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1-12-08(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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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건강신문=박현진 기자] 지난달 31일 부산 해운대구에서 김 모씨는 신호를 무시하고 횡단보도를 건너던 보행자를 덮치고 6대의 차량과 충돌하는 사고를 일으켰다.

이 사고로 보행자 3명이 사망하고 14명이 부상을 입었다.

경찰 조사 결과 사고를 일으킨 김 씨는 지난해 9월 뇌전증 진단을 받고 매일 약을 복용했지만 사고 당일에는 약을 먹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후 일부 언론에서는 뇌전증 환자에게 자동자 면허증을 발급해주는 것 자체가 문제라는 논조의 보도를 내고 있다.

특히 사회적으로 큰 파장을 일으켰던 강남역 살인사건 용의자가 조현병이란 정신병을 겪는 것으로 드러난데 이어 이번 자동차 사고 운전자가 뇌전증을 앓고 있었다는 주장이 나오면서 자칫 정신질환자에 대한 편견이 커질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최근 국회서 열린 토론회에서 “정신질환자들이 사건사고를 유발한다는 사회적 인식이 많아질수록 이들은 치료를 받기보다 숨으려 할 것”이라며 “우선적으로 정신질환자들을 치료할 수 있는 쪽으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얼마전까지만 해도 '간질'이라고 불렸던 뇌전증은 뇌가 흥분해서 발작이 일어나는 것이 대표적 증세여서 사회적으로 부정적인 인식이 적지않다.

뇌전증 전문의들이 모인 의사 학술단체인 대한뇌전증학회(뇌전증학회) 홍승봉 회장(삼성서울병원 신경과 교수)은 "뇌전증은 특별한 병이 아니고 증상을 조절하면 생활에 문제가 없는 질환"이라며 "일부에서는 항경련제를 먹으면 정상 생활이 불가능하다고 하는데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경북대병원 신경과 박성파 교수는 "뇌전증 환자가 중간에 약을 끊으면 증상이 다시 악화된다"며 "환자를 한 의사가 지속적으로 지켜보고 약물 치료 정도를 확인할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현재 병원에서 진료를 받고 있는 뇌전증 환자들은 30만명 정도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뇌전증학회의 조사에 따르면 이들 환자 중 여러가지 항경련제를 복용해도 의식 소실을 동반하는 중증 발작이 한 달에 1회 이상 발생하는 중증 난치성 뇌전증 환자들은 약 2만명 내외로 나타났다.

역사 기록을 보면 알렉산더왕도 뇌전증을 앓았고 육상선수 그린피스 조이너 등 유명인 중에도 뇌전증 환자가 있었다.

홍승봉 회장은 "전체 환자 중 약을 먹어도 치료가 되지 않는 환자들이 30% 정도인 것으로 추산되는데 특히 뇌전증 환자들은 우울증, 불안증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다"며 "최근 난치성 환자들을 대상으로 삼파원 뇌파수술이란 수술 치료가 부각되고 있어 우리나라에도 건수가 늘어나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뇌전증 환자 사회적 차별 심하게 받아

질병 특성상 우발적으로 증상이 발생하는 경우가 많아 뇌전증 환자에 대한 사회적 '낙인' 큰 것으로 나타났다.

뇌전증학회에서 뇌전증 환자들의 실태를 조사한 결과 뇌전증 환자들은 민간보험 가입도 어려운 것으로 드러났다.

학회 사회위원장인 이상암 서울아산병원 신경과 교수는 "뇌전증 환자들의 실손보험 가입율은 보통 사람에 비해 31%에 불과했다"며 "뇌전증 환자 2/3가 보험 가입이 어렵다고 설문에 답했다'고 밝혔다.

설문 결과 보험 가입을 시도한 뇌전증 환자 81명 모두 진단소견서 제출을 요구 받았고 이 중 21건만이 환자 상태를 확인하는 답변을 들었고 실제 가입이 허용된 경우는 1건에 불과했다.

이 교수는 “대다수 뇌전증 환자들은 보험사에게 거부 당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심각하게 사회적 차별을 받고 있는 환경이 시급히 개선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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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전증 전문의 "증상 조절하면 생활에 문제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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