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제목 병원인지 정글인지...의료기관 ‘갑질 백화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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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인지 정글인지...의료기관 ‘갑질 백화점’

환자 휠체어, 드레싱 재료까지 자비로 구입한 간호사들
기사입력 2018.03.20 1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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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로_사진2.gif▲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나순자 위원장(왼쪽부터 세번째)은 20일 서울 영등포구 보건의료노조 사무실에서 ‘의료기관내 갑질과 인권유린 실태조사 결과 발표’ 기자간담회에서 이렇게 말하며 병의원의 갑질과 인권 유린이 심각한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보건노조 설문 조사 결과, 노동권·인권 침해 빈번

나순자 위원장 “정상적인 병원에서 있을 수 없는 일 벌어져”

나영명 정책국장 “국회 보건의료인력지원특별법 속히 통과시켜야”

[현대건강신문=박현진 기자] “우리나라의 의료기술 수준이 세계 최고라고 말하며 의료 수출까지 하고 있는데 현재 병원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이 정상적 병원이라고 생각되지 않을 정도로 충격적이다”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보건의료노조) 나순자 위원장은 20일 서울 영등포구 보건의료노조 사무실에서 ‘의료기관내 갑질과 인권유린 실태조사 결과 발표’ 기자간담회에서 이렇게 말하며 병의원의 갑질과 인권 유린이 심각한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보건의료노조는 성심병원, 을지대병원 등의 인권유린, 밀양 세종병원 화재 참사 등 병원을 중심으로 사건 사고가 잇따르자 이 같은 사건들의 배경에는 의료기관내 열악한 노동조건, 인력부족 등이 자리 잡고 있다고 보고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2월까지 2달간 54개 병원 1만1,662명의 조합원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조합원들은 간호사뿐만 아니라 간호조무사 의료기사 사무행정직 등으로 이들을 대상으로 9개 항목으로 이뤄진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설문조사 결과 40.2%가 최근 사회문제화 된 태움을 경험했고 선정적인 춤을 강요당한 경우 25%, 의료용품을 개인 사비로 구입한 경우 38%에 달했다.

어떤 의료기관의 경우 환자가 사용하는 휠체어와 드레싱 용품까지 간호사 개인 사비로 구입한 사례도 있었다.  

보건의료노조 나순자 위원장은 “저도 간호사지만 설문 결과가 너무나 충격적으로 이렇게 심각한 상황인지 생각하지 못했다”며 “이런 문제를 전면적으로 개선하기 위해 힘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의료기관에서 가장 문제가 된 것은 일상적으로 벌어지는 시간외 근무였다.

시간외 근무를 할 정도로 과중한 업무가 이어지고 있지만 기본적인 식사 시간을 제대로 보장받지 못하는 비율이 50%에 달했다.

보건의료노조 나영명 정책국장은 “일찍 출근하고 늦게 퇴근하면서 별도의 수당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했다”며 “특히 간호사들은 타 직종에 비해 휴가 사용에 대해 일부만 보장받는다는 의견이 57%로, 피로를 유발할 수 있는 일정이 이어지면 당연히 환자 안전 문제로 발전할 수 있다”고 말했다.


가로_사진.gif▲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는 기자간담회에 앞서 의료기관의 갑질과 인권유린을 규탄하는 퍼포먼스를 펼쳤다.
 

특히 병원에서 환자 안전과 감염관리가 중요함에도 비용절감을 이유로 장갑이나 마스크의 지급을 제한하거나 지급하지 않은 사례로 확인됐다.

병원에서 비용을 이유로 감염예방을 위한 물품의 지급을 제한했다고 밝힌 ▲간호사는 23% ▲간호조무사는 15% ▲의료기사 13%였고 병원 특성별로는 사립대병원이 24%로 가장 많았고 ▲특수목적공공병원 19% ▲지방의료원 14% ▲국립대병원 11% ▲민간중소병원 10% 순이었다.

보건의료노조는 의료기관에서 갑질과 인권 유린 문제가 심각한 이유를 ‘의료기관 간 무한 경쟁’으로 꼽았다.

나영명 국장은 “최근 일어난 여러 사건들을 들여다보면 양상은 다르지만 공공성을 추구해야 하는 병원이 수익 추구를 위한 무한 경쟁을 하는 공통점을 발견할 수 있었다”며 “병상 장비 등 시설 경쟁이 치열하다 보니 환자 안전의 핵심인 인력을 비용으로 접근해 투자를 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나순자 위원장은 “이런 상황이 될 때까지 방치한 복지부와 병원 경영진들도 책임있는 반성이 필요하다”며 “근본적인 조직 문화 해결을 위해 법을 추진하면서 당사자인 노조, 사용자, 복지부가 노사정 협의체를 구성해 즉각 이들 문제를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보건의료노조는 인력 문제의 근본적 해결을 위해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윤소하 의원(정의당)과 함께 보건의료인력지원특별법(인력법)을 발의했지만 다른 현안에 밀리면서 인력법은 국회 법안소위에서 제대로 논의되지 못하고 있다.

나영명 국장은 “사회적으로 심각한 의료기관 갑질과 인권 유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국회가 발벗고 나서도록 해야 한다”며 “국회의원들도 여론이 높아지면 이 문제를 지켜보고 있을 수만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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