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제목 헬조선서 살아남기 위해 임상시험 알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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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조선서 살아남기 위해 임상시험 알바?

기사입력 2015.11.17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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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기본크기1.gif▲ 토크쇼에 참석한 보건의료단체연합 정형준 국장(왼쪽)은 "모든 임상시험은 피험자가 원하면 중단할 수 있어야 한다"며 "피험자가 중간에 중단했다고 보상을 받을 수 없다는 것은 대단히 비윤리적인 행위"라고 지적했다.
 

임상시험 참여자들 "생활비 벌기 위해 위험 알바 선택"

정부 임상시험 활성화 정책, 임상시험 하기 좋은 환경 맞물려 급증

[현대건강신문=박현진 기자] 말끔하다. 하지만 생활비가 필요하다. 임상시험에 참가한 이들도 이를 부정하지 않는다.

"최근 (임상시험을) 4번 했다. 생활비를 벌려고 했다. 30-80만원까지 준다. 목돈 마련을 위해 2008년 서울에서 올라온 뒤 2년간 4,5회 (임상시험에) 참가했다"

16일 서울 통인동 참여연대에서 열린 '국민이 마루타인가, 임상시험의 숨겨진 진실 토크쇼'에서 영상을 통해 임상시험 경험을 밝힌 30대 가량의 젊은이는 담담히 생활비 마련을 위해 임상시험에 참가했다고 밝혔다.

토크쇼에 임상시험 경험자로 참석한 대학원생과 약대생 또한 별 다른 부작용이 없었고 생활비 마련을 위해 고액알바인 임상시험에 참가했다고 말했다.

대학원생인 김기준(가명)씨는 임상시험에 참여한 사람들은 서로 말을 많이 하지 않고 시간이 나면 텔레비전을 보거나 혼자 있는 경우가 많지만 보기에도 대학생 정도로 젊은 사람들이 많다고 돌아봤다.

김 씨는 임상시험 중 허약체질로 보이는 한 사람이 피를 서너번 뽑은뒤 쓰러져 간호사들이 응급처지를 하는 것을 봤다고 떠올렸다.

함께 임상시험에 참여한 김 씨의 친구는 약을 먹은 뒤 어지럽고 메스껍다고 했다.

약대생으로 임상시험 경험자로 나온 박세준(가명)씨는 "생동성 실험을 하면서 잠을 잘 수 없고 눕지도 못하게 해 조금 힘들었지만 부작용은 없었다"고 말했다.

이렇게 부작용이 생길 경우 임상시험을 중도에 포기할 수 있을까.

사진기본크기2.gif▲ 16일 서울 통인동 참여연대에서 열린 '국민이 마루타인가, 임상시험의 숨겨진 진실 토크쇼'에서 영상을 통해 임상시험 경험을 밝힌 30대 가량의 젊은이는 담담히 생활비 마련을 위해 임상시험에 참가했다고 밝혔다.
 

박 씨는 "임상시험 시작전 동의서 서명을 하는데 그 안에 중간에 포기할 경우 '알바비'를 받을 수 없다고 문구에 나와 있어 큰 부작용이 아닌 이상 중간에 포기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토크쇼에 참석한 보건의료단체연합 정형준 국장은 "모든 임상시험은 피험자가 원하면 중단할 수 있어야 한다"며 "피험자가 중간에 중단했다고 보상을 받을 수 없다는 것은 대단히 비윤리적인 행위"라고 지적했다.

신약 개발을 위해 꼭 필요한 임상시험을 적대시해서도 안되지만 임상시험에 참가한 사람들은 자신의 건강 또는 생명에 이상이 올 수도 있는 선택을 스스로 했기 때문에 보호받아야 한다는 말이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김성주 의원이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1년부터 2013년까지 임상시험으로 사망한 사람이 49명, 입원한 경우 375건 등으로 나타났다.

