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3-29(금)
 
[현대건강신문] 통곡물(whole grain)은 요즘 웰빙 식품계의 아이콘이다. 동·서양 모두에서 건강식품으로 통하는 통곡물은 식용 불가 부분만 제거한 곡물을 뜻한다. 

식감이 거칠어서 입안에서 부드럽게 넘어가지 않는 것이 특징이다. 그래서 '거친 음식'의 대명사다. 

식이섬유가 풍부해 변비는 물론 각종 성인병, 암 예방에도 기여하는 통곡물의 효능에 대해 한국건강관리협회 서울동부지부가 제공한 자료를 토대로 알아보자.
 
변비, 대장암을 예방하는 식이섬유가 듬뿍

현미, 통밀, 보리, 메밀, 귀리, 호밀 등 통곡물 최고의 성분은 당연 식이섬유다. 통밀, 현미에는 흰 밀가루, 백미보다 식이섬유가 훨씬 많이 들어 있다. 

식이섬유는 우리 몸의 소화효소 등으로는 분해, 소화되지 않는 ‘질기고 거친 녀석’이다. 충분히 섭취하면 발암물질 등 유해물질의 장(腸) 통과시간이 단축되고 대변의 양도 늘어난다. 

식이섬유는 변비, 대장암 예방에 이로운 존재다. 또한 탄수화물 식품은 ‘살찌는 식품’이란 인식이 있지만 통곡물은 고(高)탄수화물 식품임에도 여기서 예외에 속한다. 통곡물에 풍부한 식이섬유가 공복감을 줄여주고 일찍 포만감을 느끼도록 하기 때문이다.

식이섬유는 혈압, 혈당,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도 낮춰준다. 당뇨병, 심장병, 뇌졸중 환자가 통곡물 섭취를 소홀히 해선 안 되는 것은 이래서다.
 
당뇨, 암 치료에도 효과

통곡물은 ‘국민병’으로 통하는 당뇨병의 예방, 치료에 효과적이다. 미국 식품의약청(FDA)은 ‘한 번에 약 30g씩 하루 세 번 통곡물을 먹거나 전체 곡물 섭취의 절반을 통곡물로 바꾸면 심장병, 당뇨병의 예방에 이롭다’며 통곡물 섭취를 적극 권장했다. 

혈당 조절을 돕는 마그네슘, 크롬, 식이섬유가 풍부하게 들어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통곡물의 탄수화물은 대부분이 혈당을 서서히 올리는 복합 탄수화물이다.

치커리, 올리고당, 글루코만난처럼 통곡물도 ‘프리바이오틱스(prebiotics)’의 일종이다. 

이들은 위(胃)에서 소화효소에 의해 분해되지 않는 탄수화물로, 섭취하면 대부분 장(腸)에 안착(安着)한다. 프리바이오틱스들은 장에서 해로운 세균의 증식을 억제하고, 유산균 등 이로운 세균의 번식을 돕는다.

통곡물은 암 예방에도 기여한다. 흰쌀밥, 흰 밀가루, 흰 빵 등 정제된 곡물을 즐겨 먹으면 대장암, 췌장암, 위암의 발생위험이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있지만 통곡물에 든 폴리페놀 등 항산화 성분과 식이섬유는 암 예방을 돕는 것으로 나타났다.

1999년 7월 FDA는 통곡물이 51% 이상 함유된 제품의 라벨에 ‘암과 심장병 위험을 줄일 수 있다’고 표시하는 것을 허용했다. 미국, 캐나다의 식생활 지침서에는 ‘곡물의 절반 이상을 정제되지 않은 것으로 섭취하는 것이 좋다’고 명시돼 있다. 

세계보건기구(WHO)와 유엔식량농업기구(FAO)의 2003년 보고서에는 ‘통곡물과 채소에 풍부한 식이섬유가 비만, 당뇨병, 심장병에 걸릴 위험을 감소시킨다’고 쓰여 있다.

