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강신문=여혜숙 기자] 과도한 인공조명이 생태계 교란은 물론 인간 생체리듬을 파괴시켜 유방암 등 암발생 증가에도 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특히, 빛공해로 인한 생체리듬의 교란이 우울증, 분노조절장애, 조울증을 유발하는 만큼 조명 조절을 통해 생활리듬 관리를 잘해야 건강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11일 대한의사협회와 대한변호사협회는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에서 ‘빛공해, 생활리듬 교란과 현대인의 건강’을 주제로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심포지엄에 앞서 개최된 기자회견에서 미국 스탠포드대학의 제이미 제이저(Dr. Jamie Zeitzer) 교수는 인공조명과 과도한 블루파장이 수면을 방해함으로 인해 야기되는 간접적 영향은 물론, 신체에 직접적인 영향도 미친다고 밝혔다.
제이저 교수는 “과도한 블루파장은 암 발생율을 증가시키고, 당뇨나 비만과 같은 대사질환을 야기하고, 면역력 약화의 원인이 된다”고 지적했다.
고려대학교 예방의학교실 이은일 교수는 한국은 세계 2위의 빛공해 국가로 최근 조명 및 IT기기의 사용이 증가하면서 빛이 건강을 더욱 위협하는 요소로 부상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교수는 “빛공해가 심한 지역에서 야간교대근무자의 유방암 발병률이 실제로 높게 나타났다”며 “야간에 빛의 노출을 최소화하고 주간에 태양빛을 가능한 많이 쬐어야 한다.”고 말했다.
인공조명, 생체리듬 유지와 신체 및 정신건강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발전시켜야
또 하버드 의대의 사답 라만 박사(Dr. Shadab Rahman)는 제일 큰 문제가 부적절한 시간에 빛에 노출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라만 박사는 “블루라이트건 레드라이트건 원래부터 해가 되는 빛이란 건 없다”며 “하지만, 조금 더 자극이 강한 블루라이트에 밤시간 동안 과도하게 노출된다면 숙면을 취할 수 없고 신체리듬이 깨짐으로 인해 야기되는 여러 가지 문제를 일으키므로 해가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낮 동안 자연광을 누릴 기회가 없다면, 적절한 스펙트럼과 적절한 조도를 가지는 조명을 잘 활용하는 것이 건강유지에 큰 도움이 된다”고 덧붙였다.
특히, 과도한 인공조명에 노출될 경우 신체적 건강은 물론, 정신 건강에도 악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려대학교 정신의학과 이헌정 교수는 현대인들이 과거보다 스트레스와 트라우마가 현저히 많은 이유가 부적절한 야간조명 즉 빛공해에 의한 생체리듬 교란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이 교수는 “부적절한 야간조명에 의한 생체리듬 교란은 우울증, 분노조절장애, 조울증을 유발할 수 있다”며 “아침과 낮의 햇빛은 생활리듬을 유지하는데 중요하다. 겨울에 특히 생활리듬 관리를 잘해야 봄에 건강해진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또, 인간중심의 조명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인간의 올바른 신체리듬을 유지하는데 최적화된 조명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헌정 교수는 "시계의 개발과 인공조명의 개발이 인간으로 하여금 지구상 생명체 중 유일하게 햇빛이 아닌 인공조명에 의존해 인위적인 시간에 따라 활동하게 만들었다"며 "아직 우리는 인공조명이 인간의 신체와 정신건강에 얼마나 많은 문제를 일의는지에 대해 충분히 알지 못한다. 인간중심의 조명에 대한 연구를 통해 인간의 신체적, 정신적 건강에 도움이 되는 방법을 구현해야 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생체리듬의 건강한 유지와 신체 및 정신건강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인공조명을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