이 자료는 1상, 2상, 3상 임상시험처럼 난치질환이나 말기암 환자들을 대상으로 결과도 포함돼 있지만 임상시험의 위험성을 가감없이 보여주는 자료이다.

토크쇼 사회를 진행한 참여연대 안진걸 협동사무처장은 "최근 지하철을 타면 임상시험 광고를 성형외과 광고 만큼 많이 볼 수 있다"며 "인체에 유해할 수 있는 임상시험을 무분별하게 광고하는 움직임을 규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우리나라 진행되는 신약개발, 임상시험을 총괄하는 코넷(KORNET)에 따르면 2013년도 전세계 최대 임상시험 진행 도시는 서울인 것으로 밝혀졌다.

다국적제약사가 있는 휴스턴, 뉴욕, 베를린, 런던을 제끼고 서울이 1위를 차지한 것이다.

보건의료단체연합 정형준 국장은 "미국 휴스턴에는 암치료로 유명한 엠디앤더슨이 있다"며 "다국적제약사들이 있는 나라들 보다 많은 임상시험을 하는 국가로 한국이 급부상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정 국장은 "다국적제약사들은 자국에서 하기 힘든 임상시험을 중국, 인도, 한국 등에서 진행하는 것은 아닌지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그러면 몇 년 사이에 국내에서 임상시험이 급증한 이유는 무엇일까.

사진기본크기3.gif▲ 대학원생인 김기준(가명)씨는 임상시험에 참여한 사람들은 서로 말을 많이 하지 않고 시간이 나면 텔레비전을 보거나 혼자 있는 경우가 많지만 보기에도 대학생 정도로 젊은 사람들이 많다고 되돌아봤다. 공익제보자의 신원 보호를 위해 사진은 모자이크 처리를 했다.
 

임상시험을 사업으로 보고 적극 장려하는 박근혜 정부의 정책과 수 천병상 규모의 대형의료기관들이 모여있는 지역적 특성이 임상시험에 유리한 환경을 만들고 있다는 분석이다.

최근 정부는 임상시험 확대 방안을 발표하며 △임상시험 유지를 위한 규제완화 △임상시험 건강보험 확대 △임상시험 통합 정보시스템 및 네트워크 구축해 제약회사 등에게 피험자의 개인적 질병정보를 제외한 임상 정보를 공유하는 인프라를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정 국장은 "정부는 저소득층, 난치성질환자들에게 임상시험을 확대 적용하겠다고 한는데 이런 사람들에게 (임상시험을) 확대한다고 하는 것은 무척 우려스럽다"며 "제약사들의 이윤 창출을 위한 임상시험에 국민들이 낸 건강보험료를 사용하겠다는 발상이 놀랍다"고 말했다.

임상시험이 활성화되는 또 다른 이유는 한국 의료전달체계의 특이성에 있다.

동네의원에서 치료받던 환자들이 중증으로 발전해 대학병원에서 치료받은 이후 호전되더라도 동네의원으로 되돌아가지 않고 대학병원에 치료받는 경우를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다.

대학병원을 찾는 환자 중에는 고혈압, 당뇨를 겪는 고령자들이 많다.

수도권에 집중돼 있는 대규모 대학병원들이 제약사 입장에서는 임상시험을 위한 적절한 인프라로 인식되고 있다.

정 국장은 "전 세계 부자 암환자들이 다 모인다는 미국 앰디앤더슨의 병상이 2000병상인데 서울아산병원의 하루 외래 환자가 1만4천명이고 단일 병원의 병상이 2700개에 달한다"며 "다국적 제약사가 보기에 이처럼 좋은 임상시험 환경은 쉽게 찾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토크쇼를 진행한 안진걸 사무처장은 "청년 실업으로 힘들어하는 젊은이들이 임상시험으로 생활비를 벌어야 한는 헬조선이 원망스럽다"며 "앞으로 줄기세포, 유전자치료 등을 소재로 2차, 3차 토크쇼를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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