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4-19(금)
 
사진기본크기1.gif▲ 15일 대한소아청소년정신의학회는 서울 소공동 더플라자호텔에서 2016 대국민 ADHD 캠페인 기자간담회를 열고, ‘대한민국 ADHD 질환 인식 및 치료 실태’ 결과를 발표했다.
 

[현대건강신문=박현진 기자]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이하 ADHD)에 대한 사회적 인식은 여전히 부정적인 것으로 나타난 가운데, 환자와 보호자들도 질환에 대한 정확한 지식의 부재로 치료에 혼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15일 대한소아청소년정신의학회는 서울 소공동 더플라자호텔에서 2016 대국민 ADHD 캠페인 기자간담회를 열고, ‘대한민국 ADHD 질환 인식 및 치료 실태’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실태조사는 소아청소년정신의학회가 ADHD에 관한 올바른 질환 정보를 알리기 위한 대국민 ADHD 캠페인의 일환으로 진행됐다.

ADHD 치료를 위해 병원을 내원한 환자 700명의 진료 기록 분석과 일반인 1230명 및 환자 부모 55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ADHD는 의학적 근거가 뒷받침되는 엄연한 질환, 그러나 치료율 턱없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치료 중인 환자 중 절반 이상이 1회 이상 치료 중단해

ADHD는 아동기에 흔히 나타나는 신경발달 질환의 일종으로 성인기에 이르기까지 꾸준한 관찰과 적절한 치료를 필요로 한다. 소아 청소년 시기에 적절한 치료를 하지 않을 경우 학교 생활 부적응뿐 아니라 폭력적인 행동, 약물중독 등의 이차적인 문제로 이어지고, 성인이 되어서도 사회생활 적응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ADHD는 뇌의 기질적인 문제를 포함한 의학적 근거가 뒷받침되는 치료가 필요한 질환임에도 불구하고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나아진다는 잘못된 기대와 오해들로 진단 단계부터 어려움이 많은 질환이다.
 
현재 국내 만 6-18세 미만의 아동 청소년 중 ADHD 환자의 비율은 약 6.5% 정도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는데, 2014년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53,424명만이 치료를 받은 것으로 나타나 치료율은 우리나라 소아청소년 잠정 환자 수 대비 약 10% 전후 인 것으로 나타났다.
 
ADHD의 진단 및 진료 경향 등을 살펴보기 위한 정신과 내원 환자 700명의 진료 기록 분석 결과에 따르면 최초 질환을 진단 받은 나이는 평균 8.5세로 나타났다. 이 중 82.6%는 약물 처방과 복용을 통해 치료 받았으며 그 약물 치료 유지 기간은 평균 12개월이었다.

또한 약물 처방을 받은 환자 중 54%는 1회 이상 약물 치료를 중단한 경험을 갖고 있었는데, 이 중 절반 가량의 환자는 결국 다시 병원을 방문해 약물 치료를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같은 치료 중단 후 다시 병원으로 돌아오는데 소요되는 기간은 평균 7개월인 것으로 나타났다.

2회 이상 치료를 중단한 후 다시 약물 치료를 재개한 환자의 비율도 전체 분석 대상 환자의 10% 이상인 것으로 나타나 환자들의 지속적, 적극적인 치료와 관리에 대한 인식 등에도 변화가 필요한 상황이다.
 
대한소아청소년정신의학회 정유숙 이사장은 “ADHD는 신경학적 원인 및 뇌 기능저하, 유전적인 소인으로 인해 발병할 수 있는 질환으로 방치 시 성인이 돼서도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며 “ADHD는 약물치료와 행동치료, 부모교육 및 상담이 근거 있는 1차 치료인데, 이 중 약물치료의 경우 대부분의 ADHD 환자에게 안전하고 효과적임에도 불구하고 중독성, 부작용 등에 대한 잘못된 편견과 오해로 지속적인 치료가 이뤄지고 못하는 것이 현실”이라고 밝혔다.
 
치료 중단과 시작의 반복은 치료에 중대한 걸림돌 될 수 있어

실제 소아청소년 ADHD 환자는 정신과 치료를 받으면서 여러 가지 사회적-심리적 장벽에 부딪혀 스스로 치료를 중단하는 상황이 빈번하게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 병의원을 방문한 ADHD 환자의 부모 550명을 대상으로 진행된 치료 현황 조사 결과, 응답자 10명 중 4명은 치료 시작 이후 전문의의 판단 없이 치료를 중단한 적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의적인 치료 중단의 이유로는 부모 또는 환자 스스로 증상이 나았다고 판단(34%), 사회적인 시선으로 인한 거부(18%), 아이가 통원 자체를 거부(14%) 등이 꼽혔다.
 