이 외에도 통곡물에는 비타민, 미네랄, 아미노산 등도 풍부하게 들어 있다. 노화의 주범인 유해(활성)산소를 없애는 항산화 성분 등 파이토케미컬(식물성 생리 활성물질)의 70〜80%는 곡류의 알곡을 싸고 있는 껍질 부위에 몰려 있다. 다만 통곡물의 단점도 있다. 

정제된(도정된) 곡류에 비해 맛이 떨어지고 소화가 잘 안 되며 과다 섭취하면 가스(방귀)가 잦아진다는 것이다.
 
식이섬유가 백미의 3배, 현미

우리 국민에게 가장 익숙한 통곡물인 현미(玄米)가 백미(白米)보다 건강에 이롭다는 것은 이제 상식이다. 벼는 몇 번 도정했느냐 따라 현미, 배아미(胚芽米), 백미로 구분된다. 왕겨와 겉껍질만 벗기고 속겨는 벗기지 않은 쌀이 현미다.

따라서 현미에는 비타민, 미네랄, 식이섬유의 보고(寶庫)인 배아(胚芽, 씨눈)가 고스란히 남아 있다. 배아는 현미의 알짜 부위다. 쌀에서 배아가 차지하는 비율은 3%에 불과하다. 

나머지 대부분은 배젖(92%)과 쌀겨(5%)다. 하지만 현미 영양소의 3분의 2는 배아에 몰려 있다. 배아에는 ‘회춘 비타민’으로 통하는 비타민 E와 탄수화물을 에너지로 바꾸는 데 필수적인 비타민 B군이 풍부하다.

현미는 변비 예방에도 이롭다. 쾌변(快便)을 돕는 식이섬유가 백미의 3배 이상 들어 있기 때문이다. 당뇨병 환자에게도 권할 만하다. 

현미밥은 흰쌀밥에 비해 식후 혈당 변화가 적기 때문이다. 또한 현미는 고혈압, 동맥경화, 심장병, 뇌졸중 등 혈관질환 예방에도 효과적이다. 

혈중 콜레스테롤을 낮추는 식이섬유와 혈관 건강에 이로운 지방인 불포화 지방이 쌀겨와 배아에 풍부하기 때문이다. 이 외에도 현미에는 비타민 E, 폴리페놀, 셀레늄, 식이섬유, 

감마오리자놀 등 다양한 웰빙 성분이 들어 있다. 다이어트 식품으로도 유용하다. 현미밥은 씹고 소화시키는 데 시간이 오래 걸려 한참 후에나 허기가 느껴진다. 또 현미에 든 아라비노자일란이란 성분이 수분을 빨아들이는 특성을 지녀 위(胃)에 금세 포만감을 안겨준다.

현미에도 아킬레스건은 있다. 현미밥 한 공기의 열량은 약 300㎉로 흰쌀밥과 별반 다를 것이 없다. 꼭꼭 씹어 먹지 않으면 소화불량, 가스(방귀)가 생길 수 있다는 것도 약점이다. 현미밥은 적어도 10번 이상은 꼭꼭 씹어야 한다.
 
배아까지 함께 갈아 만드는 통밀가루

통밀가루(whole wheat flour)는 통밀 원곡(껍질, 배아, 배젖 모두)을 그대로 갈아서 만든 것이다. 흰색인 일반 밀가루와는 달리 다갈색을 띤다. 현미처럼 통밀가루에는 배아(씨눈)가 포함돼 있다. 

배젖만으로 이뤄진 일반 밀가루에 비해 영양소가 훨씬 풍부한 것은 당연지사. 통밀가루에는 비타민 E가 일반 밀가루보다 3〜5배나 들어 있다. 

통밀가루 100g 중 12〜15g이 식이섬유다. 일반 밀가루에 비해 식이섬유 함량이 5〜6배나 높은 셈이다. 빈혈 예방을 돕는 철분과 정신 건강에 이로운 비타민 B1도 통밀가루에 더 많다. 약점은 지방이 상대적으로 많아 일반 밀가루보다 보존성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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