 가라고 한다

# 반도체 건설 현장에서 일하는데 새벽 4시에 나가 5시 넘어 조출 작업을 하고 7시부터 오전 작업을 한다. 한 시간 점심 먹고 5시 넘어 퇴근해야 하지만 밤 10시쯤까지 야간 작업이 이어진다.

# 모 사립대병원 간호사. 약 먹으며 일하다 퇴근 이후 진료접수를 해놨지만 진료 대기하다가 집에서 쉬는게 낫게다 싶어 집으로 퇴근했다 다음날 주검으로 발견됐다.

# IT 업계 장시간 근로. 주 12시간 초과 노동과 걸핏하면 집중야근이란 이름으로 하루 12시간 노동이 반복되고 있다. 데드라인(deadline 마감시간)을 주고 개발 일정을 맞춰 성과 압박에 시달리고 있다.

매년 산업재해 사망자중 과로로 인한 사망자는 312명이다. 민주노총은 자살자 중 업무적 요인으로 인한 자살이 600여명에 달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세계보건기구는 야간 장시간 노동을 2급 발암물질로 규정하고 그 위험성을 경고하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여전히 OECD 가입 국가 중 1,2위를 다투는 장시간 노동 국가이다. 

과로의 직접적 원인인 장시간 노동을 줄이기 위해 지난 2월 국회 환경노동위원회는 주당 노동시간을 68시간에서 52시간으로 명확하게 하는 근로기준법 개정안을 여야 합의로 통과시켰다.

하지만 여전히 특례업종으로 남은 화물, 버스, 택시 등 운송업, 항공 지상조업 등 운송서비스업, 건설기계업, 병원 사업장 종사자 등 112만 명은 무제한 장시간 노동의 '그늘‘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전체 노동자중 570만 명에 달하는 5인 미만 사업장 노동자 또한 개정된 근로기준법에 적용되지 않는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이정미 의원(정의당)은 “특례업종 노동자, 5인 미만 사업자 노동자는 여전히 장시간 노동에 시달리고 있다”며 “일과 삶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서는 포괄임금제와 특례업종을 전면 폐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난 17일 국회도서관에서 ‘과로사 현장 증언과 과로사·과로자살 근절 정부대책’을 주제로 열린 토론회에 특례업종에 속하는 택시, 버스, 항공지상조업, 건설, 병원 노동자들이 모여 장시간 노동이 이어지고 있는 현장 상황을 가감 없이 고발했다.

발표자들의 주요 내용을 정리해보았다.


가로_사진3.gif▲ 민주택시노조 김성재 정책국장(왼쪽)은 "택시 장시간 노동의 가장 큰 문제는 과로 운전으로 인한 교통사고로 설문 조사 결과 노동시간이 가장 긴 1인1차제의 교통사고율이 가장 높았다"고 말했다.
 

김성재 민주택시노조 정책국장 “월 평균 최고 288시간까지 일한다”

“택시 업종이 전 산업중 가장 열악한 장시간 노동에 시달릴 것이다. 월간 평균 노동시간인 177시간 보다 100시간 가까이 많은 233~288시간 정도 일하고 있다.

택시 장시간 노동의 가장 큰 문제는 과로 운전으로 인한 교통사고로 설문 조사 결과 노동시간이 가장 긴 1인1차제의 교통사고율이 가장 높았다. 1인1차제는 차량 1대를 한 명이 24시간 운행하는 제도이다. 

특히 택시의 경우 장시간 노동과 열악한 노동환경과 낮은 임금구조로 인해 청년 입사자는 찾아볼 수 없고 운전자의 급속한 고령화가 진행되고 있다.

택시의 경우 디지털타코미터기를 비롯한 첨단 GPS 디지털 운행기록장치들과 실시간 운송관리시스템에 의해 실제 노동시간의 파악이 가능해 특례업에서 제외해야 한다“

한양대의대 작업환경의학교실 김인아씨는 “최근 타코미터기는 상상이상으로 자세해 택시 업무 시간은 확인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김진영 샤프항공지부 지부장 “인천공항 24시간 돌아, 지상근무도 24시간 근무”

“항공승무원들은 항공법에 적용돼 근무 시간이 한정돼 있지만 지상조업은 항공법에 적용을 못 받는다. 매월 한 사람 당 연장근로가 100시간이다. 급여명세서를 보면 기본급보다 시간외수당이 더 많다.

정비 시간 외에 비행기 운항이 이어져 토요일, 일요일이 없다. 심지어 자신의 쉬는 날도 측정할 수 없는 일이 생긴다. 쉬프트 근무라고 하는데 밤 12시에 끝나고 바로 새벽 4시에 출근하는 경우도 있다. 먹고 살아야 하니 스케줄을 받는다.

