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4-16(화)
 
가로_사진.gif▲ 감염관리학회 이재갑 홍보이사는 “최근 대학병원 1인실에는 다제내성균 환자가 많은 것으로 확인했다”며 “중환자실에서 내성 환자가 발생해 1인실에 머물고 있지만 회복해도 이들 환자를 받아주는 요양병원이 드물어 계속 환자가 적체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사진은 이재갑 이사의 발표 자료.
 

의료관련감염관리학회 “법정감염병에 포함되면 환자 대거 발생할 수도”

[현대건강신문=박현진 기자] 지난해 하반기부터 전국의 수십 개 병원들이 항생제 내성 환자로 혼란을 겪고 있고 올 해는 요양병원, 중소병원까지 관련 환자가 확산되고 있지만 보건당국은 이들 내성 환자에 대한 규모조차도 파악하지 못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번에 문제가 되고 있는 항생제 내성균은 ‘카바페넴 내성 장내세균(이하 CRE)’으로 전 세계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는 대표적인 항생제 내성균이다.

보통 변에 존재하는 CRE는 몸이 튼튼하면 별 문제 없이 넘어간다. 하지만 병원에 머물면서 요로감염 등 감염질환이 생기고 항생제를 사용하게 되면 내성이 생기면서 합병증으로 발전할 수 있다.

카바페넴은 장내세균(이하 CPE) 감염시 가장 마지막에 사용하는 초강력 항생제로, 카바페넴을 사용해도 듣지 않을 경우 사용할 수 있는 항생제가 없다.

대한의료관련감염관리학회(이하 감염관리학회) 김미나 부회장(서울아산병원 진단검사의학과 교수)은 “CRE 중에서도 카바페넴 분해 효소를 분비하는 장내세균(CPE)은 내성 유전자를 다른 장내세균에게 전달할 수 있고 병원 내에서 환자 간에 빠르게 전파되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며 “최근 세계보건기구(WHO)는 CRE를 즉각적인 대책이 필요한 가장 우려가 되는 다제내성균으로 발표해, 국가마다 이에 대한 대책을 수립하도록 권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이유로 미국 질병관리본부(CDC)는 CRE에 감염되면 절반 정도의 환자가 사망한다고 경고하고 있다.

감염관리학회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국내 CRE 감염자가 급속하게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학회는 전국의 병원 수십 곳에서 CRE 감염자들이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했다.

감염관리학회 이재갑 홍보이사(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최근 대학병원 1인실에는 다제내성균 환자가 많은 것으로 확인했다”며 “중환자실에서 내성 환자가 발생해 1인실에 머물고 있지만 회복해도 이들 환자를 받아주는 요양병원이 드물어 계속 환자가 적체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모 대학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일부 병원에서 다제내성균 환자에게서 폐혈증이 일어났다는 소식도 있고 최근 한 대학병원은 (다제내성균 확산을) 잘 막았다는 발표도 하고 있지만 보통 다제내성균 발생 소식은 병원 외부로 알려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CRE는 6월 3일 전까지 법정감염병에 포함되지 않아 질병관리본부도 전국의 CRE 감염자 현황을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세로_사진.gif▲ 김미나 부회장은 “요양병원에서 환자가 의심될 경우 내성균 감시, 배양이 어렵고 전문 수탁검사 기관에 의뢰를 해야 하는데 시간이 많이 걸려 감염 확산이 될 수 있다”며 “기본적으로 보균자들의 확산을 막아야 합병증 발생 위험도 낮출 수 있다”고 말했다.
 

이재갑 이사는 “메티실린내성황색포도알균(MRSA), 반코마이신내성장알균(VRE) 처럼 토착화돼는 것이 우려스럽다”며 “CRE의 토착화를 막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CRE의 토착화‘를 두고 감염관리학회 내에서도 의견이 갈렸다.

대형 대학병원 감염내과에서 진료하는 학회 일부 임원진은 “요양병원에서 오는 환자 중 CRE가 많고 유전자를 통해서 전파되는 양상으로 이미 ‘국산품’이 나온다”고 말했다.

반면 유진홍 회장(부천성모병원 감염내과 교수)은 “일부 대학병원에서 일어나는 양상을 전국적인 현상으로 일반화하기 어렵다”며 “토착화라고 말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학회 관계자들은 검사실이 없는 요양병원 등 중소병원에서 CRE가 확산될 수 있음을 경고했다.

김미나 부회장(서울아산병원 진단검사의학과 교수)은 “요양병원에서 환자가 의심될 경우 내성균 감시, 배양이 어렵고 전문 수탁검사 기관에 의뢰를 해야 하는데 시간이 많이 걸려 감염 확산이 될 수 있다”며 “기본적으로 보균자들의 확산을 막아야 합병증 발생 위험도 낮출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6월부터 CRE와 VRSA(반코마이신 내성 황색포도알균)가 3군 법정감염병으로 지정되어 전수 보고와 조사가 시작된다. 

학회 정책이사 엄중식 교수(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CRE가 종합병원과 요양병원 사이의 환자 전원을 통하여 급속히 확산되고 있는 시점에서 3군 법정감염병 지정은 의미가 있는 정책 변화로 생각된다“며 ”질병관리본부내 의료관련감염관리를 담당하는 부서가 2017년 5월에나 독립하였고 전체 인력이 9명밖에 되지 않는 상황에서 전국적인 CRE 유행에 대한 대책을 원활하게 수행하기 어려워 관련부서에 대한 인력, 예산에 대한 정책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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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병원 1인실, 항생제 내성균 환자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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