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제목 "국민 낸 건강보험 지출시, 국민 개입 못하는 이상한 구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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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낸 건강보험 지출시, 국민 개입 못하는 이상한 구조"

건강보험 거버넌스 토론회서 가입자 단체 공통 지적
기사입력 2017.09.20 1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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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로_사진.gif▲ 20일 열린 토론회에서 이찬진 변호사는 “이 과정에서 가입자들은 수동적인 존재로 의사결정의 주도성을 갖지 못하고 있다”며 “따라서 가입자 대표가 주도하는 거버넌스를 구축해 수가-건강보험 부담률을 연계해 의료비 부담을 억제하고 건강권 보장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찬진 참여연대 변호사 “수가 결정 프로세스 가장 심각”

김준현 건강세상네트워크 대표 “건정심에 중립적이고 객관적인 공익대표 필요”

복지부 정경실 과장 “운영상 투명성-책임성 강화 필요시 사회적 논의 통해 제도 개선 가능”

[현대건강신문=박현진 기자] “건강보험료를 내고 있는 국민들이 소외된 건강보험 거버넌스(governance 지배구조)를 개선해야 한다”

건강보험은 국민들이 낸 보험료로 운영되고 있다. 건강보험 재정의 85%는 국민들이 낸 보험료이고 나머지 15%는 국가 예산, 건강증진기금 등으로 이뤄져 있다.

압도적으로 많은 비용을 감당하고 있는 국민들이 건강보험의 주요 정책 결정시 배제되고 있다는 지적이 국회와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이하 건정심) 가입자단체들로부터 나오고 있다.

20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국민건강보험 거버넌스 개혁을 위한 토론회’에서 이찬진 참여연대 변호사는 “건강보험 정책 과정에서 가입자가 무슨 역할을 하고 있는지 살펴보는 게 이번 토론회의 핵심”이라며 “가입자가 대표성을 가지지 못하는 프로세스가 극명하게 드러나는 부분이 수가 결정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수가결정은 국민건강보험공단(이하 건보공단)과 대한의사협회, 대한병원협회 등 의약 5단체 간 이뤄지지만 건강보험료를 내고 있는 가입자 대표들이 참석할 자리는 없는 상태이다. 

건보공단과 의약 5단체 간의 수가 협상이 끝나면 이 내용은 건정심에서 통과되는 구조로 가입자 대표들은 건정심 회의에서 수가 결정 사항을 확인할 수 있다.

이 변호사는 “수가 결정 프로세스가 현재 가입자의 위치를 잘 보여준다”며 “중립적이라는 상대가치 점수는 100점이 돼야 하지만 (공급자인 의료계의) 기득권을 깍지 못하고 가중치를 더 줘 100점이 넘어, 추가 재정이 필요해진다”며 “공공(의료가) 부족해 민간(의료)이 지배해 끌려가는 것으로 매우 심각하게 봐야 한다”고 우려했다.

수가가 이해관계인인 의료 공급자들이 참여하는 건정심에서 정해져 이후 건강보험 보장성에 관한 정책 결정이 이뤄지면 이에 필요한 보험료 인상률이 부수적으로 결정되는 구조를 갖고 있다.

이 변호사는 “이 과정에서 가입자들은 수동적인 존재로 의사결정의 주도성을 갖지 못하고 있다”며 “따라서 가입자 대표가 주도하는 거버넌스를 구축해 수가-건강보험 부담률을 연계해 의료비 부담을 억제하고 건강권 보장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토론회를 주최한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양승조 위원장도 “건강보험이 20조 가량의 흑자를 기록하고 있지만 보장율은 정체되고 재정 지출 결정 과정에서 가입자의 참여가 극히 제한돼 있어 여러 가지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며 “문재인 정부의 탄생으로 무엇보다 국가정책 결정 과정에서 민주적인 절차가 주목받는 만큼 가입자들이 적극적으로 의사 결정에 참여하고 스스로의 권리를 주장할 수 있는 건강보험 시스템을 만들어내는 것이 국회의 과제”라고 말했다.

가로_사진2.gif▲ 남인순 의원은 20일 토론회에 참석해 건정심의 구성을 변경하고 보험료율을 건정심 재정운영위원회에서 결정하도록 하고 건정심과 재정운영위원회 회의록을 공개하는 내용의 법안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남인순, 권미혁 의원(더불어민주당)도 “수가 문제와 적정 부담 문제도 공론화돼야 한다”며 “현재 (건강보험) 거버넌스 구조에 대한 개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건강보험 지배구조 개혁에 필요성을 절감한 여당 의원들은 공동으로 이번 토론회를 주최했다.

공동 주최자로 이름을 올린 남인순 의원은 건정심의 구성을 변경하고 보험료율을 건정심 재정운영위원회에서 결정하도록 하고 건정심과 재정운영위원회 회의록을 공개하는 내용의 법안을 준비하고 있다.

토론회 발제를 맡은 건강세상네트워크 김준현 상임대표는 건강보험의 지배구조가 중앙 정부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어 견제 장치가 미비하다고 지적했다.

김준현 대표는 “중앙 정부는 건강보험의 운영 철학을 정립하고 산하 건강보험 관리 조직의 책임과 권한을 부여하는 등 관리자로서 역할을 하고 분권화를 통한 민주적 거버넌스를 도입해야 한다”며 “특히 건정심에 중립적이고 객관적인 공익대표가 참석해야 한다”고 말했다.

토론자로 참석한 민주노총 홍원표 국장은 “(건정심에 참여하는) 공익 위원 중 복지부 출신도 있지만 보건복지부의 블랙리스트에 오른 민주노총의 임원이 배제되는 등 정부 입맛에 맞는 구성을 했다”며 ”건강보험의 85%를 감당하는 국민들에게 결정권이 없어, 앞으로 재정 운영 결정을 가입자 결정할 수 있는 구조로 개편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국노총 김정목 차장은 “건정심 자료를 비공개로 하고 배포한 자료도 되가져가는 것은 현재 트렌드에서 역행하는 것으로 결정은 전문가가 하고 돈은 국민이 내라는 것과 다름없다”고 지적했다.

정부 입장을 밝힌 보건복지부 건강보험정책과 정경실 과장은 “건정심 구조가 현실에 맞지 않는 부분이 있거나, 운영상 투명성과 책임성이 강화될 필요가 있으면 사회적 논의를 통해 제도 개선을 할 수 있다”고 건정심 구조 개편에 긍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한편 법률에 근거해 운영되는 건정심의 구조와 기능 개편을 위해서는 법 개정이 선행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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