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제목 의료기관평가인증제도 7년...“실패 인정하고 대전환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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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기관평가인증제도 7년...“실패 인정하고 대전환해야”

“인증받은 기관도 의료질 향상 국민 체감 못해”
기사입력 2017.08.08 1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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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로_사진.gif▲ 서울대의대 의료관리학과 김윤 교수는 8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토론회에서 “의료질이 좋은 대형병원은 의무적으로 참여하지만 의료 질 향상이 필요한 중소병원 특히 병원급 의료기관의 참여율이 대단히 낮다”며 “중소병원에서 진료 받는 환자들은 낮은 질의 의료서비스를 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학계·병원계·시민단체 ‘의료기관 인증제’ 문제 공감

김윤 교수 “인증 결과 따른 종별가산 차등해야”

복지부 정은영 과장 “종별가산까지 갈 수 있을지 의문”

[현대건강신문=박현진 기자] “의료기관평가인증제를 운영한지 7년이 되었지만 국민들은 의료기관의 서비스 질 향상을 체감하지 못하고 있다” (김윤 서울대의대 교수)

“지난 7년간 의료계만 바라보는 인증제였다 앞으로 국민을 바라보고 신뢰를 어떻게 회복할지 고민해야 한다” (이주호 보건의료노조 정책연구원장)

“정부의 직무유기이고 대전환을 해야 한다는데 100% 공감한다. 철저한 평가와 자기반성이 없으면 또 다시 같은 논의를 하게 될 것이다” (이왕준 명지의료재단 이사장)

의료기관평가인증제 시행 7년을 맞아 제도 평가와 발전방안을 논의하는 토론회가 8일 국회의원회관 세미나실에서 열렸다.

이 자리에 의료공급자, 의료소비자, 학계를 대표해 참석한 발표자들 대부분은 ‘참여 기관이 적다’, ‘실패했다’, ‘심각한 문제를 가지고 있다’는 등의 ‘부정적인 평가’를 쏟아냈다.

서울대 의료관리학과 김윤 교수는 “미국의 연구 결과, 의료의 질이 향상되면 사망률은 23%, 의료비는 30%가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700병상 이상 대형병원간 사망률 차이가 4배에 달하는 우리나라의 경우를 비춰봐도 의료 질 관리의 중요성을 절감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음은 이날 토론회에서 나온 의료기관평가인증제도(이하 인증제) 관련 핵심 쟁점을 주제별로 정리해봤다.

인증 안 받아도 되는 병원은 받고 인증 필요한 병원 안 받아

현재 운영되는 인증제는 자율 인증을 원칙으로 하고 있어 2016년 12월말 기준으로 급성기 병원 2,242개 중 15.9%인 357개 병원만 인증을 받았다.  

의무인증을 받아야 하는 요양병원과 정신병원의 인증 기준이 낮아 환자 안전과 의료의 질을 담보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목소리가 높은 상황이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오제세 의원은 “인증을 받지 않으면 지정 받을 수 없는 상급종합병원, 전문병원, 수련병원 등을 제외하면 자율적으로 인증을 받은 병원은 더 줄어들 것”이라며 “환자 안전과 의료 질 수준을 향상시키기 위해 운영하는 제도가 되기 위해 참여 병원이 많아져야 한다”고 말했다.

올 해초부터 관련 업무를 시작한 보건복지부 의료기관정책과 정은영 과장은 “업무 보고를 받으며 참여율이 낮아서 놀랐다”며 “환자 안전을 위한 목적으로 인증제가 시행되는데 (환자들이 의료기관을 선택하는데) 효율적으로 활용되지 않다 또 다시 놀랐다”고 말했다.

김윤 교수는 “의료질이 좋은 대형병원은 의무적으로 참여하지만 의료 질 향상이 필요한 중소병원 특히 병원급 의료기관의 참여율이 대단히 낮다”며 “중소병원에서 진료 받는 환자들은 낮은 질의 의료서비스를 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보건의료노조 이주호 정책연구원장은 강도 높은 지적을 이어갔다.

“인증제 7년 동안 의료기관인증위원회(이하 위원회)에 참석하며 가장 많이 들은 단어가 ‘수용성’”이라며 “의료기관들이 자율적으로 참여를 유도하는 것인데 이에 대한 평가를 해보면 실패했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 연구원장은 의료공급자중심으로 운영되는 의료기관인증평가원의 구성을 바꾸지 않으면 ▲의료기관 참여 ▲국민 신뢰 회복 등 두 마리 토끼를 모두 놓칠 수 있다는 주장을 펼쳤다.

이왕준 명지의료재단 이사장은 “이런 사태의 첫 번째 책임은 정부이고 두 번째가 병원계로 정부는 사실상 지난 7년간 직무를 유기했다”며 “철저한 평가와 자기반성에 기초한 대전환에 100% 동의한다”고 말했다.

