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3-29(금)
 
가로_사진.gif▲ 대한 파킨슨병 및 이상운동질환 학회 김희태 회장은 “파킨슨병이 발견된 지 200년이 지났음에도 아직도 수 많은 환자와 환자 보호자들이 투병하는 모습은 크게 달라지지 않고, 동일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우리나라는 해외와 비교해 아직까지 환자 보호자들을 위한 사회적 지지체계가 부족한 실정이다”라고 말했다.
 

[현대건강신문=여혜숙 기자] 인구 고령화와 함께 최근 10년간 파킨슨병 환자가 2.5배 증가했다. 특히 파킨슨병 환자는 40~50대 경제활동 인구 비율이 치매 대비 9배 높아 사회·경제적 부담이 매우 크다.

대한 파킨슨병 및 이상운동질환 학회는 31일 서울 소공동 더 플라자 서울에서 ‘대한 파킨슨병 및 이상운동질환 학회 춘계학술대회 특별 세미나 ’파킨슨병 200주년 기념 정책간담회’를 개최했다.

파킨슨병은 1817년 학계에 처음 보고된 이래로 올해 200주년을 맞았으며, 치매·뇌졸중과 함께 3대 노인성 뇌질환으로 꼽힌다. 국내 파킨슨병 환자는 2004년 39,265명에서 2016년 96,499명으로 10년 사이 약 2.5배 증가하는 등 급속한 고령화와 함께 발병인구가 증가하고 있다.
 
파킨슨병 환자 보호자 67%는 간병에 대한 부담이 가장 큰 어려움

대한 파킨슨병 및 이상운동질환 학회가 올해 초 전국 주요 대학병원 파킨슨병 환자 및 보호자 857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환자 및 보호자들의 질병으로 인한 경제적 부담과 정서적 고통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보호자의 67%는 ‘간병에 대한 부담’에 가장 큰 어려움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실제 응답자의 62.9%는 자녀세대와 함께 병원 방문을 해야 한다고 응답했다.

특히 보호자의 절반 가량(47%)이 경제활동을 하고 있어, 병원 방문 등 간병에 소요되는 시간을 내는 것에 대한 부담을 느끼고 있었다.

또한, 환자들이 파킨슨병 증세가 나타난 후 병원을 찾기까지 평균 9.4개월이 걸리는 것으로 확인됐으며, 환자 4명 중 1명(26%)은 증상이 발생하고 1년이 지나서 처음 병원을 찾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 파킨슨병 및 이상운동질환 학회 김희태 회장은 “파킨슨병이 발견된 지 200년이 지났음에도 아직도 수 많은 환자와 환자 보호자들이 투병하는 모습은 크게 달라지지 않고, 동일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우리나라는 해외와 비교해 아직까지 환자 보호자들을 위한 사회적 지지체계가 부족한 실정이다”라고 말했다.

또 “고령화 등의 영향으로 파킨슨병으로 인한 질병 부담이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상황에서 이번 간담회가 국내 파킨슨병 환자와 보호자들을 위한 정책적 관심을 촉구하고 실질적인 지원책 마련하는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간병 부담 경감 위한 사회적 지지체계 마련 필요

‘파킨슨병 환자와 가족을 위한 정책 지원체계의 현재와 미래’를 주제로 발제한 조진환 정책이사(성균과의대 교수)는 우리나라 파킨슨병 환자에 대해 간병 부담을 줄이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조 교수는 “우리나라는 파킨슨병 환자에 산정특례제도를 통해 상당 부분의 의료비 지원을 하고 있으나, 간병에 필요한 사회적 지원은 매우 미흡하다”며, “현 의료비 지원제도를 유지하는 한편, 높은 간병 부담을 경감시키기 위한 사회적 지지체계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특히, 파킨슨병은 가계의 경제를 책임지는 4~50대의 발병률이 치매 대비 약 9배 정도 높을 뿐 아니라, 중증의 경우 인지 장애와 신체장애 등 복합적인 장애가 발생해 환자는 물론 가계의 부담이 극심해진다는 것이 그의 지적이다.

조 교수는 “고령화의 영향으로 파킨슨병 환자 수가 증가하고 있음을 고려해, 국가적 차원의 지원센터 운영 및 가족휴가지원 제도 등 치매와 비슷한 수준의 사회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파킨슨병, 최신 치료를 위한 연구 투자의 미래 전략’을 주제로 발제한 김중석 총무이사(가톨릭의대 교수)는 파킨슨병 연구에도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파킨슨병 기초 연구 확대 통해 정책적 근거 기반 마련해야

김 교수는 “최근 3년간 질병관리본부 학술연구 개발과제 연구비 중 뇌질환 관련 연구비는 전체 785억원 중 26억원으로 약 3%에 불과한데, 유병인구가 우리나라와 유사한 호주의 1년 연구지원금이 약 87억원인 것과 비교하면 상당히 부족한 수준”이라고 밝혔다.

또한, 현재 국내에서 진행 중인 파킨슨병 관련 연구 역시 치료법 및 진단법에만 제한적으로 초점을 두고 있어, 국가 단위의 역학 연구 및 환자 삶의 질 등 기초 연구가 부족하다는 것이 그의 지적이다.

김 교수는 “우리나라의 의료기술을 지속적으로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한국인 파킨슨병 질환 현황, 위험요인 및 발병 원인 등에 대한 기초연구와 맞춤형 첨단연구 간의 균형적인 연구투자가 필요하다”며, “파킨슨병 기초 연구는 치료법 개발과 정책 수립의 기반이자, 궁극적으로는 환자와 보호자의 삶의 질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정책 마련의 주춧돌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대한 파킨슨병 및 이상운동질환 학회는 파킨슨병 200주년 및 세계 파킨슨병의 날(World Parkinson’s Day)을 기념해 4월 8일 오후 1시부터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성의회관 1층 마리아홀에서 환자와 가족들을 초청해 ‘파킨슨병 200주년 기념 대국민 강연회 - 파킨슨병의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를 개최하는 등 파킨슨병에 대한 정책적 관심 및 사회적 인식 제고를 위한 활동을 이어갈 예정이다.
태그

전체댓글 0

비밀번호 :
메일보내기닫기
기사제목
치매보다 질병 부담 큰 파킨슨병, 정책적 지원 절실
보내는 분 이메일
받는 분 이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