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3-29(금)
 
[현대건강신문=채수정 기자] 밥을 지은 뒤 오래 둬도 색이 거의 변하지 않아 흰쌀밥으로 간혹 오인되기도 하는 보리쌀이 내년쯤에 시판될 예정이다. 기존의 보리쌀과는 달리 밥을 지은 후 이틀이 지나도 갈변 현상이 거의 일어나지 않는 것이 이 보리쌀의 특징이다.
 
농촌진흥청 국립식량과학원 이미자 박사팀이 밥용으로 많이 쓰는 기존의 새찰쌀보리와 농진청이 개발한 신품종 보리쌀인 ‘영백찰’을 이용해 각각 밥을 지은 뒤 시간 경과에 따른 갈변 상태를 비교한 결과 뚜렷한 차이가 드러났다고 16일 발표했다. 이 연구결과(보리밥 색깔이 변하지 않는 찰성쌀보리 ‘영백찰’ 개발 및 품질특성)는 한국육종학회지 최근호에 소개됐다.

신품종 보리쌀인 영백찰의 백도(하얀 정도)는 밥을 지은 직후 32.4에서 48시간 지난 후 25.2로 감소했지만 감소폭이 7.3에 불과했다. 반면 기존 보리쌀(새찰보리쌀)의 백도는 밥을 지은 직후 28.5에서 48시간 뒤 11.8로 떨어졌다. 백도 감소폭이 영백찰의 두 배 이상인 16.7에 달했다.

보리쌀은 취반 후 6시간이 지나면서부터 급격히 갈변 현상을 보이는 것이 일반적이다. 영백찰로 지은 보리밥은 이틀이 지나도 눈에 띄는 색깔 변화가 없었다.

이 박사는 “젊은 층을 대상으로 선호도를 조사를 해봤더니 보리밥이나 보리를 이용한 제품의 소비를 꺼리는 주된 이유가 갈변 현상이었다”며 “영백찰로 지은 밥은 시간이 지나도 색깔 변화도 거의 없고 보리 특유의 냄새가 적어 쌀밥이라 착각하는 사람도 있을 정도”라고 말했다.

영백찰의 개발은 특히 보리밥을 선호하지 않는 당뇨병 환자에게 반가운 소식이다. 의사들은 당뇨병 환자에게 쌀밥 대신 보리밥을 흔히 권한다. 보리에 풍부한 베타글루칸(다당류의 일종)이 혈당조절 효과를 갖기 때문이다.

국내에서 갈변 현상이 적은 보리쌀 품종의 개발은 2013년 영백찰이 처음이다. 이보다 앞서 미국·일본에서 개발된 품종도 있지만 껍질이 있는 겉보리라 밥용으로 사용하려면 많은 도정 과정을 거쳐야 했다. 영백찰은 찰성 쌀보리이기 때문에 도정 과정이 적어 영양분 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다. 불리지 않고 바로 밥을 지을 수 있다는 점도 돋보인다.

한편 최근 국내 식품업체가 영백찰을 이용한 즉석밥 테스트를 완료했다. 내년쯤이면 일정 정도의 영백찰 생산량을 확보할 수 있어 시중에서 가공식품 등으로 구입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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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 지나도 색깔 안 변하는 보리밥, 내년 시장에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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