"인센티브로 평가인증제 살려야"

김윤 교수는 미국, 호주, 대만의 ‘인센티브제’를 예로 들며 “인증에 대한 심각한 오해는 민간의료기관의 자발적 참여로 운영되는 것으로 생각하는 것”이라며 “미국, 호주 대만도 강력한 제도적 인센티브가 존재한다”고 밝혔다.

미국에서는 JC 인증을 받지 않으면 국가공보험인 메디케어, 메디케이드 진료를 할 수 없다. 메디케어와 메디케이드 진료를 받는 환자 30%이고 의료비가 40%를 차지해 미국 병원들은 JC 인증을 받지 않을 수 없다.

호주 또한 인증을 받지 않으면 공공의료기관에서 전원되는 환자들을 진료할 수 없고 대만도 미 인증 기관은 건강보험 입원환자를 진료할 수 없다.

김 교수는 “자발적 틀을 유지하면서 강력한 인센티브가 있어야 의료기관들이 참여할 것”이라며 “종별가산율 차등으로 의료기관의 참여를 유도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1등급 의료기관은 3% 가산, 2등급은 1% 가산, 3등급은 가산율 유지, 불인증 기관은 가산율 1% 감산 등으로 구분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소비자단체 대표로 토론회에 참석한 한국환자단체연합회 안기종 대표도 ‘강력한 인센티브의 필요성’에 공감했다.

이에 대해 보건복지부 의료기관정책과 정은영 과장은 “인센티브에 대해서 지금 많은 논의를 하고 있지만 (김윤 교수가 말한) 종별가산율 차등까지 갈 수 있을지 모르겠다”며 “하지만 인증받은 기관들을 대상으로 금전적인 지원이 이뤄져야 제도가 살 수 있다”고 말했다.

가로_사진2.gif▲ 서울대 의료관리학과 김윤 교수는 “미국의 연구 결과, 의료의 질이 향상되면 사망률은 23%, 의료비는 30%가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700병상 이상 대형병원간 사망률 차이가 4배에 달하는 우리나라의 경우를 비춰봐도 의료 질 관리의 중요성을 절감할 수 있다”고 말했다.
 

평가 결과 공개로 국민들에게 필요한 정보 제공

토론회 발표자 대부분은 인증 평가 결과 공개의 필요성에 대해 공감했다.

인증제 도입초기 병원계는 평가 결과가 공개될 경우, 의료기관 줄서기로 인해 과당 경쟁을 유발해 공개 의미가 퇴색될 것이란 주장을 펼쳤다.

김윤 교수는 “현재 인증 여부만 공개되고 있어 인증제를 운영한 7년 동안 어떤 의료서비스 개선이 이뤄졌는지 명확한 근거가 없는 상황”이라며 “인증원의 실적 자료가 대외에 공개되지 않는 것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조윤미 C&I소비자연구소 대표는 “미국 뉴욕 식당에 가면 4단계로 평가한 결과가 문에 붙어있다”며 “이런 제도가 관광객들을 안심하게 만들고 식당들의 평가를 좋게하고 있어 의료기관평가인증원도 평가 결과 공개를 긍정적으로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의료기관평가인증원 구홍모 본부장은 “요양병원 1주기 중간부터 일부 기준을 공표하고 있고 2주기에는 모든 세부 사항을 공개하고 있다”며 “자율적으로 (인증평가에) 참여한 급성기병원이 오해를 가질 수 있어 (공개 여부를) 고민 중”이라고 밝혔다.

정부 예산을 받는 인증원 이사회 의료계, 시민, 공익대표 1:1:1로 가야

의료기관인증평가원 이사회는 모두 17명으로 구성돼 있는데 의료계와 의료계 추천 인사가 65%를 차지하고 있다.

김윤 교수는 “병원에 유리한 편파적인 이사 구성으로 공정한 이사진을 구성하기 위해 의료계, 시민소비자, 공익대표가 각각 1:1:1로 구성돼 이해당사자 간의 동등한 이사진 참여가 보장돼야 한다”고 말했다.

보건의료노조 이주호 정책연구원장은 “의료 질에 대해 의심을 눈초리를 보내고 있는 민간중소병원, 요양병원, 정신병원이 거의 100% 인증을 받고 있다는 것을 국민들이 어떻게 볼지 의문”이라며 “이런 식의 인증평가로는 국민들의 지지와 신뢰를 받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한국환자단체연합회 안기종 대표는 “시민사회 쪽 이사들이 문제제기를 하면 잘 받아드려지지 않고 일부 이사들은 회의 중간에 퇴장하기도 한다”며 “이사들 간의 소통 부재는 결국 의료기관평가인증원의 신뢰를 추락시킬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에 대해 염호기 한국의료질향상학회 부회장(서울백병원 호흡기내과 교수)은 “전체적으로 인증평가제도가 문제가 많이 있어도 하나씩 수정해야 한다”며 “전면적인 변화는 무리가 있다”고 기존 체제를 유지하면 점진적인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를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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