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3-29(금)
 
가로_사진 copy.jpg▲ 난청이 우리 청소년들을 위협하고 있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사진은 청력 검사 중인 어린이.
 

학교 난청 검사 부정확...정확한 검사법 통한 '난청' 발굴 시급

[현대건강신문=박현진 기자] "난청은 사람과 대화를 할 수 없게 만들어 결국 외톨이로 만드는 질병이다"

장애를 딛고 노벨상을 수상한 물리학자로 유명한 헬렌켈러의 말이다.

난청은 자신이 드러내지 않으면 알 수 없는 극히 개인적인 질환으로 난청 환자들은 극심한 ‘소통’ 스트레스에 시달린다.

난청 환자들은 다른 사람들과 소통하기 힘들어 점점 사회에서 멀어지게 된다.

이런 난청이 우리 청소년들을 위협하고 있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최근 층간소음이 이웃 간의 불화로 발전해 사회적 문제가 되기도 하지만 우리 사회는 거리 소음에 대해서는 관용적인 모습을 유지하고 있다.

오 교수는 "청소년들이 많이 모이는 동대문 의류상가에서 펼쳐지는 거리 공연시 발생하는 소음은 버스 창문을 흔들 정도로 심하다"며 "우리나라에도 소음 관련법이 있는 것으로 아는데 거리 소음에 너그러운 편"이라고 말했다.

스마트폰의 보급으로 이동할 때나 공부할 때 이어폰을 이용하는 학생들이 많아지면서 난청의 위험성도 그 만큼 높아지고 있다.

대한이비인후과학회 노환중 이사장(양산부산대병원 이비인후과 교수)은 "지하철에서 이어폰을 사용하는 학생들 중 난청이 발생할 수 있는 수준인 100데시벨 이상으로 볼륨을 높이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귀건강을 해치는 굉장히 위험한 행동"이라고 우려했다.

우리나라는 영유아기 아이들의 난청을 발견하기 위해 신생아 난청 검진 사업, 학생난청 검사를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학교에서 이뤄지는 난청 검사가 부정확해 보건당국이 발표한 통계보다 많은 청소년들이 난청을 겪고 있다는 이비인후과 전문의들의 주장이 이어져왔다.

서울대병원 이비인후과 오승하 교수는 "질병관리본부에서 시행하는 전 국민 건강영양조사 평가 중 난청 검사 결과가 있는데 검사 신뢰도가 떨어지는 것이 문제"라며 "학교에서 진행되는 난청 검사는 주변 소음을 차단하지 못한 상태에서 1000헤르츠 소리만 들려주고 검사를 진행해 정확성이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오승하 교수는 "학교 난청 검사에서 더욱 우려스러운 것은 한쪽 귀에만 난청이 있는 일측성 난청으로 현재 검사법으로 이를 발견하는 것은 더욱 어렵다"고 말했다.

이비인후과 전문의들은 대개 4000헤르츠의 고음역에서부터 청력이 떨어져 실제 생활할 경우에는 별 불편함을 느끼지 못하지만 청력 손실이 계속 이어지면 결국 난청으로 발전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노환중 이사장은 "현재도 70세가 넘는 고령 노인의 절반 정도가 보청기를 사용해야 정상 청력을 유지할 수 있는데 청소년 시기부터 난청이 발생하면 이후 보청기 사용 확률이 더욱 높아지게 된다"며 "이는 개인을 넘어 국가적인 손실"이라고 말했다.

이비인후과 전문의들로 이뤄진 대한이비인후과학과와 대한이비인후과개원의사회는 청소년들의 난청 정도를 파악하기 위해 교육부와 협의해 청력 검진 버스를 이용한 실태 파악에 나서기 위해 준비중이다.

이들 학회는 1차적으로 검진 버스를 이용한 청력 검사 시범사업을 실시하고 이후에 청력 검사가 가능한 동네의원에서 검사를 받을 수 있도록 제도화 마련에 나섰다.

이비인후과개원의사회 홍일희 회장은 "잘 드는 사회가 소통의 시작이란 슬로건이 있듯이 청소년들의 청력 건강을 잘 유지시키는 것도 우리 사회 어른들의 책임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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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러나지 않은 난청 '속앓이', 이제 사회가 풀어줄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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