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3-29(금)
 
가로_사진.gif▲ 21일 열린 토론회에서 서울대 보건대학원 최경호 교수는 “여성 위생 용품을 평가하기 위해서는 정량적 정보와 노출 데이터가 있어야 하지만 사용 전후 관찰 연구 등 관련 연구가 전혀 없다”며 “화학물질이 인체에 흡수되면 어떤 독성을 일으키냐가 중요한데 이런 연구가 없어 ‘진짜 위험’하다고 말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서울대 최경호 교수 “인체 흡수시 어떤 반응 일으키는지 추가 연구 필요”

[현대건강신문=박현진 기자] 여성들이 사용하고 있는 생리대에서 발암물질이 검출됐다는 발표가 나온 뒤 논란이 커지고 있다.

‘여성건강을 위한 월경용품 토론회’에서 강원대 환경융합학부 김만구 교수가 국내 시판 중인 생리대 면생리대, 중형생리대, 팬티라이너 등 11종 제품의 방출시험 결과 발암물질인 벤젠과 생식독성을 위험이 있는 톨루엔 등 휘발성유기화합물(VOC)이 검출됐다고 밝히자 SNS에서는 발암물질이 나온 제품을 밝혀달라는 요구가 잇따르고 있다.

생리대 방출시험을 진행한 강원대 김만구 교수는 “방출을 3시간 정도 진행한 뒤 생리대 전체에서 (화학물질이) 골고루 나온다는 것을 알게 됐다”며 “팬티라이너에서는 향을 내기 위해 넣은 물질이 많이 나왔다”고 밝혔다.

김 교수가 진행한 시험에서 검출된 화학물질은 20종에 이르지만 검출량이 극히 미량이어서 인체에 위해한지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

김 교수는 “생리대 방출 물질 총량을 보면 굉장히 적은 양이지만 생리대는 좁은 공간에서 사용된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며 “큰 대접과 작은 컵에 동일한 설탕을 넣으면 단 맛과 농도가 달라진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고 말했다.

생활 속 유해화학물질을 연구해 온 서울대 보건대학원 최경호 교수는 “생리대의 바깥은 불투과성으로 접착제를 쓰고 있어 VOC가 나올 수 있다”며 “생리혈에 녹아 피부에 닿을 수 있다”고 말했다.

토론회 발표자들은 생리대 시험 결과 검출된 독성물질이 미량이지만 이들 물질이 인체 내에 흡수됐을 때 어떤 반응이 일어날지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는데 공감했다.

전 국민의 절반인 여성들이 사용하는 생리대 등 여성 위생 용품에 들어간 화학물질이 인체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연구한 논문이 국내에 거의 없다.


가로_사진2.gif▲ 여성환경연합 고혜미 팀장은 “주변에서 일회용 생리대에서 면생리대로 바꾼 뒤 생리통이 없어졌다는 말을 듣고 있지만 과학적으로 증명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사진은 고혜미 팀장이 발표한 PT.
 

여성 위생 용품에 대해 오래 전부터 관심을 가지고 있었던 고혜미 작가는 “1988년 대학 교수가 일회용 생리대에 대한 논문을 낸 것이 있지만 그 외에 국내 연구를 찾기 힘들었다”며 “우리가 낸 세금으로 (여성 위생 용품 관련) 위해성·유해성 논문이 진행되고 있지만 공개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고 작가는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해보니 일회용 생리대를 사용한 뒤 따끔따금하고 자주 헌다는 응답이 생각 외로 많았다”며 “실상은 이런데 왜 관심을 가지지 않고 연구도 하지 않는지 의문이 들었다”고 말했다.

전 세계적으로 여성 생식기계 관련 연구는 많지 않다. 미국 CDC(질병예방통제센터)도 성병, 피임약에 대한 연구를 진행한 이후부터 여성 생식기 연구를 진행했다.

최 교수는 “여성 위생 용품을 평가하기 위해서는 정량적 정보와 노출 데이터가 있어야 하지만 사용 전후 관찰 등 관련 연구가 전혀 없다”며 “화학물질이 인체에 흡수되면 어떤 독성을 일으키냐가 중요한데 이런 연구가 없어 ‘진짜 위험’하다고 말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 의약외품정책과 안용진 과장은 “작년 10월부터 관련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며 “1차 년도에는 인체에 얼마나 흡수될지를 살펴보고 있다”고 밝혔다.

토론회를 주최한 장이정수 여성환경연대 공동대표는 “지난 5월 깔창 생리대 이슈가 터지면서 건강하고 안전하게 월경을 보낼 수 있을까에 대한 관심이 많았지만 유해물질에 관한 것은 별로 없었던 것 같다”며 “건강한 여성 용품을 사용할 수 있는 시작점이 되길 바라는 마음에서 오늘 자리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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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암물질 생리대 논란...“국민 절반 사용하는 생리대, 관련 연구 전혀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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