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3-29(금)
 
[현대건강신문=여혜숙 기자] 인구 고령화로 혈액암의 일종인 다발골수종 환자들이 크게 늘고 있다. 특히 최근 효과도 좋고, 부작용도 줄어든 신약들이 잇따라 출시되면서 환자들의 기대감은 높아지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급여 문제로 접근이 어렵다.

실제, 국내 다발골수종 환자 및 가족 10명 중 9명 이상이 보다 다양한 1차 치료 옵션을 절실하게 필요로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다발성골수종환우회(이하 환우회)는 4월 국내 다발골수종 환자들의 치료 행태와 인식을 진단하고 개선이 필요한 사항을 점검하기 위해 다발골수종 환자 및 가족 65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설문 결과 환자들이 1차 치료 시 가장 많이 사용한 치료 방법은 ‘벨케이드+탈리도마이드+덱사메타손 병용요법’(35%)이었으며 ‘벨케이드+멜팔란+프레드니손 병용요법’(17%), 조혈모세포이식(15%), ‘벨케이드+덱사메타손 병용요법’(14%), ‘탈리도마이드+덱사메타손 병용요법’(9%) 등이 뒤를 이었다.

다발골수종 환자들이 처음 접하게 되는 1차 치료에 대한 만족도를 묻는 질문에는 전체 응답자의 40%가 ‘보통 이하’라고 응답해 1차 치료에 대한 만족도는 개선의 여지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차 치료에 만족하지 못한 주요 원인으로는 △제한적인 치료제 선택 기준(19%) △질환의 재발, 또는 치료제에 대한 내성(16%) △주사제 치료로 인한 육체적 고통(15%) △정기적 병원 방문에 대한 부담(14%) △간병인 의존에 대한 부담(14%) 등을 꼽았다.

백민환 회장은 “국내 다발골수종 보험 급여 기준이 과거에 비해 많이 개선됐으나 글로벌 가이드라인에 비하면 여전히 부족한 것이 사실”이라며 “환자들이 점차 고령화됨에 따라 치료의 첫 관문인 1차 치료에서부터 복용 편의성이 좋고 간병 부담이 낮은 치료제를 사용하고 싶다는 문의가 많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환우회 전정일 사무총장은 “내 경우에도 1차 치료제의 부작용으로 인해 치료를 중단한 상태다. 보험급여 기준 탓에 다른 치료제로도 바꿀 수가 없어 현재 고전적인 치료를 받고 있다”며 “해외의 환자들은 처음부터 본인의 상태에 따라 최적화된 치료제를 선택할 수 있는 반면, 우리나라는 보험급여 기준이 지나치게 엄격해 환자들이 선택할 수 있는 1차 치료제조차 극히 제한적이다”고 강조했다.

현재 다발골수종 신약 가운데 국내에서 1차 치료를 위한 건강보험 급여가 적용되는 치료제는 단 1개뿐이다. 세계적으로 항암 치료의 기준이 되고 있는 미국종합암네트워크에서 1차 치료제로 권고하고 있는 다양한 치료제들 가운데 우리나라에서 건강보험 급여가 적용되는 치료제는 극히 드물다.

이번 설문조사에서 응답자 10명 중 4명이 ‘해외의 다발골수종 진료 지침에서 다양한 신약들이 1차 치료제로 권고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고 응답해 과거에 비해 최신의 치료 정보에 대한 인지도 역시 크게 향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전체 응답자의 95%가 ‘보다 다양한 1차 치료 옵션이 절실하게 필요하다(10점 만점에 9.5점)’고 응답했다.

백민환 회장은 “우리나라의 치료 환경이 반드시 다른 나라들과 동일해야 할 필요는 없지만 선택할 수 있는 치료제의 종류, 순서 등이 너무 동떨어져 있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우리나라 다발골수종 환자 대부분이 절실히 원하는 만큼 하루 빨리 다양한 1차 치료 옵션을 바탕으로 최적화된 치료를 받을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다발골수종은 백혈병, 림프종과 함께 대표적인 혈액종양으로 감염이나 질병과 싸우는 항체를 생성·분비하는 형질세포의 비정상적인 증식에 의해 전신에 다발성으로 발생하는 희귀혈액암이다. 다발골수종은 과증식한 형질세포가 골수에 축적되어 주로 뼈를 침범하여 골절, 빈혈, 신부전, 고칼슘혈증 등의 증상을 동반하는 치명적인 질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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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발골수종 신약 잇따라 출시...국내 환자들 “그림의 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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