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4-19(금)
 
세로_사진.gif▲ 고대구로병원 신장내과 권영주 교수는 “신장이식 전 투석 단계에서부터 심혈관계 질환 및 혈관석회화 관리가 매우 중요하다”며 “한 번 혈관에 석회가 생기면 어렵게 신장이식을 받더라도 없어지지 않는다”고 경고한다.
 

[현대건강신문=여혜숙 기자] 최근 인구 고령화에 따라 만성신부전의 주요 유발질환인 당뇨나 고혈압의 유병률이 늘어나고 그 유병 기간이 길어짐에 따라 만성신부전 발생률 또한 높아지고 있다.

지난 2014년 국민건강 영양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만성 콩팥병의 유병율(만 30세 이상)은 전체 인구의 3.3%에 이르렀다. 또 대한신장학회에서 조사한 투석치료를 하는 만성 콩팥병 환자 수는 1986년 2534명에서 1996년 1만8072명, 2007년 4만8675명, 2015년 8만674명으로 지난 30년 동안 약 30배가 증가했다.

이렇게 투석이 필요한 만성콩팥병 환자들의 건강을 위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 바로 몸 속 인 농도를 낮추는 것이다. 만성콩팥병 환자의 경우 신장 기능이 약해지면서 인의 배출이 잘 되지 않아, 체내 혈중 인 농도가 높아지는 고인산혈증이 나타나며, 이로 인해 칼슘-인 결합체가 심장 및 혈관에 석회화 침착을 초래한다.

투석 환자 고인산혈증, 혈관석회화로 사망위험 높여

특히 고인산혈증으로 인한 혈관석회화는 사망위험이 높은 심혈관계 질환으로 이어진다. 말기신부전 환자의 40~70%에서 고인산혈증이 나타나며, 투석을 받는 말기신부전 환자는 만성콩팥병을 앓고 있지 않은 대조군에 비해 심혈관계 질환으로 인한 사망위험이 최대 20배 가량 높다.

대한신장학회에 따르면, 2016년 투석 치료를 받은 국내 말기신부전 환자의 48.9%가 심혈관계질환으로 사망했다.

고대구로병원 신장내과 권영주 교수는 “신장이식 전 투석 단계에서부터 심혈관계 질환 및 혈관석회화 관리가 매우 중요하다”며 “한 번 혈관에 석회가 생기면 어렵게 신장이식을 받더라도 없어지지 않는다”고 경고한다.

투석 과정에서 효과적인 인 수치 조절을 위해 식사요법과 함께, 인결합제 치료를 병행하는 것이 권장된다. 인결합제 약물은 인과 결합해 음식으로부터 섭취된 인의 체내 흡수를 억제하는 작용을 한다.

인결합제는 성분에 따라 크게 비칼슘계열과 칼슘계열로 나뉘는데, 종류에 따라 환자에게 혈관석회화 및 심혈관계 부작용 사망위험 등에 차이가 있다. 국제신장학회 가이드라인(KDIGO) 및 여러 연구 결과에서는 비칼슘계열과 같은 인결합제 사용이 권장된다.

국제신장학회 가이드라인, 투석환자 칼슘계열 인결합제 사용 제한 권고

실제로, 2017년 KDIGO 가이드라인 개정안에 따르면, 만성콩팥병 3a-5D기 환자에서 혈중 인수치는 정상 범위를 향해 감소시킬 것과, 칼슘계열 인결합제의 사용을 제한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경북대병원 내과 연구팀이 지난 2016년 미국신장학회에 발표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비칼슘계열 인결합제인 세벨라머가 칼슘계열 인결합제 대비 더욱 낮은 사망률을 보이면서 비용효과성 또한 높다는 것이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보험급여 기준으로 인해  세벨라머를 처방하는 데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현재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세벨라머 급여기준은 투석을 받고 있는 말기 신부전증 환자(ESRD) 중 혈액검사상(매월 1회 정도) 혈중 인(P) 수치가 5.5mg/dL 이상이면서 CaxP산물(Product)이 55mg²/dL² 이상인 환자로 명시하고 있으며, 다만 ‘혈중 인(P) 5.5mg/dL 이상이면서 CaxP산물(Product) 70mg²/dL² 이상인 경우에는 동 수치 미만이라도 3개월간 지속 투여’를 인정한다.

국내 급여제한으로 지속적인 비칼슘계열 인결합제 사용 어려워

이러한 급여제한 때문에 투석환자에서 인수치를 관리할 때 칼슘계열이 50~60% 정도이고, 비칼슘계열은 8~14%에 불과하다는 것이 권 교수의 설명이다.

권 교수는 “우리나라 급여 가이드라인의 혈중 인(P) 5.5mg/dL 이상도 근거가 없다. 그러나 제일 불만인 것은 유지할 때 가이드라인”이라며 “한 달에 한 번씩 그 범주에 들어오지 않으면 그 약을 쓸 수가 없다. 인결합제를 안 쓰면 생존율에 더 좋지 않기 때문에 칼슘제제가  좋지 않음에도 한 달은 세벨라머를 쓰다가 다음달은 칼슘을 쓴다”고 아쉬움을 표했다.

한편, 권영주 교수는 평소 영양관리에 있어 ‘인’성분의 관리에 대해서도 강조했다. 투석 환자뿐만 아니라 일반인들도 지나친 인 섭취가 좋지 않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외국에서는 가공식품의 영양표시에 인 성분도 함량 표시를 하도록 하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표시하지 않고 있다.

특히, 모든 단백질에 인이 포함되어 있다보니 모든 단백을 제한하면 환자에게 영양실조가 올 수 있어 관리가 필요하다.

권 교수는 “달걀 흰자보다 노른자가 인 함량이 4배가 높다. 환자들에게 이런 정보를 줘야 한다”며 “특히 인이 가공식품에 가장 많이 들어있기 때문에 공산품을 먹지 않도록 교육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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