주목할 점은 치료를 중단한 환자의 대부분이 1년 이내에 다시 약물치료를 재개하게 되는데, 가장 큰 이유로는 증상 악화(43%)를 들었으며, 학교 선생님의 권유(24%)와 다른 대체적인 치료들의 효과가 없었음(21%) 등이 그 뒤를 이었다. 또한 전국 정신과 전문의 65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에서도 환자의 10명 중 7명 가량이 치료를 중단했다가 다시 정신과를 찾는다고 응답해 실제로 환자들의 자의적인 치료 중단이 매우 심각한 상황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최초 진단 시 10명 중 2명은 약물 치료가 필요하다고 진단 받았음에도 치료를 받지 않았던 것으로 조사됐는데, 그 이유로는 약물 부작용에 대한 우려(25%), 약물 치료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함(34%) 등의 답변이 가장 많았다.

실제로 ADHD의 치료제 복용은 소아 청소년기 환자의 성장에 방해가 된다고 오해되고 있지만 관련 연구결과에 따르면 소아 청소년기의 일반적인 아이들과 차이가 없음이 이미 밝혀진 바 있다.

또한 ADHD 치료제는 마약류로 분류돼 중독의 위험성 등도 환자들이 치료제 복용을 거부하는 큰 이유로 꼽히고 있다. 하지만 약사법에 따른 향정신성의약품이기 때문에 마약류로 분류돼 관리 되고 있을 뿐 마약과 같은 중독성을 가지고 있지 않다. 오히려 ADHD 약물 치료를 지속적으로 받은 경우 청소년기의 흡연, 음주 등의 중독, 남용 위험이 85%이상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난 연구 결과도 발표된 바 있다.
 
대한소아청소년정신의학회 이소희 홍보이사는 “정신과 질환의 사회적 인지도가 높아졌다지만 여전히 ADHD 환자들은 치료를 받는 것에 있어 사회적 시선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것이 현실이다”라며, “이런 분위기 속에 환자들은 ADHD의 근본적인 치료법인 약물치료를 중단, 재복용 하는 악순환을 반복하게 되며 이는 오히려 질환 치료에 걸림돌이 되는 것은 물론 합병증을 유발할 수도 있다”라며 조속한 사회적 인식 변화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ADHD 진단 받은 아동의 70%는 청소년기까지, 이 중 65%는 성인까지 이어져

이번 조사에 참여한 ADHD 환자 부모들은 약물 치료를 중단했던 기간 중 환자가 겪은 어려움으로 학교 생활 부적응(42%), 성적의 저하(25.9%), 폭력성향(19.8%) 등을 경험한 적이 있다고 응답했다.
 
또한, ADHD 환자의 부모들은 증상을 경험하고도 병원을 방문하는데 망설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가장 큰 이유로는 주변의 선입견과 시선, 편견 등(40%)을 들었다. 전문의 설문조사 결과에서도, 사실 상 ADHD 진단을 위해 처음으로 방문하는 관련 기관이 정신과인 비율은 전체 진단 환자의 절반에도 미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일반인 1230명 대상 설문조사에서는 응답자 10명 중 7명은 ADHD라는 질환에 대해 알고 있다고 응답해 그 인지도는 결코 낮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대다수의 응답자들이 적절한 ADHD의 치료 방법으로 놀이치료를 포함한 상담 등을 근본적인 치료라고 답해 올바른 치료 방법에 대해서는 여전히 그 인지가 부족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소희 홍보이사는 “ADHD 질환에 대한 사회적 편견으로 인해 환자들이 올바른 질환 치료를 이어나가기 어렵다. 정신과 문턱을 낮추고, 환자들이 근본적인 치료 방법과 약물 치료의 중요성 및 효과에 대해 인지해 꾸준한 치료를 이어나갈 수 있도록 실질적인 대책과 교육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상황이다”고 설명했다.
 
대한소아청소년정신의학회는 이번 설문조사를 시작으로 국내 소아청소년의 정신 건강을 증진시키고 정신과 질환에 대한 대중의 오해와 편견을 해소하기 위한 ADHD 캠페인을 보다 적극적이고 다각도로 진행할 계획이다. 오는 4월 5일을 제 1회 ADHD의 날로 제정, 선포해 환자-부모-일반인 대상의 다양한 교육, 참여 프로그램들과 학술 연구 활동을 병행해 나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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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DHD 환자 10명 중 4명은 자의적 치료중단으로 악순환 겪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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