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3-29(금)
 
세로_사진.gif▲ ISSSI의 한국 유치부터 행사 진행을 주도한 서울아산병원 감염내과 김양수 교수는 "MRSA 문제를 효과적으로 대처하기 위해서 백신을 개발하는 방법이 가장 좋지만 이를 위해 임상, 역학, 면역학, 세균학 전문가들의 통합적인 연구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전 세계 감염 전문가 5백여 명 모인 ISSSI 서울서 열려

백화점식 보다 한 질병 다루는 다학제 심포지엄 주목

대회장 김양수 교수 "MRSA 복잡하지만 백신 개발 노력 중요"

[현대건강신문=박현진 기자] 항생제 내성 문제로 전 세계가 촉각을 곤두세운 가운데 대표적인 항생제 문제인 메티실린내성황색포도상구균(MRSA)을 논의하기 위해 우리나라에 전 세계 감염전문가들이 한데 모였다.

행사를 주도한 한국 감염전문의는 백화점식으로 다양한 질병을 다루는 심포지엄 보다 여러 직역이 참여해 한 질병을 집중적으로 다루는 심포지엄이 또 학문 발전에 의미가 크다는 주장도 펼쳤다.

대표적인 항생제 문제인 메티실린내성황색포도상구균(MRSA)을 다루는 ISSSI(International Symposium on Staphylococci and Staphylococcal Infections)가 지난달 30일부터 9월 1일까지 서울 종로 나인트리컨벤션에서 열리고 있다.

특별한 치료제가 없는 MRSA 문제는 전 세계적으로 큰 관심을 끌고 있다. 최근 영국 정부는 항생제 내성 문제를 극복하지 못하면 2050년까지 1000만 명이 사망할 것이라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피부 감염 치료를 위한 항생제에 내성을 보이는 MRSA는 사람에게도 위험하지만 동물에게도 유방염을 일으키는 등 인수공통으로 생명을 위협하는 ‘위험한 질병’이다.

MRSA가 발생하면 병원, 지역사회 규모로 영향을 미치지만 뾰족한 예방책이 없어 병원들은 균 전파를 막는 감염관리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지난해 37명이 숨진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를 겪은 우리나라도 병원을 중심으로 감염 관리 향상에 나섰지만 MRSA를 근본적으로 예방하기 위해서는 의료기관 외에 축산업계, 지역사회 등 통합적인 예방 대책이 필요하다는 전문가의 의견이 나오고 있다.

정부도 항생제 내성 문제의 심각성인을 인지하고 최근 국무총리를 중심으로 보건복지부 장관 등 관계 부처 책임자들이 모여 대책을 마련해 국민들에게 발표했다.

ISSSI의 한국 유치부터 행사 진행을 주도한 서울아산병원 감염내과 김양수 교수는 "MRSA는 전 세계적으로 대규모로 많은 문제를 일으키지만 관련 전문가는 생각한 것 만큼 많지 않다"며 "전 세계적으로 MRSA 연구자는 500~600명 정도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이번 국제심포지엄은 MRSA을 중심에 두고 △임상 △역학 △미생물학 △면역학 △수의학 분야의 전문가들이 발표하는 말 그대로 다학제 심포지엄이다.

주요 참가자는 임상의사가 가장 많지만 수의사, 약사, 미생물학자, 면역학자, 생물학자도 참석해 MRSA에 대한 연구 결과를 발표하고 공통의 관심사에 대한 논의를 진행한다.

지난 20년간 MRSA 관련 연구를 진행한 김양수 교수는 "(이번 심포지엄처럼) 특정 주제를 여러 분양의 전문가들과 함께 논의하는 것이 학문적 향상을 도모하는데 유리하다"며 "전문가들의 깊이 있는 논의를 위해 '집중형' 심포지엄이 활성화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MRSA균은 굉장히 복잡해 어떻게 변이를 유발하고 어떤 면역 반응을 일으키는지 알려져 있지 않아 많은 연구자들이 관심을 가지고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며 "MRSA 문제를 효과적으로 대처하기 위해서 백신을 개발하는 방법이 가장 좋지만 이를 위해 임상, 역학, 면역학, 세균학 전문가들의 통합적인 연구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가로_사진.gif▲ 항생제 내성 문제로 전 세계가 촉각을 곤두세운 가운데 대표적인 항생제 문제인 메티실린내성황색포도상구균(MRSA)을 논의하기 위해 31일 서울 나인트리컨벤션에 전 세계 감염전문가들이 한데 모였다.
 

MRSA 문제는 의료기관 뿐만 아니라 지역사회를 위협하기도 한다. 

MRSA 발견 초기에는 병원 의료인을 중심으로 균이 발견되었지만 현재는 운동선수 등 집단생활을 하는 군대, 교정시설 등에서도 균이 발견되고 있다. 

김 교수는 "최근 연구 결과 의료기관에서 발견되는 MRSA와 지역사회에서 발견되는 MRSA가 구조가 다르다는 것이 밝혀졌다"며 "이는 MRSA가 만들어지는 원인과 과정도 다르다는 것을 의미해 MRSA를 막기 위해서는 많은 직역이 참여하는 다학제 연구가 이뤄져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MRSA 백신 개발을 위해 미국, 유럽 등은 국가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미국 오바마 대통령의 경우 의회 연설에서 항생제 내성의 심각성을 알리고 항생제 연구 개발에 지원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김 교수는 "우리나라는 규모가 크지 않아서 그런지 미국과 같은 지원 대책은 미비하다"며 "MRSA가 세계적인 위협으로 등장한 상황에서 우리나라도 항생제 개발 등에 관심을 쏟아야 비상시 대처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MRSA 분야는 전 세계 전문가들이 많지 않아 네트워킹이 우수하다고 밝힌 김 교수는 "각국에서 MRSA 문제가 발생했을 경우 국제적인 공조가 손쉽게 이뤄질 수 있는 분야"라며 "이번 심포지엄을 계기로 우리나라의 많은 감염전문의들도 MRSA 네트워킹 안에서 배우고 교류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으면 한다"고 했다.

이번 국제심포지엄을 주도한 한국은 일본, 유럽 호주 학회 등과 연구 교류를 위한 네트워킹 설립에 역점을 뒀다.     

감염학 수준이 앞선 일본과는 상설 커넥션을 만들고 유럽학회와는 그람양성균에 대한 교류 논의를 진행하기로 했다. 호주 화학요법학회와 국제화학요법학회와는 항생제 연구, 병원감염관리에 대한 논의를 진행하기 위한 틀을 마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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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험한 MRSA 잡기 위해 우리나라도 항생제 개발 관심가져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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