인천공항 지상조업 체계는 보통 2박3일 스케줄이고 사람이 빠져나가면 3박4일 스케줄이 나오기도 한다. 더블백에 옷과 간식꺼리를 싸서 출근하고 나갈 수 없어 감옥과 비슷하다. 

정의당 이정미 대표, 민주당 을지로위원회가 인천공항2터미널에 와서 근로 환경을 보고 갔지만 바뀐 게 없다. 

100시간 연장 근로로 쉬는 날이 없어 총각들이 결혼을 못한다. 정말 근로기준법 제59조 특례업종이 폐기되길 원했는데 폐기가 안됐다.  

인천공항은 24시간 계속 돌아간다. 상주 노동자가 1만6천명으로 민간지상조업사들도 인천공항 스케줄대로 한다. 알려지지 않지만 하루에도 여러 건씩 사고가 발생한다“ 

플랜트건설노조 이호성 조직부장 “건강 관리하려면 포괄임금제 막아야”

“다 먹고 살려고 건설 현장에 나온다. 잠깐 일하고 큰돈을 번다는 인식이 있는데 건설 노동자들은 힘들고 위험하고 더러운 일을 하며 생명마저 위태롭다. 

현장에서 멀쩡하던 사람이 과로로 구급차에 실려 나간다. 과로로 인한 심정지이다. 반도체 건설 현장에 들어갈 때 엄격한 건강기준이 있다. 혈압 등을 사항을 체크해 다른 현장과 다르다. 

예전에 정상 혈압이었는데 지금은 새벽마다 혈압을 재면 150-160이 나온다. 다른 사람에게 이유를 물으니 현장에서 과로에 민감해 혈압 측정기를 약간 올려놨다는 말을 들었다. 

그렇게 사람들의 건강을 세심하게 관리하려면 포괄임금제를 없애야 한다. 건설 노동자들은 휴일에도 나오라고 하면 일을 해야 한다. 지난주 신규팀 10여명이 너무 힘들어 휴일에 쉬었더니 그 다음에 팀 전원이 해고됐다.

포괄임금제를 적용하면 8시간 아니라 10시간, 관리자가 원할 경우 그 이상 노동을 강요당할 수밖에 없다“


가로_사진2.gif▲ 전국보건의료노동조합 오선영 정책국장은 "보건업에 특례가 유지되면 연장근무가 이어지고 죽을 때까지 일하라는 것과 똑같다. 평상시에도 장시간 노동이 횡행한다"고 말한다.
 
오선영 보건노조 정책국장 “특례 유지되면 죽을 때까지 일하라는 것과 똑같아”

“중소병원 행정부서 팀원이 원내 프로그램 작업으로 연장근무를 하고 다음날 아침 일하던 자리에서 소주병과 약봉지를 남기고 죽음을 택했다. 스트레스와 과로로 인한 자살이다.

보건업에 특례가 유지되면 연장근무가 이어지고 죽을 때까지 일하라는 것과 똑같다. 평상시에도 장시간 노동이 횡행한다.

법정근무시간이 절대 지켜지지 않는다. 보건노조 조합원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최근 3개월 사이 연장 근무를 한 조합원이 72%에 달했다.

특수목적공공병원과 사립대병원 가장 높았고 직종별로는 간호사가 89%로 10명 중 9명이 연장근무를 했다. 병원 노동자들 사이에 ‘아프고 병들어서 죽기 직전에 그만 둔다’는 말이 있다. 그러나 지금은 과로사, 과로 자살로부터 병원 노동자들도 자유롭지 못하다.

업무상 재해나 질병 유형을 보면 근골격계질환이 54%로 가장 많았고 다름으로 수면장애 순이었다“

박준도 노동자의미래 정책팀장 “공짜야근 노예계약서 원인”

“IT업계에는 저녁 7시에 퇴근하는 ‘칼퇴’와 밤 10시에 퇴근하는 ‘칼야퇴’가 있다. 주 52시간 일하는 노예계약이 여전하다.

연장근로 제한기준을 초과하는 주 12시간 초과노동과 걸핏하면 반복되는 하루 12시간 노동으로 과로사 위험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무한성과주의가 노동 강도를 높이고 있다. 언제까지 개발을 마칠 것을 지시하면 휴일에 상관없이 업무를 마무리 지어야 한다. 

한 IT업계 여성 종사자는 만성야근과 집중야근으로 인한 우울증 악화되었다는 글을 남기기도 했다. 이 여성은 적어도 4명이 해야 할 일을 혼자서 해왔다. 

IT업계의 돌연사, 자살사건에 대한 근로감독이 제대로 이뤄져야 한다. 연장근로제한을 위반한 경우 체벌이 이뤄져야 규정이 제대로 지켜질 수 있다. 왜, 연장근로위반은 사람을 죽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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