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4-19(금)
 
[현대건강신문=김형준 기자] 국경없는의사회는 한국 대법원에 미 제약회사 화이자에 승인한 폐렴구균 단백접합백신(PCV) 특허를 재고해 달라는 내용의 청원을 제출하는 절차를 밟고 있다고 밝혔다.

국경없는의사회는 “지난해 11월 29일 한국 특허법원은 프리베나13(Prevnar 13)으로 시판되는 화이자의 ‘13가 폐렴구균 단백접합 백신’(PCV13) 특허를 유지하기로 결정했다”며 “이 같이 과평가된 특허는 아동들의 폐렴 감염 예방을 위해 노력하는 개인, 정부, 국경없는의사회를 비롯한 치료 제공 단체들을 가로막는 장애물”이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한국 대법원에 제출하는 이번 청원이 PCV13에 붙은 화이자의 과평가 된 특허를 뒤집고 많은 제조업체들이 보다 저렴한 PCV13을 개발해 시판함으로써 전 세계적 경쟁이 늘어나도록 하는 국경없는의사회의 국제적 활동의 일부라고 설명했다.

국경없는의사회는 “백신 제조 경쟁은 치명적인 질병으로부터 더 많은 아동에 대한 보호 방편을 마련하는 길”이라며 “같은 특허가 유럽특허청(EPO)에서 취소된 후, 한국에서 화이자의 과평가된 특허에 이의를 제기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화이자의 PCV13에 대한 특허는 현재 인도에서도 법적 이의제기를 받고 있다.

국경없는의사회 한국의 티에리 코펜스 사무총장은 “국경없는의사회의 의사, 간호사들은 날마다 고가의 폐렴 백신이 야기하는 영향을 보고 있다”며 “한국은 적정 가격의 고품질 폐렴 백신을 생산할 수 있는 좋은 입장에 있다. 이 백신은 전 세계 취약 아동을 살릴 수 있다. 그러나 화이자의 특허와 세계 독점으로 인해 저렴한 백신을 제조해 시판하길 원하는 백신 개발업자들은 가로막혔다”고 말했다.

다수의 제조업체가 폐렴 백신을 개발해 시판하게 한다면, 보다 많은 국가들과 국경없는의사회를 비롯한 치료 제공 단체들이 저렴한 백신을 확보할 수 있게 될 것이란 게 이들의 주장이다.

요르단에서 활동하는 국경없는의사회 소속 소아과의 아나스 쇼르만(Anas Shorman) 박사는 “현장 활동을 하면서 생명을 위협하는 호흡기 감염에 걸린 아동들을 많이 만난다. 더 많은 아동들에게 PCV를 접종하기만 했어도 그 많은 사망을 막을 수 있었을 것”이라며 “50여 개국이 고가의 백신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표명했고 인도네시아, 요르단, 튀니지 등 국가의 아동은 폐렴 백신을 구할 때까지 더 이상 기다릴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편, 국경없는의사회는 '개발도상국의 약국'이라 불리는 인도에서도 같은 백신에 대한 특허에 이의를 제기하고 있다.  현행 특허에 따라 인도 제조업체들은 2026년까지 보다 저렴한 PCV13을 시판할 수 없는 상황이다.

국경없는의사회를 대표해 인도 특허청과 법원을 상대하고 있는 리나 멘가니는 “인도 특허청은 제약회사들로부터 끊임없는 압박을 받고 있다”며 “이 특허는 에버그리닝을 부추길 뿐이다. 제약회사들이 요구하는 사소한 특허들을 승인해 줌으로써 생명을 살리는 의약품과 백신을 전 세계 사람들에게 제공하는 일이 직접적인 방해를 받는데, 현장의 환자들로부터 멀리 떨어져 있는 대부분 특허청은 이를 간과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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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경없는의사회, 한국 법원서 화이자 폐렴 백신 독점 이의 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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