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암병원 박종훈 원장 “환자 안전은 문화”
구로병원 한승규 원장 “프로토콜 지켜지도록”
안산병원 최병민 원장 “중환자실 감염관리 중요”
[현대건강신문=박현진 기자] 최근 ‘환자 안전’ 문제가 국민적 관심사로 떠올랐다. 대학병원 중환자실에 입원 중인 신생아들이 사망하고 종합병원 화재로 40여명의 환자가 숨지는 등 의료기관내 사고가 잇따르면서 병의원을 이용하는 국민들의 불안감은 점점 커지고 있다.
최근 취임한 고려대의료원 산하 안암, 구로, 안산 병원장들은 21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한 목소리고 환자 안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세 명의 병원장으로부터 안전한 병원을 만들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할 것인지 들어봤다.
안암병원 박종훈 원장 “JCI 10년째 환자 안전은 문화로 자리 잡아야”
JCI(국제의료기관평가위원회) 전도사로 불리며 JCI 도입 초기 각 병원에 환자 안전의 중요성을 알린 고려대안암병원 박종훈 원장(정형외과 교수 오른쪽 사진)은 ‘환자 안전은 문화’라고 단언했다.
박 원장은 “2009년 첫 JCI 인증평가를 받을 때 무용론을 말하는 구성원들이 있었지만 반대로 환자 안전의 중요성을 지금도 기억하는 직원들도 있었다"며 ”현재 평가 시스템이 잘못된 것이 아니고 평가 내용이 (병원) 문화로 자리 잡지 못하고 ‘평가를 위한 평가’를 한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최근 잇따른 사고로 인한 국민들의 불안감을 불식시키기 위해 의료기관인증평가 기준을 바꾸기 보다, 평가 이후 실행이 중요하다는 것을 지적한 것이다.
박 원장은 “우리나라 평가인증제는 잘 돼 있지만 평가 이후 실제 문화로 정착하지 못하는 것이 문제”라며 “환자 안전에 대한 인식이 뿌리 깊게 자리잡지 못해서 생긴 일”이라고 분석했다.
JCI 인증 10년째를 맞은 고려대안암병원을 이끌어갈 박 원장은 “10년이 되면 문화가 돼야 한다”며 “집행부가 잘못된 지시를 내려도 말단에서 환자 안전을 위해서 안 된다는 건의가 올라와야 한다”고 말했다.
환자 안전 의식이 문화로 자리 잡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힌 박 원장은 “일선 팀장들에게도 원칙에 어긋난 것은 손해가 돼도 강요하지 말고 환자 안전이 최선이란 인식을 갖도록 꾸준히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구로병원 한승규 원장 “프로토콜 실제 지켜지도록 노력”
고려대구로병원 한승규 원장(성형외과 교수 왼쪽 사진)은 환자 안전이 지켜지기 위해서는 ▲국가 의료시스템 수가 정상화 ▲기존의 프로토콜 실행 등이 지켜져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한 원장은 “일련의 사태를 리뷰(review)하니 사고가 일어난 것은 재원 부족인 경우가 많았다”며 “인원이 불충분하거나 노동 강도가 너무 강해 이런 문제가 발생했다”고 분석했다.
특히 ‘수가 정상화’의 시급성을 지적한 한 원장은 “국가 의료 시스템에서 충분한 보상을 받지 못하는 문제가 있다”며 “편법으로 의료기관들이 하는 것이 있는데 이득을 남기지 못해도 모두 정리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프로토콜이 다 있지만 현실적으로 재난이 터졌을 때 구로병원 2,400명이 다 숙지하고 있냐는 문제가 있다”며 “꼭 필요한 부분은 한 장짜리로 만들어 숙지하고 각 진료과 팀장들이 정확하게 이행할 수 있도록 운영하겠다”고 말했다.
안산병원 최병민 원장 “중환자실부터 인적 투자”
고려대안산병원 최병민 원장(소아청소년과 교수 오른쪽 사진)는 신생아 중환자실 실장을 맡고 있다. 최근 일련의 사건들로 국회 토론회, 학회 논의를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는 최 원장은 감염 대책의 중요성에 대해 강조했다.
최 원장은 “환자안전과 병원감염관리를 위해 의료계에 필요한 것은 인적 투자”라며 “안산병원을 살펴보니 중환자실이 가장 취약하다고 판단돼 단계적으로 개선 노력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른 상급종합병원(대학병원)에 비해 최소 규모로 운영하면서도 상급종합병원 지정을 이어가고 있는 고려대안산병원은 중증질환자들의 안전을 위해 중환자실, 수술실, 응급실 등의 시스템 보완을 순차적으로 진행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