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제목 서울시 외상환자 치료 불모지...원지동서 외상치료 "손으로 하늘 가리는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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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외상환자 치료 불모지...원지동서 외상치료 "손으로 하늘 가리는 일"

거대 빅5병원 있지만 1천만명 사는 서울에 정식 중증외상센터 없어
기사입력 2017.12.07 1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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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로_사진.gif▲ 고려대구로병원 외상외과 김남렬 교수는 "서울의 훌륭한 병원들이 외상치료를 하고 있지만 사실상 제대로 된 외상 체계라고 말할 수 없다"며 "심하게 말하면 수도 서울시민들은 외상치료 불모지에 사는 셈"이라고 말했다. 현재 서울에는 외상세부전문의 수련센터가 고려대구로병원과 신촌세브란스병원 등 2곳에 있지만 정식 중증외상센터는 아니다. 빨간색 화살표는 중증외상센터가 설립될 서초구 원지동.
 

"헬기 못 뜨는 서울 강북서 서초 원지동까지 중증외상환자 육로 이송하나"

외상전문의 고대구로병원 김남렬 교수 "손으로 하늘을 가려선 안 돼"

[현대건강신문=박현진 기자] "중증외상환자는 신속히 치료를 받을 수 있어야 생명을 살릴 수 있는데 서울 강북서 (서초구) 원지동까지 육로를 통해 환자를 이송하는 것은, 손으로 하늘을 가리는 것으로 학생에게 물어봐도 답을 안다"

7일 국회본청 바른정당 회의실에서 열린 '중증외상체계' 관련 정책간담회에서 고려대구로병원 외상외과 김남렬 교수는 서울의 중증외상치료 시스템의 문제점을 자세히 밝혔다.

고려대구로병원 외상외과 김남렬 교수는 "서울의 훌륭한 병원들이 외상치료를 하고 있지만 사실상 제대로 된 외상 체계라고 말할 수 없다"며 "심하게 말하면 수도 서울시민들은 외상치료 불모지에 사는 셈"이라고 말했다.

현재 서울에는 외상세부전문의 수련센터가 고려대구로병원과 신촌세브란스병원 등 2곳에 있지만 정식 중증외상센터는 아니다.

김남렬 교수는 "교육을 하는 2곳에서 외상환자를 보고 있지만 응급의료법상 법적 지정 조직이 아니라 언제든지 없어질 수 있다"며 "원지동으로 이전하는 국립중앙의료원에 중증외상센터가 만들어질 예정인지만 현재는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2016년 통계청의 전국 손상 사망자 자료에 따르면 서울의 손상 사망자는 4,290명으로 5,500여명인 경기도 다음으로 손상 환자가 많이 발생하고 있다.

실제 서울 중구 관계자는 "국립중앙의료원이 원지동으로 이전하면 이곳에서 많이 발생하는 오토바이로 인한 교통사고 환자들이 치료받을 곳이 없어져 곤란하다"고 말했다.

2012년 국가응급환자진료정보망(NEDIS)의 자료에 따르면 서울에서 손상 환자가 가장 많은 구는 영등포구로 연간 2,000명 이상의 손상 환자가 발생했고 다음으로 동대문구, 송파구에서 손상 환자가 많았다. 

김 교수는 "지난해 4,200명의 외상 손상 사망자가 서울서 발생했는데 교통사고가 전체 외상환자의 절반"이라며 "이 같은 수치를 종합해보면 매년 외상 환자가 12,000명 이상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2012년 수도권 외상수요분석 및 외상진료체계 구축 연구(이하 외상진료체계연구)에 따르면 김 교수의 추정보다 것보다 3배 이상 많은 매년 4만4천명의 외상 손상 환자가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세로_사진.gif▲ 고려대구로병원 김남렬 교수는 "원지동에 훌륭한 외상센터가 만들어진다고 하는데 서울지역을 모두 포괄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이 문제는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린 것으로 학생에게 물어봐도 알 수 있는 문제로, 이제는 손바닥을 치우고 하늘을 봐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 보스톤마라톤대회 폭발 사고시 외상환자 처리가 외상의학계에서 큰 관심을 끌었다. 

저명한 학술지인 NEJM(뉴잉글랜드 의학저널)에 실린 '보스톤마라톤대회 폭발 사고' 대처 분석을 보면 ▲병원 이송 환자의 병원내 사망 전무 ▲모든 환자의 외상센터 이송이 45분 내 완료 ▲중증도에 따라 시내 8개 외상센터로 균형 이송된 것으로 나타났다.

김 교수는 "인구 67만 명인 미국 보스톤은 서울 보다 인구가 훨씬 적지만 외상센터가 8개 정도 운영되고 있어 사고에 대처할 수 있었다"며 "보스톤과 의료 체계가 달라 직접적인 비교는 어렵지만 서울지역에는 최소 1, 2개의 외상센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외상진료체계연구는 1개 권역외상센터가 담당할 수 있는 범위를 반경 30km로 봤지만 서울의 일상적인 교통 상황을 고려하면 이것도 힘들다고 지적한 김 교수는 "외상 환자 이송에 유리한 헬기는 강북지역에 들어가지 못하는 상황에서 원지동에 외상센터가 만들어지면 환자들이 거기까지 갈 수 있냐"고 고개를 저었다.

외상 손상 환자를 신속하게 외상센터로 옮기는 것은 환자의 생명을 좌우할 수 있어 외상 치료에서 '이송 시간'은 매우 중요한 사안이다.

고려대구로병원에서 자체 조사한 결과, 사고 이후 다른 병원을 거쳐 고대구로병원에 내원한 외상 환자의 이송 시간은 평균 350분이었고 직접 내원한 경우는 54분이 걸렸다. 다른 병원을 거친 경우 외상 손상환자의 사망률은 33%에 달했지만 직접 내원한 경우 사망률은 24%로 9% 이상 줄었다.

김 교수는 "원지동에 훌륭한 외상센터가 만들어진다고 하는데 서울지역을 모두 포괄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이 문제는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린 것으로 학생에게 물어봐도 알 수 있는 문제로, 이제는 손바닥을 치우고 하늘을 봐야 한다"고 말했다. 

간담회에 참석한 보건복지부 권준욱 건강정책국장은 서울권역 외상센터 설립의 어려움을 토로하며 "단적으로 권역응급의료센터 모집 공고를 냈는데 묘하게 빅3 병원이 있는 지역에는 응모하는 병원이 없었다"며 "(해당 지역병원에) 물어보니 안그래도 잘 돌아가는데 복지부의 간섭을 받기 싫다는 입장이었다"고 말했다.

지금도 서울의 대형병원들은 중증외상 환자들을 치료하고 있지만 정부에서 운영하는 권역별 중증외상센터 사업에는 참여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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